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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랜에서 만난 미류나무  | 향기나는 풍경
12/05/20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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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내가살던 파주는 비포장 신작로에는 유난히 미류나무가 많았다. 포장이 안된 도로 주변에 드넓게 펼쳐진 논과 밭 그리고 그 사이에 우뚝솟은 미류나무의 풍경은 언제나 하나의 그림처럼 나의 가슴에 새겨져있다.


바람이 불면 그많은 이파리들이 빤작이며 떨어지던 풍경이 지금도 생생하다. 더운 여름날 개울에서 멱을 감고 물고기를 잡아 철렵을 하며 뚝방에 올라서 북쪽의 임진강을 바라보면 희미한 하늘밑으로 껑충한 미류나무가 점점히 박혀있는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보이곤했다.


때아닌 소나기가 산밑에서부터 논을 가로질러 마구 달려오면 우리들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마른옷을 들고 뛰곤 했었다. 언제나 소나기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던 그때의 풍경중에 지금도 귓가에 선명하게 들리는것은 빗방울에 몸을 바르르 떠는 수천의 미류나무 이파리들이 내는 작은소리의 행렬이었다.


신작로주변 논에 심어져 있는 통일벼가 제법 키가 커갈무렵에 그 너른 녹색의 수직을 일정하게 춤추게 하며 다가오는 소나기와 무지개는 또 얼마나 근사했던가? 내가  바라보던 풍경은 신작로를 따라서 두 줄로 늘어선 미류나무의 행렬이었다.


중학교 들어갈무렵 포장한 신작로의 검은 길위로는 느낌이 좋은 아스팔트로 덮어졌다. 그때는 왜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도 기분을 좋게하는 냄새였다. 아마 익숙하지 않은 향기에대한 호기심이 아니었을까 싶다.


신작로를 따라서 길게 늘어서 소실점으로 사라지는 미류나무의 모습은 한참을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았다. 미군병사들이 반쯤피다 말고던진 켄트, 말보르, 셀렘, 꽁초를 주워빨면서  코로연기를 뿜어내며  헤어지지를 못했다. 저녁노을이 먼곳의 풍경을 하나 두울씩 거두어 갈때까지..


그런 어린날의 풍경속 추억의 미류나무를 오늘 필랜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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