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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友情(우정)이란 이런 거
05/18/201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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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국인들이 내 생애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한국에서 30년을 살았고, 미국에서 48년을 살아왔으니 인연있는 인간관계가 왜 없겠는가? 몇몇은 세상을 떠났고, 또 옛 주소의 사람들과도 연락이 두절되어 있다. 동창들의 웹페지에 글을 남겨도 아는 체 하질 않기는 마찬가지고, 혹시 연락을 해도 응답이 없다. 한국사람들은 왜 이럴까? 


오늘의 주인공으로 말하면 대학교 1학년때 처음 알게된 초면의 같은 동네, 같은 학과 신입생이었다. 등교하다 가끔 만났고, 경제학과 강의실에서 마주치다 보니 자연히 친구가 되었던 거다. 알아주는 K고교출신에다 그의 형님은 서울법대를, 그의 동생은 서울공대를 다니는 XX성씨 가문의 사람들이었다. 비록 내가 S고교생이라도 친해지기는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의 홀어머니는 XX성씨 가문의 이씨왕조의 외척으로 당시에도 과거의 영광(?)을 차곡차곡 장농 안에 간직하며 살고있더군. 그러나 시대가 바뀌다 보니 가정형편은 그리 수월하게 살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아버지가 사변 전에 한국은행의 높은 자리를 하였고, 그의 맞형님은 월북했던 걸로 안다. 자진했었는지는 모른다. 이 집에도 6.25의 후유증이 몰려들었던 결과라고 봐야 하겠지. 


이 친구가 어느날 저녁에, 내 방문을 화들짝 열고는 나를 내려다 보면서 "너 군에 갈 생각없냐"고 물었다. 나는 두말없이그를  따라나섰던 바, 우리 둘은 철원의 북쪽 화지리란 곳에서 1년 반의 군복무를 마치게 되었다. 수도사단, 일명 맹호부대로 배치됐던 우리는 그는 연대본부에서 사무병으로, 나는 군사분계선의 접경에 설치된 OP(Observation Post), 즉 북의 군사동향을 살피는 관망소에서 어려운 군생활을 했었지. 


그와 내가 이처럼 다르게 배치된 데는 그 이조 말에 당당했던 그 외척가문의 세력이 그 때, 그리고 거기까지 뻗였던 뒷사정이 숨겨있었다. 당시에 XX아무개 장군이 1군사령관을 했을 때였고, 나는 별볼일 없는 평민(?) 출신이었으니 당연히 최전방에서 온갓 고생을 감내해야 했다. 그리고 제대할 때는 같은 날에 같은 시내뻐스를 타고 같은 고향집으로, 또 같은 해에 같이 사회인으로 세상에 나오게 됐고... 이러한 막역하다 할까, 하는 그런 친구사이였다.


그가 한국은행에 입행하더니 얼마 않돼서 하와이의 East-West Center라는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더라. 그리고는 성균관대학 경제학교수로, 그 후에 장기신용은행의 연구실장으로, 전전 역임하다가 얼마 전에 은퇴한 것으로 안다.


한 25여년 전에 학술연구차 왔다면서 '프린스톤'대학을 방문하게 되었다. 마침 내 살던 곳이 그 인근이라서 하룻밤을 자게 하였다. 옛친구를 내가 소홀히 할 이유가 없다. Lobster 여러 마리를 내어놓고 저녁대접을 했고, 여기저기 구경시켜 주었고, 그가 원하는 책방으로 안내했고... 재미교포들이 고향친구들에게 늘 하는대로 마땅한 응분의 수고를 해주었다. 


당시에 그의 형님은 외자유치와 무역에 따른 법적분쟁에서 한국에서 이름을 날리는 유명변호사로 활략하고 있었다. 그 형의 부인은 또다른 외척, 윤보선의 딸과 결혼했고, 그 분이 자기 동생에게 이런 말을 했다더군. 내가 최고급의 극진한 대접했다고...그 이유는 Lobsters를 진탕 먹게 해주었기 때문이란다.


사촌이 뉴저지 북쪽에 산다고 해서 그 친구를 태우고 2시간 넘게 달려서 뉴욕주의 경계선까지 바래다 주었다. 돌아오는 길에 N.J. I-95 Exit 8번, 거의 다 와서 연료가 떨어지는, 소위 '엥꼬의 불쌍사가 발생했었다. 이미 자정이 넘었는데 그 지경이 됐으니 당황할 수 밖에. 거의 한시간 가까이 이리 뛰고 저리 치닫던 끝에 어떤 허름한 밴(봉고車)가 우리 앞에 서는게 아닌가? Diesel 기름을 정도껏 넣어주길래 고맙다고 얼마를 주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Good Samaritan이란 '비영리 기독교단체'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서 돈을 받지 않는다고...


몇년 후에 내가 한국을 방문하는 길에 대학동창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노닥거리던 후에, 모였던 동창들이 거의 모두가 은행의 이사나 모 기업체의 중역으로서 운전기사가 딸린 자가용으로 돌아가는 광경을 목격하였다. 나도 이민오지 않았으면 저렇게...일변 부럽게, 또 한편 아니꼽게 바라보는 중에, 내 친구가 자기 차에 오르라는 거다. 보아하니 '포니 II'에 해당하는 그렇고 그런 차였다. 당시에 내 어머님께서 화곡동에 혼자 사셨는데, 그곳까지 데려다 주는 줄 알고 나는 별 생각없이 그의 호의를 고맙게 받아들였다.


지하철 입구의 이쪽에서 출발하더니 대로를 한바퀴 돌아서 저쪽 입구에다 차를 세우는 거라. 내가 의아해 하며 그 친구에게 물었다.


"여기에는 왜 세우냐?"


"너, 화곡동으로 간다며?"


"......"


"저쪽은 화곡동의 하행선이고, 여기가 화곡동으로 가는 상행선의 입구야."


내가 머뭇거렸다. 너무나 뜻밖이다. 이 사람의 사고방식을 따질 여유가 없었다. 그저 놀랠 수 밖에... 내가 그에게 베푼 성의와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더 이상 군소리가 필요없었다. 설혹 내가 옛날 일을 꺼집어내서 "네가 내게 이럴 수가 있냐"고 해 본들, 그런 얘기가 통하겠오이까? 한국사람들 중에는 이같이 꽉 막힌 사람이, 소위 얌체족의 흉내를 모를 리가 없다.


미국에 빈 손으로 와서 고생하다가 고향에 사는 사람들이나 미국에 와있는 교포들의 인생철학이 매한가지란 것을 또 한번 확인했다 할까...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그와 헤어졌다. 이런 식(式)의 대접에 백배사례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한 게 한이 된다. '준대로 거둔다'고 하더라 마는 그 땅에서는 그런 것이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교회에서 안수집사를 하고 있다고? 기대했던 내가 바보였던지. 그 곳에서는 친구건, 동창이건, 심지어 구쾌의원이건, 대통령 해먹는 넘들이 건, You name it... 그런 세상판이 올시다.


이 친구한테 한가지 고맙게 여기는 것이 있다. 내가 군을 다녀와서도 여자를 모르고 총각으로 살았다. 내 총각성을 종삼에서 해결하는 첫 걸음을 인도해주셨던 거다. 금마한테는 그 제가 두번째라나? 좋은 점만 보고 살라고 합디다. 그는 참으로 고마운 은인이었다고 말해야 하겠지비. After all.


네티즌으로 동창들에게 내 글을 이메일 하던 시절이다. 어떤 K-고교 및 서울공대 출신이 미주서울대학동창회보에 자기의 반생기를 올렸었다. 미국에 유학와서 미국여자와 결혼해서 2 아들을 낳고 이혼했다며 Florida Key West로 홀로 이사해서 바다낙시를 하며 지내다가 하와이로 이사한 자기의 반생기를 이야기 했더라. 제목이 '천국이 따로 있나?" 쪼의 제목이었다. 


내가 그에게 "천국은 맘속에 있다. 어떤 곳이 아니다"라는 이메일 하는 것으로 소통이 되자, 미주일간신문에 올린 글을 그에게도 보내주었다. 자기 동창회보에 전재하기를 원해서 내 글이 거기에 올라간지 얼마 않돼서 임마가 나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 이유가 "내가 공짜를 좋아했다"고...하긴 그래 생각할 수 있다. 


남한산성에서 산돼지 불고기로 나를 대접했었다. 자정이 가까워서 돌아오던 길에 영업을 끝낸 까폐로 나를 무작정 끌고 가는 거라. 종업원이 부랴부랴 다시 불을 켜며 부산을 떨길래, 이건 아니다싶어 다른 곳으로 가서 뭔가를 마셨다. 거기서 내가 돈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앙심을 먹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2차에서는 내가 내는 것이 그들에게는 예의였던 모양이다. 나의 실수였다.


 敵反荷杖(적반하장)이란 말이 있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이다. 잘못도 없는 사람을 도리어 나무래니...일류 고교, 일류 대학, 유학박사의 인간관계가 이 모양이다. 몇일 후에 삭제했더군.  양심 상 도저히 말이 않된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도대체 뭐가 뭔지 알 길이 없다.


禪涅槃

5/18/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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