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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서킷 D11 : 카그베니(2800 m) - 좀솜(2700 m) 24OCT 2018
02/16/20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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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의 마지막 날.

카그베니에서 좀솜까지 걸어서 약 5시간이면 끝나는 거리이다.

나는 트레킹 시작 전에 이 구간은 차도와 공유하는 길이라서,걸어서 가기보다는 버스나,지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글을 읽었기 때문에,무티에게 차량을 이용하는것이 어떻겠냐고 물어보니,현재 페스티발 기간이라서 자리를 

잡기가 어려울것 이라며 아예 시도조차 안한다.

그러면서,오후에 들어서면,좀솜까지 가는 강을 따라 가는 길 위로 내내, 흙먼지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에 오전중에

좀솜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아침 6시에는  출발해야 한다고 한다.

자갈길을 내내 걷는다는게 내키지는 않지만,가면서 또다른 풍경을 기대하며,아직 숙소주인도 자고있는 이른 아침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데,숙소 직원은 거실에서 널부러져 아직도 자고 있고,일찍 간다던 무티는 내려올 생각도 않는다.

항상 나보다 앞서서 일어나 트레킹 준비를 하던 무티가,본인 입으로 일찍 떠나자고 약속을 해 놓고는 30분이 지나도

나타날 생각을 않아, 슬슬 화가 오르기 시작할 무렵,무티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나타난다.

내가 사뭇 화난 표정으로,지금이 몇시인데 이제 나타나느냐고 못마땅한 모습으로 질책을 하자,오히려 지금 몇시냐고 

나한테 물어본다.아침 6시에 떠나자고 해놓고 이제 나타나느냐고 하니,벽 시계를 보더니,미안한 표정으로 이렇게 

시간이 된 줄 몰랐다고 사과한다.

어제저녁 트레킹 마지막 날이라,거기서 만난 다른 포터 동료들과,늦게까지 사과 술을 한잔 했더니.일어나는데 좀 

힘들었던것 같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어제 저녁을 먹는데,무티가 조그만 병을 가져와 내게 보여주며 이게 무엇인지 알아맞추어 보라고 한다.

사과가 그려진 조그만 병이라서,마치 사과 쥬스 병인것 같다고 했더니,조그만 잔 에다 안에 있는 액체를 따른후 

마셔 보라고 한다.무심코 마시니 위스키 같이 독한 술이다.

알고보니 술을 좋아했던 무티가 그동안 트레킹 중에는 안 먹다가 마지막날 본인이 한잔 하고 싶어서 내게 은근히

소개도 할겸,본인이 마시고 싶어서 가지고 온것이다.

눈치를 챈 내가,트레킹을 끝낸후 자축하는 의미에서 둘이서 맥주 한잔 같이 못한것 같아,흔쾌히 사서 나는 한잔만

마시고 나머지를 무티에게 다 주었는데,그게 결국 오늘 아침 지각한 빌미가 된것이다.

그러면서 젊었을때는 자기가 술버릇이 심해서,술만 먹으면 폭력적이 되어 문제를 많이 일으켰는데,지금은 일하는 

도중에는 절대로 술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묵티나스에서 내가 맥주한잔 같이 하자고 해도 사양하던 그였다.

그런 말을 듣고 보니,그나마 성실하게 살아갈려고 하는 모습에,지각 했을때,트레킹 끝낸후 주려고 했던 팁을 대폭 

깎아버릴려고 하던 생각이 사라져 버렸다.

무티뿐 아니라,포터나 가이드들 중에는 종종 트레킹 도중에 술을 먹어,일정을 망쳐 버리는 사람들이 있으므로,계약전에

이런 문제 들에 대해 단단히 주의를 시켜야 된다.

정당한 돈을 내고,그들을 고용하여 고귀한 일정을 소화해 나가는 우리가 괜히,정리 때문에 그들에게 이끌리지 말고,

특히,안전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그들을 다루어야 할것으로 생각된다.


어쨌던 우리는 예정보다 한시간이나 늦은 7시가 되어서야 비로소,숙소를 출발하게 되었다.


강 옆으로 나 있는 자갈길을 따라 걷는데,오르내리는 길은 아니라서 힘들지는 않지만,좀 지루한 길이다.

강 양 옆에 있는 산너머 드문드문 보이는 마을 풍경 외에는 별로 새로울것도 없는 풍경이 계속된다.

하지만 별 도리가 없어 강을 따라 한참을 걸어 가는데,갑자기 뒤에서 오던 짚차가 내 옆에 서며,누군가가 나를 보며 

손짓을 한다.

자세히 보니,트레킹 첫날 베시사하르에서부터 차매까지 페니와 함께 같이 짚차를 타고갔던,미국에서온 두 노인친구 중

한사람이다.

내가 반가워서 인사를 하니,지금 좀솜으로 비행기를 타러 가는 길인데,원하면 이 차를 타고 같이 가자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이 지루한 길을 너댓 시간 걸어갈 생각에 아득 했었는데,차를 타고 가자니 구세주를 만난것 같다.

같이 왔던 다른 친구는 며칠 더 머무르며 천천히 올것이라며,자기 혼자 지금 바로 좀솜 비행장으로 가서,포카라,

카트만두 를 거쳐 미국으로 돌아 간다고 한다.

사실 이 사람은 베시사하르에서 처음 보았을때,약간의 중풍을 앓은 사람처럼 보였다.

약 70세 정도 보이는데 같이 식사를 하는중에,포크를 든 손이 덜덜 떨리고,한손은 배 한 중간정도에서 더이상 

내려가지 않고,걷는것도 약간 기우뚱거리며 걸으며 걷는 폼이 도무지 이런 험한 트레킹에 무리일것 같았다.

아마도 그래서 동행한 건강한 친구에 많이 의지해서 다니는것 같았다.

러시아 말을 하는 두 노년의 친구가,가이드나,포터도 없이 성치못한 몸을 이끌고 이렇게 험한 길을 서로 다리가 되어  

완주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운 우정으로 지금도 내 기억속에 남아있다.

걸어서 너댓시간 걸리는 거리를 그 노인 덕분에 불과 40여분만에 좀솜에 도착하니 아직도,아침 9시도 안되었다.

커피나 한잔 대접할려고,체크인을 한후,근처 커피샾에서 만나기로 했는데,출발시간이 임박 했는지,더 이상 그 노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틸리쵸 호수 트레킹을 건너뛰는 바람에,예정보다 3일을 일찍 끝마치게 되어,좀솜에서 포카라로 가는 항공편을 2일 

정도 일찍 가는 스케듈로 조정해 보라고,며칠전 부터 무티에게 부탁했더니,좀솜에 가면 아는 여행사 직원이 있으니

걱정 말라고 했었다.

하지만 막상 좀솜에 와서,알아보니 포카라로 가는 전편이 만석이라서,스케듈을 앞당길수는 없고,꼭 가고 싶으면,

비행장에 나와 대기하고 있다가 혹시나 안나타나는 사람이 있으면,타고 가는수 밖에 없다고 한다.

아니면 항공편을 포기하고 현지 버스를 이용해서 포카라 까지 갈수도 있는데 거의 15시간 걸리고,버스 상태가

너무 열악하여 나같은 사람에게는 도저히 추천을 못하겠다고 한다.

또,좀솜 전 숙소들이 페스티발을 이용하여 방문하는 사람들과 관광객들로 다 차 있어,방을 잡을수 없어,간신히

비행장 가까이 있는 가정집을 섭외하여 잡았으니 그리로 가자고 한다.

결국 나는 꼼짝없이 좀솜에서,3일을 머므르는수 밖에 없게 되었다.

다소 불만에 차있는내게 무티가,좀솜주위로도 볼거리가 많으니,충분히 쉬면서 주위 마을을 둘러본후 원래 예정대로

항공편을 이용하여 가는것이 좋을것이라고 한다.

하긴 그말도 맞다,

어차피 얻은 휴가,며칠 좀 일찍 간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온김에 이곳이나 구석구석 둘러본후,예정대로 편하게 항공편으로 가기로 결정한후,오늘 오후에는 소개받은 근처 

가까운 티니 마을을 둘러 보기로 했다.


좀솜 비행장 풍경.

내가 묵은 숙소가 오른쪽 사다리와 옥상이 보이는 민가다.

길가,비행장에 맞닿아 앉아있다.

좀솜 중심지 위치 좋은곳에 있는 전 숙소가 다 차서,결국 좀 떨어진 민가로 가,방 하나를 하룻밤에 1500 루피나 주고

얻어 3 일을 머므르게 되었다.


좀솜 비행장 활주로와 계류장..푸른색 지붕이 청사.

오전 11시경까지,약 20인승 내 경비행기들이 5-6차례 포카라를 왕복하며,여행객들을 실어 나른다.

높은 산맥 가운데 위치해 있어 하강중에 고도처리에 문제가 있고,오전 11시가 넘어가면,바람이 세져,뒷바람(Tail Wind)을 받으며 착륙을 할수가 없어 비행이 불가능하다.

머무는 동안 매일 동이 트기 시작하는 시간부터 오전 11시경까지,들락날락 하는 비행기 소리에 시끄럽다.

그동안 수고한 무티에게,원래는 계약한대로 내가 비행기를 탈때까지 나를 도와주어야 하는데,명절을 맞아 가족들과

하루라도 더 같이 있어하는 심정을 눈치채고,배나 많은 팁을 주며 3일이나 일찍 돌려 보낸후 나는 혼자서 이곳에서

주위 마을 탐방을 시작 하였다.

숙소에서 바라다 본,활주로 맞은편 전경..

점심을 먹은후,나는 숙소 주인에게 활주로 맞은편에 보이는 티니 마을가는 길을 물어본후,활주로 말단에 있는 지름길을

찾아 걸어가기 시작 하였다.

돌담길 위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하얀 들꽃들조차 한폭의 잘 어울어진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마을로 올라가는 길에 만난 흔들다리..


흔들 다리를 건너,언덕을 올라가면서 주위 풍경을 담기 시작 하였다.

가까이 티니 마을이 보여,짐작으로 길을 따라가기 시작.




몇갈래 갈라진 길 에서서 어디로 갈지 몰라,망설이다가 그냥 짐작으로 어느 한 길을 택하여 올라가는데,

갑자기 흙 담벼락이 나타나며,길이 끊기고,결국 흙 담장 안으로 들어가는수 밖에 없게 되었다.

다시 뒤돌아 가 다른길로 가야하나 하고 망설이다가,

그냥 담벼락 안으로 들어가니,사과 과수원이다.

아무도 없는 사과 밭을 가로 질러 나가며,주위에 혹시 사과 밭 주인이 지켜보나 살펴보다 아무도 없는것을 확인한후,

마치 어렸을적 참외밭 서리를 하는 긴장된 마음으로,미처 따지못해 나무에 매달린 사과를 한개 따 한 입에 베어무니,

달착지근하면서도,물오른 사과가 입안 가득히 퍼져온다.

혼자 웃으며,서리할때 느끼는,몰래 무언가 훔치는 약간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얼른  몇개 더 따,백팩에 넣으며 

다시 나갈길을 찾는다.


길이 나지 않은 과수원 길을 대강 짐작으로 빠져 나가니,멀리 내가 걸어온 길이 보이고,내 숙소도 점처럼 보인다.


다시 마을로 올라가는 큰길로 접어 들어서야 비로소 길을 찾았다.

마을로 올라 가는길..


열려진 대문 안으로 고즈넉한 시월의 무스탕 이 들어와 걸려 있다.


마을 한 가운데 공터에 걸린 티니 마을 역사..

Base 혹은 Root 라는 의미의 티벳말인 Thin 에서 유래된 Thini 마을은 Panch Gaun(5 villiage)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로, 유명한 Thang Mig Chen 왕이 다스리며 주위 마을 로 부터 현물이나,노동으로 조공을 받던 마을이었다.

마을 뒤로 곰파가 있는데,현재도 '본'교 신상들이 제단에 모셔져 있다고 한다.

방문해보고 싶었는데,문이 잠겨 있었다.


이 마을에도 몇개 여행자를위한 호텔등,몇개 숙소가 있었는데,알고 보니 이곳에서 틸리쵸 호수로 이틀에 거쳐 넘어가는

트레킹을 가는 사람들이 묵는것 같다..

이곳은 또한  네팔의 다울라기리 지역에서 군데군데 마을을 이루고 사는 Thakali ( 타칼리 )말을 하는네팔의 소수민족 

마을이다,네팔인구중 불과 0.06% 밖에 안되는 13000 명정도지만(2001년) 주로 불교를 믿으며,장사수완이 좋아

비교적 다른 네팔인들에 비해 부유하게 산다고 한다.

또한 자기들만의 고유한,출생,결혼,장례 풍습을 지키며 그들만의 축제를 가지는등,다른 네팔사람들과는 구별된,

잘 조직된 사회를 이루어 가고 있어,이곳 무스탕에서는 탁칼리 마을을 체험해 보는것도 여행중의 즐거움이 된다.

사실 티니 마을 자체는 곰파와,주위의 Leopard cave 외에는 크게 볼것은 없는 마을이지만,가까이 있는 Thumba lake와 함께 들러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어 보이고,티니 마을을 안나푸르나 트레킹 루트중의 또다른 관광지로 삼을려고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마을을 조금 벗어나,숙소 주인이 권유한 Laopard Cave 를 향해 돌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안내판에서 보듯이,유명한 승려 Urgen Palsang이 명상을 했다는 동굴을 말하는데,아직도 조그만 동굴이 보이고

가끔,멸종위기의 동물인 Snow Leopard 가 목격되기도 했다고 하여 Leopard cave 라고 명명된다고 한다.



동굴 안,명상 장소.. 허리를 구부리고 걸어서 들어가본 풍경..



위는 조그만 충격에도 부스러 질것 같은 절벽인데,이렇게 오랫동안 보존되고 있었다니..

동굴 안에서 바라다 본 바깥 풍경..


동굴을 빠져나와,Thumba lake 을 향해 걸어 가기로 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Thumba lake 을 가는길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저 멀리 아래 짚차가는길 까지 내려가,다시 강을 건넌후 한참을 오르막길로 올라가야 하는것 같다.

오전에 시작 했으면,Thumba lake 까지 다녀 오겠는데,한참을 다니다 보니 그곳까지 가기에는 너무 늦기도 하고

피곤할것 같다.

결국,이쯤에서 돌아가기로 하고,마을 안으로 다시 들어가


툼바레익에서부터 이렇게 관개 통로를 내어 물을 공급 받는다.


마을을 관통하며 흐르는 관개 용수로,이렇게 사과를 비롯한 과수원을 경영한다.

올라왔던길 반대편 활주로 바깥을 통해 좀솜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숙소로 돌아오는 길..

오는 도중에 엿본 좀솜 법원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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