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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涅槃(선열반)(zenilv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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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떴다고 꼭 메주 되지 않는다-3편
05/22/201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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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일이다. 내가 이곳에 이민 와서 호구 지책을 찾으며 여러 해를 분주하게 살다가 한국에 계신 어머니를 찾아 뵈어야 할 자식된 도리를 하느라고 한국을 방문하기 시작하였다. 5 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은 이미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내가 알던 친지들을 옛날 살던 집주소나 전화 번호로는 다시 연결이 않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중에 내 집사람의 고등학교 및 대학 동창이 있었는데, 이 사람을 이번 방문에 그녀의 근황을 알아보고 집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었으나 연락할 길이 없었다. 여러가지로 길을 찾다가 마지막에 근무했다는 직장으로 가서 알아 보기로 했다. 옛날 서울고 앞 길인 신문로를 넘어 옛 이기붕씨 집 근방에 있는 '삼성 병원'인지...뭐, 그런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적십자 병원 못 미쳐 있는 곳이었다.


그곳의 '아기방'의 간판을 더듬어서 들어섰다. 마침 젊은 간호원 (요새는 간호사라던가?)이 있길래, 찾아온 자초 지종을 말했다. 그녀가 바쁘게 마무리를 지으면서, 지금 그날의 일과가 끝나는 시간임으로 길게 얘기할 수 없다면서 좀 기다려 달라고 했다. 조금 기다렸더니, 평상복으로 바꿔 입고 보기 드문 미인(?)의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그러면서 병원문 밖을 나서는 것이다. 나는 물어볼 일을 충분히 알리지 못한 상태라서, 대화를 계속하려고 그녀를 뒤쫒으면서 걸음을 재촉했다.


내 집사람의 친구가 아직도 근무하는 가를 다시 물었다. 그녀 말이 "그분은 여기를 그만 둔지가 꽤 된다. 그래서 자기는 그 분과 어떻게 연락 할 수 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친구 되시는 분하고는 어떤 관계냐고 다시 묻는데, 주위를 살피니 우리는 이미 서소문을 등지고 신문로 고개길을 넘고 있었다. 내가 찾는 사람은 내 집사람과 E여고 1학년 부터 같은 집에 기거한 친구로서, 같이 S대학 간호학과를 같이 졸업한 처지인데 소식이 이처럼 끊겼으니 이번 기회에 다시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원한다는 얘기를 늘어놓았다. 그런데, 그녀는 내가 묻는 말은 소상하게 말할 건덕지가 없는 바라, 내가 이민가게된 경위와 거기서 어떻게 사는가에 더 관심이 있어 했다.

 

마침 화창한 늦은 오후의 햇빛을 등뒤로 받으면서 우리는 서울고 앞 신문로의 호젓한 길을 걷고 있었다. 그녀는 방금 하루의 일을 끝낸 홀가분한 기분이었던지 아니면 모처럼 젊은 미남자(?)와 함께 한것을 즐긴다는 건지, 집으로 재촉해 갈 생각이 전혀 없이 어린 소녀와 같이 즐거워 했다. 광화문에 까지 걸어오면서 산책아닌 산책을 끝내야 하는 지점에 이르렀다. 뜻밖의 '로맨틱'한 '데이트'의 기분을 서둘러 마감해야 함을 그녀가 아쉬워한다고 짐작했다. 이런 여성의 미묘한 무드를 곧 알아 차리지 못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는 '연애의 낙제생'이 아니겠는가?


에라, 모르겠다... 내가 그녀의 이런 느낌을 알아차리고 가까운 경양식 집으로 들어가 얘기를 계속하자고 제안했다. 예상한 대로 그녀가 쾌히 승락했다. 결국 둘이서 마주 앉고, 그 무슨 '까스'지 뭔지를 씹으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 지금 생각나는 것이 없으나, 하여간 그녀가 나와 얘기하는 것이 무척이나 재미있어 했다. 나 또한 즐기다 보니, 계속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경양식 사람들에게 눈치가 보였다.


젊은 처녀에게 오래 늘어 붙는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기혼 남자의 양심에 별로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만 일어 서자고 하면 정신을 차리지 않겠나 기대하고 이미 어두워진 광화문 네거리로 나섰다. 그러면서 그녀가 '굳바이'를 해주기 기다렸다. 그리고 종로 1가 쪽으로 서서히 걷기 시작했다. 어느듯 신세계 백화점 앞을 걷고 있었다. 나는 이 여자가 집에 가고 싶지 않고, 나하고 더 놀고 싶어하는 것을 간파하자, 다음의 작전(?)을 분주히 구상하기 시작하였다.


마침 지금의 고려서점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자 무슨 '맥주 홀'의 간판이 멀리 바라다 보였다. 속으로 술을 좀 먹이면 무슨 수가 나지 않겠나 하는 응큼한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그곳으로 끌고갔다. 놀랍게도 그녀는 뿌리치는 기색없이 따라 들었다. 우리 둘은 맥주 병을 기우리기 시작했다. 서로 한 병씩 비우고 나니까, 그제 부터 그녀가 즐거운 속사정의 고민 거리를 털어 놓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어떻게 하오리까?" 였다.


얘기이인 즉슨, 자기는 지금 3 남자의 구애인지 구혼인지를 받고 있는데 어떤 남자와 낙착을 지으면 좋겠느냐는 거다. 내가 이런 걸 어찌알겠는가? 오직 내가 알고자 하는 바는... 그녀가 호락 호락 내손에서 계속 놀아나 줄 것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 밖에는 관심이 없었던 차다. 이미 취기가 들아왔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아 홀로 끌어내어, 가끔씩 몸도 부등켜 안아보며 그러면서 흔들어 댔다. 나는 당신을 좋아한다고... 취한 척하며 뭐 그런 싱거운 귓속말을.


그러 하는 막간에 맥주잔 넘어로 들려온 그녀의 고민은 이러 했다. 중매로 들어온 한 남자는 최근에 고등 고시에 합격하고 연수중에서 실무교육을 받고 있다고 했다. 또한 친구는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를 끝낸 교포이고, 또 한 사람은 삼성인가 럭키에 근무하는 젊은이란다.

 

한 운명을 판가름 한다... 그 심각성에 몰리자 술기운이 확 빠져버렸다. 내가 물었다. 누구를 사랑하느냐고. 그 3 사람 중 어느 누구도 사랑하는 것은 아니란다. 그녀가 알고 싶은 것은 '미국이 살기좋다는 그 어떤 언질'을 원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미국 친구에게 낙착짓게 하는... 그 어떤 발언을 서뿔리 말할 수가 있는가?

석사라고? 석사 나름이지.  무슨 학위며 나아가 금마의 가족환경, 인간성, 또한 장래성을 고려해야 해야지.


술병을 더 주문하고 그녀의 손이나 잡고 이 밤을 즐기다 보면,  그녀와 그 밤을 넘기는 어떤 기적이 있지 않겠나, 그런 응큼한 생각이 들더군. 그녀가 가물가물, 들락 날락, 횡설수설, ...'당신은 참으로 아름다운 여성이야'라는 쪼의 뭔가를 줒어섬겼던가? I don't know. maybe... I forgot all about it in details by now.

누구와 살판내 보라고 했을까?  


기억에 없다. 하긴 살아 보는 것 밖에는 별 다른 도리가 없지 않겠나?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한 것은 당연지사다. 운명이란 이런 Trial and Error 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 모진 인생은 오직 한번 뿐이란 것이 나의 생각이다만, 요즘같이 자주 이혼하는 세상이니, 에라 모르겠다, 눈감고 주사위를 던져 볼 수는 있다. After that  'take as it comes'... since you do not know what's in the future. It depends on how you handle it.


행운은 자기가 만들어 간다. 행복하게 또는 불행하게.  아무리 좋은 brand의 자동차라도 tune-up을 자주, 그리고 제대로 해주어야 오래도록 탈없이 잘 구르게 마련이다. 잘 나가주다 보면 방심해진다. 차정비를 게을리 해서는 언젠가 반드시 탈이 온다. 그것이 BMW이든 Mercedes이든. 한국남자들이 여자가 살살거리기를 바란다만, 세월이 예와같지 않아서 여자도 제 권리랄까, 자기를 내세운다. 남편이나 여편이나 時勢(시세)를 잘 알고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


그녀를 택시 태워보내고 나니 '닭쫒던 개'가 되고 말았다. 잠간의 허황된 꿈은 재미있고도 오래도록 아쉬웠다. 잊어지지 않는구먼. 육욕에 눈이 어두어 새싻을 짓밟아서는 안된다는 양심...그것을 져바리고 집요하게 추적한다. 결국에 가설라무네 내 욕심을 채울 수가 있겠지.  열번 찍어 아니 넘어가는 나무 없으니까. So, what? 아직도 이런 고민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리고 수십년이 흘러갔다. 그녀는 결국 누구와 결혼했을지, 지금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을까?


禪涅槃

5/22/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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