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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에 대한 추억 - 내가 반려 견을 키우지 않는 이유  | 나의 이야기
05/09/201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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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버지 댁에서 치와와와 다른 종과의 잡종이라는 강아지를 데려왔다. 그리 크게 자라지 않을 것이니 집에서 

기르기에 적당할 거라면 주신 녀석이었다. 녀석은 참 귀엽게 생겼는데, 어렸음에도 귀가 거의 쭈뼛이 섰고

주둥이가 황개처럼 길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얼굴이 무언가에 짓 눌린 것 같은 퍼그나 불독같지도 않았다

몰티스와 비슷한데 그보다는 얼굴이 조금 크고 동그란 눈에 검은 색이 조금 도는 갈색 털로 뒤덮여있어 여간 

예쁘게 생긴 게 아니었다. ‘주둥이는 자라면 조금 길어 질 거야.’ 작은 아버지께서 주시면서 하신 이야기였다.

 

고 녀석이 어렸을 때는 이불 속에 집어넣고 같이 자곤 했다. 그러면 그 녀석은 귀엽게 고물거리며 슬그머니 다가 

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기어이 얼굴에까지 도달해 작은 혀로 얼굴을 핥고 나서야 잠이 드는 귀여움을 떨었다.




이렇게 강아지와 생활을 하면 몹시 어려운 것이 있었다. 바로 대소변문제였다. 용변이 마려우면 낑낑거리기 때문에 밖으로 데리고 나가 일을 보도록 한다. 그런데 어떤 때는, 왜 그런지 아직도 잘 모르지만, 방안에다 용변을 볼 때가 있었다. 매번 그런 일을 벌이는 것은 아니지마는, 한 번씩 일을 저지르면 참으로 난감했다. 왜냐하면, 이 녀석이 

하필이면 꼭 다다미로 되어 있는 건넌방에 가서 볼일을 보기 때문이었다. 굳은 똥이라면 그래도 참을 만한데 

소변이면 바로 스며들어 가 버리니 도대체 어쩔 도리가 없었다. 결국, 세 번째 소변을 보려할 때 현장에서 

잡을 수 있었다. 막 자세를 잡는 것을 보고, 살그머니 다가가 우선 엉덩이를 한 대 살짝 때렸다. 그 녀석은 

기겁을 하며 깨갱거리더니, ‘왜 그래!’하는 듯 쳐다봤다. ‘여기서 오줌 누면 안 돼!’ 그 녀석이 알아듣거나 

말거나 야단을 친 후, 안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결국, 한동안 호통과 더불어 매를 서너 대 더 얻어맞은 후에야 알아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일 처리를 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비록 맞을 때는 서러울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더 귀여움을 받으니 서로에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 ‘교육은 역시 어렸을 때 해야 해.’라는 생각이 확고해진 것은 그 친구의 영향이 있었다. 꾸지람하는 것이 

애처로워 못하면, 커가며 서로 불편해지고 어른이 되어서는 못 배운 사람으로 치부될 가능성이 많아지지 않을까. 최악에는 따돌림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자기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더라도, 하는 행동이 때로 남에게 불편을 준다면, 그것도 못할 짓 아니겠는가.




나는 그 녀석이 강아지로 있는 동안 한 방에서 지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 녀석이 훌쩍 자라 더는 

집안에서 키울 수 없게 된 것이다. 어린 강아지 일 때야 나와 한 이불 속에서 잘 수 있지만 중 개 만큼만 되도 

그게 힘들어진다. 사실, 집안 식구들은 벌써부터 밖에 내 놓으라고 아우성이었다, 녀석은 비교적 덩치가 작은 

인데도. 아직 그렇게 크지도 않은데 왜 그러냐고 했더니, 조금 더 크면 밖에 내놓는데 더 힘들어 진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무턱대고 집도 없이 밖에 내놓을 수도 없어서 강아지 집을 짓는 다는 이유를 들어 몇 주를 

더 버톁지만 결국, 집 밖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나는 정성을 드려 예쁜 강아지 집을 지었고, 몇 번이나 안을 

들여다보면서 이 녀석이 괜찮을까를 점검해 보았다. 그리고는 안 쓰는 담요를 구해 몇 겹으로 접어 잠자리를 

련했다.

 

드디어 이 녀석이 집 밖으로 이사하는 날이 되었다. 목줄을 잘 매고 산책을 시켜준 후 집안으로 들어 갈 때 녀석을 

새로 지은 집에 넣어 보았다. 새 보금자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녀석은 별 저항 없이 자기 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내가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가려거 하자, 녀석은 잽싸게 자기 집에서 뛰어 나와, 같이 안으로 들어가려했다

하나, 목줄이 묶여 있으니 어찌 할 것인가, 녀석은 킹킹 대며 목 줄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며 몸부림을 쳤다

나는 현관 안에서 한참 동정을 살피다가 다시 밖으로 나갔다. 녀석은 내가 밖으로 나오자 꼬리가 떨어져라 

흔들어대며 내게 안겨왔다. ‘아하, 이 노릇을 어찌하나!’ 나는 녀석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으며 조그맣게 녀석의 

귀에 대고 이제 네 집은 여기야, 어서 들어가.’하며 다시 녀석을 개집 속으로 밀어 넣었다.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녀석은 순순히 자기 집으로 들어가 앉았다. 이렇게 몇 번을 들락날락하며 달랜 뒤 겨우 나는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문제는 밤에 일어났다. 한 열두시쯤 됐나, 밖에서 개 우는 소리가 처량하게 들려 왔다. 결국, 녀석이 혼자 있는 것을 못 견뎌하며 밖에서 울고 있는 것이다. 몇 분을 버티다가 밖으로 나갔다. 녀석은 군에서 휴가 온 제 서방 반기듯 

호들갑을 떨며 반가워했다. 한참 옆에 앉아 녀석을 쓰다듬다가, 살그머니 녀석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울지 말고 집에서 자라, ‘너는 이 다 컷으니 혼자 자야 한다.‘. 그리고는 몇 번 더 녀석의 등을 토닥여 준 후 덥석 안아 

제집에 들여 놓았다.

 

짐승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 녀석이 꼭 아기 같다는 생각을 한다. 떼를 쓰는 것이나, 그도 안 되면 칭얼대듯 

우는 것이나 2, 3살 먹은 아기 같은 것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야단을 친다던 가 목줄을 잡아끌면 아무 저항 

안하고 다소곳해진다는 거였다. 이렇게 며칠 실랑이 끝에 녀석은 자기의 숙명을 받아 드렸는지, 더는 짓지도 

얼대지도 않고 자기 집에서 나를 반겼다. 녀석은 내가 들어서는 것을 어떻게 아는지, 내가 대문을 열기도 전에 

아는 척을 한다. 아침에는 그저 다녀 올께로 집을 나서지만, 저녁때는 귀가하는 나를 이 녀석이 하도 요란하게 

반기는 통에 때로는 한참이나 녀석과 실랑이를 하면 놀기도 했다. 이렇게 우리는 주인과 개가 아니라 아빠와 

아기처럼, 아니면 친한 친구처럼 같이 지냈다.



어느 날 퇴근 후, 술 한 잔에 기분 좋은 상태로 집에 들어가는데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었다. 늘 내가 대문을 여는 것을 반기던 그 친구가 오늘은 감감 무소식인 것이다. 창졸간에 정신이 번쩍 들어 그녀석의 집을 들여다보니 텅 비어 있었다. 부리나케 뛰어 들어간 나는 강아지가 없어졌다.’고 외쳤다. 그러자 

어머니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아이고, 빨리도 알았네!’ 그리곤 강아지가 집에서 사라진지 벌써 

3일이나 됐다는 거였다.

 

3일전 이 녀석이 하도 깽깽 대며 보채 길래 잠깐 목줄을 풀어놨었는데, 대문 밖을 나서자마자 천방지축으로 동네가 비좁다고 뛰어다니다가 지나가는 택시에 치어 그만 유명을 달리 했다는 것이다. 순간 나는 눈에 눈물이 핑 도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얼마나 아팠을까! 하필이면 자동차에 치일께 뭔가!.’

 

동생과 함께 그 녀석이 묻혀 있다는 앞산엘 가봤다. 다행이 그곳은 양지 바른 곳이었다, 늘 햇볕이 들것 같은. 하지만 봉분도 없고, 그곳에 묻었다기에 그런 줄 알뿐이었다. 그 녀석이 묻혀있는 곳은 그냥 비탈진 산자락 이었다. 맑은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보며 한 동안 망연한 채로 서 있다가 산을 내려왔다.

 



집으로 돌아오며 그 녀석이 집에서 사라진지 3일이나 그의 존재를 몰랐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조금 어처구니가 없었다. 어떻게 대문 앞에 그의 집이 있었는데 모를 수가 있었단 말인가. 나는 그 녀석의 빈자리가 너무 

허전해서 귀가 하면 아직 치우지 않은 녀석의 집 앞에 주저앉아 한참 앉아 있기도 하고, 또 녀석의 집에 머리를 

들이밀고 냄새를 맡아 보기도 했다. 녀석의 집에서는 전혀 역한 냄새가 나지 않았다. 단지 약간의 비릿한 내음에 

고소함이 곁들인 냄새가 날 뿐이었다.

 

남들이 자기네 강아지를 자랑할 때 가끔 그 녀석의 얼굴이 떠오를 때가 있다. 웃음을 짓고 있는 얼굴처럼 

보였는데 무척 행복해 보였다. , 잘 있어!’ 라고 말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짓다가 슬그머니 사라져 버린다


그래, 너는 참 귀여운 녀석이었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또 만날 수 있을까. 아니 만날 수는 있는 걸까

반려견, 강아지, 요키, 귀여운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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