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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 매형 사이의 좀 유별 난 별곡
08/01/2019 17:24
조회  703   |  추천   10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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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를 떠나 내세로 영원히 이사 간 둘째 처남과의 예정되지 않았던 이별은, 

나의 가슴에 아릿한 자상 자국을 남겼다.  

제 누이와 결혼 후 새로운 파노라마를 상상하면서 어정거정하게 새살림을 정렬할 때, 

처남은 넉살도 좋게 새 매형 된 나에게 접근해서는, 신접 살림들의 적재 적소 배치와 수납 등의 

레이아웃에 대해 이래저래 훈수를 둬 주면서 매형의 결단을 돕던, 처남의 큰 오지랖 액션 자태는 

여전히 내 안의 실루엣으로 드리워져 있다.  

스물한살의 새파란 청년이, 마치 오래 살아보기라도 한 양 쏟아 내는 말솜씨가,  

코메디안 찰리 차플린 제스처에다 익살꾼 같았지만, 분위기 반전 시켜서 유쾌하고 상큼한 기분들게끔 

하는데는 손색 없는 '꾼'으로 보였다.  


매형의 낚시 기호를 따라, 선뜻 저도 바꿔버리고는 매형의 낚시행에는 군 말없이 동행 출조하여 

수확한, 준 월척급 조황을 공유하여 귀가 후에는, 가족들 앞에서 생생한 현장 광경을 설명하면서 

폼 재던 모습이, 밤하늘애 명멸하는 별들처럼 찬연하다. 

늘 선하게 살면서 남이 해꼬지라도 당하면 당장 끼여들어서  가해자를 적절히 응징하곤, 

피해자에게 사과케 한, 정의의 기사도 정신도 언제나 살아 움직였다.  그러한 처남의 행동가지가 마음에 들어, 매형이 큰 선심을 써서는 그 당시 재직 직장보다는 낫겠다 싶은 직장 알선을 해 줄랴 치면 , 

처남은 단호히 거절했다.

자기 이익만 추구한 나머지 전직을 되풀이한다면 철새 같은 인간일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되레 반문하는 처남 앞에서 할 말을 잃었으니까.


처남에게서 철학의 진수 같은 말을 들었을 때는, 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당황하면서, 

'장군 받으시오'로 제압당하는듯 했다.  인간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해서, 

나이 많은 사람만이 옳은 이치를 꿰고 있다고 단정할수는 없다. 오로지 그것은 가치관에 따라서 

옳고 그름의 잣대가 곧추 세워지는 것이다. 


삼십삼년 전 매형과 누이가 미국으로 이민 한 이후 이년 후 쯤 뒤따라 이민 한 처남은, 

미국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함에도 나태하거나 수동적 태도를 지양하고, 

아침형 인간 패턴으로 살면서 근면했다.

결코 재정적 도움 손길을 내밀지 않았고, 처남의 능력으로 번 수입 안에서 독립 생활을 영위했다.

건강한 체격과 정신을 가진 사람이면 자격이 되고, 일 할 수 있는 건축 노동자라든가 청소원, 조경사,

페인터, 대리 운전기사 등 하류층 직업군을 전전하면서도 유쾌하고 당당할 수 있었던 건 

처남의 천성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혹독한 노동을 제공하고서도 임금을 받지 못한 극한 상황에서도, 

분개심을 드러내기 보다는 사용주의 그랬을만한 저간의 사정을 살피고 이해하려는 

자비심 발로가 먼저였다.


나 홀로써 생활하기 이십년여 지난 이즈음에 처남은 홀연히 이세를 떠났다. 

고단했던 저간의 곡절일랑 꽁꽁 숨겨 놓은채 고요한 적막 안에 누워 있었다.


내세에서 매형을 다시 만나는 그날...  몇날 몇밤을 꼬빡 새워서도 끝맺지 못할 하많은 코메디를 

사연으로 엮은 것을 풀어 내려고 작심한 후, 머나 먼 길 떠난 처남... 

가다가 고단하면, 쉬어 쉬어 살펴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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