어떤 82세 할머니의 삶
07/31/201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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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손님으로 오신 연세가 82세라는 한 할머니와 우연히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신체적으로 아주 건강해 보이지는 않으셨지만 그 연세에 맞는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간직하고 계신 분이셨다.

10살이나 할머니 보다 나이 많으셨다는 부군은 5년전에 돌아 가셨다고 하셨다.

두분 사이에는 장성한 삼형제가 있으시단다.  

이곳에 있는 막내 아들에게서 태어난 두 손주들을 두고 계시는데 무척 가깝게 지낸다고 하셨다.


타주에 둘째 아들 곁에서 살고 계시던 타계한 부군과는 끝까지 이혼은 하지 않으셨단다. 

할머니가 예순이 되던 해에 저축되어 있던 모든 돈과 가질수 있던 모든것들을 모아서 이곳 아들 곁으로 

혼자 떠나 오셨다는 할머니의 과거 회상 얘기를 들으면서 좀 혼란스런 느낌이 들었다. 

평생 돈 버는 일을 해보지 않으셨기에 당연히 돈이 필요해서 그러셨단다.

물론 부군도 함께 오고 싶어 하셨지만 할머니가 반대를 하셨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상당히 높은직에서,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여유있게 은퇴를 하셨지만 나이가 들면서 활동하기를 

멈추신 할아버지와 함께 하기가 싫으셔서 혼자 이곳 아들이 사는 주변으로 옮겨 오셔서 지금까지의 생애를

하고 싶었던 세계여행을 취향이 비슷한 여성친구를 만나 함께 하면서 즐거운 생활을 해 오셨다며 만족스런 

모습으로 당당히 얘기 하시던 할머니는 그래서 지금까지도 행복하노라고 하셨다. 


만일 열살 연상의 활동을 멈추신 부군과 계속 함께였더면 상당히 불행한 삶이 되었을것이라고 자신의 현명(?)한 처사에 만족하시던 할머니의 변도 일리가 있게 생각 되었다.

어떤 나쁜 상황이 되어도 가족으로 마치 내 자식들 같이 함께 하여야 하다는 평소의 내 가족관이 어처구니 없게 

생각되던 순간이었다. 비록 서류상으로는 남편이 아니지만 내 두딸의 아버지로 함께 돌보아온 우리들인데

만일 그에게 어떤 불행이 닥쳐 와서 내가 필요하다면 당연히 돌보아 주리라는 마음가짐인데, 그 할머니의 

태도에서 문득 내가 어리석은 모습이 아닐까 싶어졌다.


부군이 일구어 논 혜택을 그의 사후에도 받기위해 그 할머니는 별거후에도 이혼을 하지 않고 계셨는데 

그런 부인을 그래도 사랑해서였을까 부인곁에 계시기를 끝까지 염원 하시다가 외롭게 쓸쓸히 돌아 가셨을 

그 할아버지가 죄송스럽지만 오히려 어석은 분으로 생각되는것은 왜일까. 

마치 내 모습이 그 모습에 투영되고 있는것 같아서 별로 좋은 기분이 들지 않고 있다.


이제 혼자가 되어 은퇴준비로 힘겨워 하면서도 만일 내 두딸들 아빠에게 내가 필요로 하게 된다면

비록 경제적으로는 어렵겠지만 당연히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내 생각을 이제는 바꿔 보도록

하는것이 현명(?)한 처사일것도 같다. 


그는 내 남자는 아니지만 우리들의 두 딸들 같이 여전한 가족인데 . . 

여직껏 품고 있던 내 생각이 좌충우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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