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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월 빈 화분
02/23/2020 16:43
조회  1137   |  추천   18   |  스크랩   0
IP 71.xx.xx.201


빈 화분에 담길 세상은



작년보다 기온이 낮은 날이 많아서 였던지
카라릴리가 한 보름쯤은 늦게 피었는데 기다림 끝에
돌돌 말린 초록대에서 꽃이 얼굴을 내민다.




삭신이 쑤시고 엄살처럼 찌뿌뚱한 게
꼭 비가 내릴 것 같더니 저리도 이쁜 하늘색으로
정신을 빼 놨더니 배신을 때리고 말았다.




몇 년을 ‘잘라? 말어!’ 고민하게 하던
무화과나무는 새순을 내면서 ‘안 자르길 잘했쥐?’
연한 싹들을 보이면서 잘난 척을 해댄다.




하얗게 별꽃을 내놨던 화월이는 시들어가고
유카 자카나무들은 왕성하게 가시와 잎을 내놔으며
5 월같은 느낌으로 겉옷들을 벗게도 한다.




초선이 눈썹닮은 달이 슬픈 듯 찌그러져
담밖 가로등을 부러운 듯 친구하자는 듯 말을 걸고
목백일홍은 ‘싹을 내? 말어!’ 묵하 고민 중.

다육이 꽃들 만큼이나 윙윙 찾아드는 꿀벌들
‘애들아, 저리들 가서 놀아’ 쥔장이야 그러던가 말던가
미스터 찌꼬가 올만에 빈화분들을 들고 왔다.




몇 년째 이마를 짓찧어대며 디카를 들이대던
안방 창문을 뜯어내고 사다리에 올라서 담밖을 본다
빤츠 한장 걸치고 뛰는 이들은 아직 없넹?




잠깐 뿌린 비로 뜨락 아이들이 난리굿을 치고
새털구름 양떼구름 비늘구름 암튼 뭔 구름이든 간에
새로 만든 유리창 밖에서 해찰들을 떨어댄다.




지난번 분명히 많이 한 것 같은데 ‘없었다’
누굴 준 기억도 없는데 대체 오이지는 어디로 갔을까
둘이서 부엌을 담당하니 서로가 ‘치매’ 란다.




남편 치코는 뭐든 잘 먹지만 아내 마리아가
차이니스 푸더를 워낙에나 좋아해 퓨전으로 만들어
싸주면 싱글벙글 ‘갑자기 와서' 있는 것으로.




I Will Survive (Gloria Gaynor)

From: YouTube


비말 飛沫


2 월 빈 화분, 카라, 무화과 새순, 키친 창, 안방 창, 담밖, 오이지, 볶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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