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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涅槃(선열반)(zenilv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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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쓴다' 하는 것은 무엔가?
01/31/2016 16:49
조회  920   |  추천   10   |  스크랩   0
IP 76.xx.xx.81

누가 글을 잘 썼다 하자. 그렇게 받아드린 독자가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거기에는 어떤 판단기준이 있어야 하겠지.


우선, 글의 화제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였을 것,

둘째로 그것을 어떻게 잘 전개해 나갔는가,

셋째로 상대의 수준에 맞게 알기 쉽게 썼는가,

네째로 무었때문에 그런 화제를 꺼냈는가 하는 목적이 뚜렸해야 하겠지,

다섯째로, 위의 요구조건에 맞으면서도 군소리가 없어야 할 것 같다.


글은 사람들 간의 대화다. 단지 그 전달방법으로 글자를 사용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상대를 보지 못하더라도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서로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점이 있다. 그러나 면전에서 직접 주고 받는 대화는 時間(시간)과 空間(공간)의 제약을 받는다.


우선 상대가 누군가그를 맞대고 말할 수 있을 경우에 그 사람의 입장, 즉 그의 지식수준과 그의 과거경력을 염두에 둘 수가 있다. 따라서 그가 이해할 수 있는 화제를 꺼내게 된다. 그런데, 싸이버 공간에는 불특정의 다수를 상대한다. 당연히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긴다. 생각하는 수준이 다양하고 흥미의 분야가 넓어짐이 요청된다. 또한 지역적인 차이와 나이로 인한 시간의 간격이 생긴다. 예로써 미국의 이민자가 한국정치와 사회문제에 별 해당사항이 없던가, 젊은 사람의 취미가 70대 늙은이들의 관심과는 곧바로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두째가 어디서 어디로 가는 것..., 즉 내가 광화문 네거리에서 백운대를 등산하려고 할 적에 그쪽 방면의 뻐스를 타던가, 지하철을 타던가, 자가용을 몰던가 아니면 택시를 타고 그 산밑 어디에 내릴 것이다. 어떤 분은 처음에 뻐스로 떠났다가 지하철로 바꿔타고, 택시로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부터 자가용으로 곧장 갈 수도 있겠다. 아니면 아예 걸어서 여기 저기를 다 살피면서 갈 수도 있겠지. 어차피 운동삼아 떠나는 길이니까. 읽는 사람한테는 어떤 방법이 가장 편리하겠오?


세째로, 독자들의 지식수준과 경험 정도를 어디에다 마추어야 합니까? 미국대륙의 전역에 흩어져 사는 각계각층의 남녀노소... 막상 내 정도라고 쓰는 글조차도 생면부지의 사람과 같은 취미를 어떻게 맞춘다는 얘기요? 어떤 사람은 쌍소리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공산당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중국의 고전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죽어라 하고 개독교를 싫어하고, 어떤 사람은 탁구라면 자다가도 뛰어나올 정도이고... 아이고.


네째는 내가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 하는 문제인데, 남의 입장을 대변할 이유는 없으니 내 사정을 얘기합니다요. 나는 미국에 와서 적적하게 삽니다. 내 친구들이 멀리 사는 지라 거기를 가려면 돈이 많이 들다 보니 자주 만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곳 일간신문의 독자난에 나타나서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나누고자 하는 겁니다. 밤에는 별의별 꿈으로 때우고, 낮에는 이곳의 人士(인사)들과 생각을 나눈다는 거지요. 옛 친구나 동창들이 상대인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할 수가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생각지 않던 문제를 반추하면서 그 단물을 마신다... 아니면 글이란 것을 더 잘 써보자는 욕심도 생기게 되다 보니 거기에 매달리게 되구 마는.


다섯째로 군소리가 없어야 좋다는 얘긴데, 지금 여기까지 쓰다가 보니 약간 불안해 집니다. 군소리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요. 여기에 문장기술이 들어갑니다. 할 얘기는 많으나 지면이 제한되어 있듯이, 독자의 집중력도 그 한계가 있오이다. 한국의 연속극과 같이 질질 늘여부치다 보면 아예 더 청취할 생각이 없어지는 것과 같오. 독자들이 자기도 모르게 글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데에는 글쓰던 선배들이 발견한 금과옥조가 있읍니다.


우선 재미가 나게 글을 써야겠지요? 起承轉結(기승전결)이란 것을 재치있게 지켜야 합네다. 무슨 말이냐? 일단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이야기를 이어받는 화제로 끌어들였다가, 슬쩍 자기가 할 말로 옮겨가서 이러쿵 저러쿵 하다가, 결말을 내어놓고 상대를 설득한다... 마~ 그런 작전이 되겠수다.


이런 속셈에서 그 상대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부터 말을 시작해야 합네다. 다시 말해서 상대에게 수긍이 가는 화제로 그 사람의 호응을 불러낸 다음에 그가 듣고자 하는 얘기를 기다리게 하지요. 따라서 새롭고 재미있는 화제라야 하고, 억양의 高底(고저)와 신나게 위뜨있는 말씨로 그의 눈을 들여다 봐야 하고, 마지막으로 자기의 뜻으로 상대를 감동시킨다는 얘긴데, 대체로 마치 여자들을 호리는 수작과 매우 유사하다는 거, 그게 어찌 쉽게 되겠오이까? 인터네트 공간에서는 상대를 들여다 볼 수가 없는 일이니 더욱 그러하오.


자주 써봐야 한다는 얘기가 바로 이런 연유에서 비롯한다고. 남이 먹여주는 것만 받아먹으면서 심술을 제아무리 부려본들, 3자들에게 핀잔을 받을 짓을 왜 계속해야 하냐는 거지. 처음 만나서 부터 부정적인 얘기만 늘어놓는 분들이 대화를 잘 이끌어 갈 수가 있다고 보십니까?  다시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 그리고 나도 뭔가 알고 산다고 여기저기서 남의 글을 도적질 하지는 제발 마시오. 바늘 도둑이 소 도둑이 돼서는 남의 집담을 넘나들어도 도무지 뭐가 잘못 됐는지를 모르게 돼버리지요.


자신이 잘 쓰지 못한다... 그런 기분이 들더라도 나무랄 사람 없읍니다요.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더구나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인상을 써본들 누구 하나 신경쓸 사람이 없지 않은가?  이런 곳에서 맘껏 씨부렁거려 보시길. 오라는 사람없고 갈데도 없는 우리들 처지에 글줄이나 나누고 살면 뭐가 나뻐?  술잔을 마주치며 히롱해롱하는 것과 별로 다를게 없다는 거지. 내가 지금 누구를 어떻게 하라고 훈계하는 것이 아닙네다. 훈계해서 먹힐 사람들이요? 당신네들이...


禪涅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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