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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의 ‘꿈’
09/15/20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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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2017 9 16

김종훈 경제부장

 

지난 13일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이 16명의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법안을 발의했다. 전세계 50여 나라들이 갖고 있는 국민건강보험(유니버셜 헬스케어)을 미국에서도 시행하기 위한 법안이다. 현재 65세 이상 국민들이 받는 메디케어 건강보험 혜택을 전 국민에게 확대하자는 뜻으로 메디케어 포 올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2013년 샌더스 의원은 이 법안을 홀로 발의했다. 당시에는 공화당은 물론이며 민주당 의원 단 한 명도 힘을 보태지 않았다. 이번에는 상원 민주당 의원의 3분의 1이 샌더스 의원과 함께 나섰다. 건강보험을 연방정부가 관리하자는 이 법안이 현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 국민건강보험 흉내를 낸 오바마케어조차도 없애버리려는 공화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질 리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물론 반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샌더스 의원의 법안이 미국과 미국민을 상대로 한 저주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보험업계도 당장 으르렁거리고 있다.

 샌더스 의원의 같은 이 법안에 따르면 국민들은 보험료, -페이, 디덕터블(본인부담금)을 모두 내지 않는다. 대신 소득에 따라 액수가 정해지는 세금을 조금 더 낸다. 또 미국 최고 부유층 0.1%에게 재산세와 추가 세금을 부과해 모자라는 비용을 채운다. 국민들은 치과와 안과까지 포함해 모든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검진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와 공화당 의원들은 이 법안에 대해 빈정거리고 있다. 이들의 논리는 이렇다. 첫째, 건강보험 시스템을 정부가 관리해서는 안 된다. 보험사들의 자유경쟁 체제가 좋다. 둘째, 정부가 보험을 관리하면 서비스가 나빠진다. 셋째,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은 이미 국민건강보험을 갖고 있는 나라들의 의료 제도가 망가졌다는 주장을 덧붙인다.

 글쎄다. 물론 자유경쟁 체제가 필요한 분야들이 많다. 하지만 건강보험은 자유경쟁이 이라는 사실이 해가 갈수록 끝없이 오르는 보험료 인상으로 드러났다. 국민건강보험을 실시하면 서비스가 나빠진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환자를 입원시키려면 보험사와 한바탕 싸움을 각오해야 한다는 의사들의 말처럼 의료 서비스는 지금도 훌륭하지 않다. 그리고 정말 국민들이 원하지 않을까? 0.1% 부유층이 아니고서야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국민건강보험이 있는 다른 나라의 의료 제도가 망가졌다는 주장은 더 믿기 힘들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미국은 전세계에서 의료비 지출이 가장 많다. 하지만 혜택은 국민건강보험이 잘 정착된 나라들에 비해 훨씬 뒤쳐져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럼 국민들이 비싸게 지불한 돈은 어디로 가나? 보험사와 제약사들에게 간다. 이들 업계가 바로 국민건강보험을 반대하는 세력이다.

 현 공화당 정부와 의회가 추진하다 실패한 트럼프케어는 더 나을까? 의회예산국은 트럼프케어가 시행되면 2026년까지 4900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리고 연방정부의 재정은 절감 효과를 보지만 그 혜택은 부유층과 보험사들에게 돌아간다. 보험이 없는 사람이 늘어나면 예방 치료는 부실해지고 병원 응급실이 위급한 환자들로 가득 찬다. 결국 병원들은 치료비를 못 받아 파산에 이르고 의료 혜택은 부자들만 갖는 특권이 된다.

 건강보험 논쟁은 결국 의료 혜택에 대한 근본적인 입장 차이에 따른 것이다. 의료 혜택이 사람의 권리라고 생각한다면 국민건강보험이 맞다. 그게 아니라 돈이 많은 사람만 혜택을 받아야 한다면 트럼프케어가 맞다.

 샌더스 의원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법제화 가능성이 거의 없는 법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길게 봤을 때 이들의 움직임은 의료 혜택을 인권의 울타리 안에 넣는 뜻 깊은 일이다. 이런 노력이 계속 이어져야 국민건강보험의 이 우리 앞에 점점 더 가깝게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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