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隨筆] 대추나무 이야기
09/13/20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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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 이야기

 

올해는 정말 대추가 대풍이 들었다.  16여년 전에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우리가 이사를 왔을 때 친구부부가 새 집으로 이사 왔음을 축하한다면서 대추나무 묘목을 선물로 가져왔다.  우리는 고마워서 뒷뜰에 적당한 자리를 골라 정성스레 나무를 심었다.

 

몇년 지나서 나무가 가지를 뻗고 꽤 키가 자랐는데 고대하던 열매는 그리 쉽게 열리지 않았다.  10여년이 지나니 조금씩 열매가 맺기 시작하는데 그나마도 익기 전에 새들이 쪼아먹거나 가물에 비쩍 말라서 겨우 몇개씩만 맛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어릴적 어머님께서 나에게 가끔 가물에 대추나듯..’이라던가 대추나무 연걸리듯…’ 하시던 말씀들이 생각나곤 하였다.  대추나무를 심어 대추를 따 먹는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들어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대추는 많은 인내를 요구하는 과실임에는 틀림이 없는 과실인 것 같았다.

 

대추가 제삿상에 빠지면 제사를 제대로 지낸 것이 아니다라는 말도 어려서 한국에서 들은 적이 있는데 참으로 대추는 한국인의 정서 속에 아주 깊이 자리 잡은 과일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아무튼 올해는 봄부터 조그만 꽃이 많이 피어나더니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에 들어가면서 꽤 많은 열매를 맺었다. 

 

, 참 인내심이 대단한 과실이로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16년 정도만에 열매가 꽤 열리기 시작하니 말이다.  대추를 기르면서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올해는 특히 나무 주변을 동그랗게 파서 거름도 좀 주고 가끔 물도 주면서 주문외우듯 잘 자라나기를 혼자 마음속으로 기도를 드리곤 하였다.

 

기도의 힘이련가?  놀랍게도 타원형의 싯푸런 열매가 튼실하게 열리기 시작하는데 참으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시간이 감에 따라 열매 빛깔은 점차 붉게 익어가고 있었다.  너무 기뻐서 아내와 함께 대추를 좀 따서 사진을 찍어 이 기쁜 소식을 아는 분들께 보내 드렸더니 메릴랜드에 계시는 목사님께서 당신이 좋아하신다며 고맙게도 대추에 관한 다음의 시를 보내오셨다.  

 

 

대추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안에 태풍

안에 천둥

안에 벼락

안에 번개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안에 무서리 내리는

안에 땡볕 두어

안에 초승달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정말 대추를 길러보니 절로 공감이 가는 시였다.

 

말없는 자연으로 부터 우리는 무언가를 배운다.  수많은 시간이 흘러도 결국은 많은 열매를 맺는 대추나무를 통하여 나는 인내심(忍耐心)을 배웠다.  부디 앞으로도 뒷뜰의 대추나무가 잘 자라나서 해마다 풍성한 열매를 맺어 계속 세상과 통하게 되기를 바란다.

               

崇善齋에서

 

2019 9 13

 

솔티



대추나무, 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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