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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하여 현재를 희생하지 말자
11/01/201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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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때 모처럼 New York Strip이란 steak 한 토막을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후라이팬에 몇분간 구워서 우리 부부가 맛있게 나누어 먹었다.  집에서 이처럼 해먹은 적이 별로 없어서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가물가물할 정도다. 우리는 생선을 좋아해서 고등어나 동태, 또는 가재미 등속을 늘 먹다가 보니 실상 소고기는 별로 먹지를 않았다. 우선 비싸기도 하고 건강식품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육류를 멀리할 량이면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사왔는데 최근 들어서 불고기가 먹고 싶어졌다. 언젠가 내 막내가 '코스코'에서 양념한 불고기감을 싸와서 먹은 적이 있는데 어찌나 달게 했는지 내 집사람이 질색을 하면서 다시는 사질 않았다. 난 단 것을 좋아하는 편이나 내 妻는 나의 당뇨증세를 겁내서 아예 들여다 보질 못하게 했으나 이번에는 모처럼의 용기를 내어 한번 사먹자고 찾았으나 막상 그 곳엔 없었다.


마침 Safeway에서 3 토막의 $41불짜리를 반값 이하로 쎄일하는 것을 사와서 자기는 무거운 것을 들고 오느라고 수고를 했으니 나도 cooking하는 성의를 보이라고 했다. 마지못해 YouTube를 뒤져서  오래칸 만에 그것을 마침내 먹었구 마는. 집사람이 매우 만족해 했고, 나 역시 뭔가 먹은 것 같이 느끼기에 이르렀다. 하는 말이 자주 사먹어야 겠다는 거라.


돈이 드는 식당엘랑 아예 찾지를 않던 차에 내 두째딸이 내 생일이라고 좋은 양식 레스토랑으로 초대하길래 큰 맘 먹고 옛날 1970년에 호주 시드니에서 기막히게 맛있었던 steak을 기억하고 그것을 주문했지 않았겠나? 거의 $50불짜리를 먹게 됐는데, 섭섭하게도 그 때 그 맛이 아닌거라. 다 먹긴 했어도 만족스럽지 않던 차에 내 딸이 맛이 있었느냐고 물어왔다. 


"옛 것의 그 맛이 아니라서 좀 실망했다"고..... 대뜸 화를 내며 어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는 거라. 옛 기억에 비해서 그렇지가 않았다는 거지 다른 뜻은 없었다고 거듭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성내기는 마찬가지여서 진땀을 뺀 적이 있다. 그래 돈을 썼으면 자기의 성의를 높이사서 좋게 반응하는 것이 예의라는 거였다. 


틀린 말이 아니다. 허나 50년 전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한번 주문했던 것이 이래 될 줄이야. 그게 2년 전쯤이 아닌가 하는데 그 식당 앞을 지나칠 적이면 그 때 그 일로 망신당했던 기억이 되살아 난다.  하여간에 그런 사연이 숨어있는 steak를 내 손으로 잘 구워서 맛있게 먹으면서 너무 돈을 아끼며 살아온 것을 우리 둘이서 후회하기에 이른다. 우리 동네의 그 비싼 steak보다야 비교가 않된 정도로 맛이 있었다.


5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오면서 35년 살았던 집을 팔고 그동안에 모아놨던 세간을 garage sale을 하면서 찬장 속에서 아끼던 비싼 접시 나부랭이들을 단돈 몇푼에 팔아제끼면서 집사람이 좋아하던 일을 생각하면 하긴 "내일을 위하여 오늘을 희생해왔던" 우리들의 삶이 얼마나 무미건조하게 어리석었는 가를 뉘우치게 된다. 영원히 살 것처럼 한푼 한푼을 아꼈다가 다 놓고 가는 우리들......


내 아는 사람은 아주 비싼 찬장 속에 알아주는 접시나 그릇을 사놓고 우리들이 갈적 마다 자랑삼아 내어놓곤 했었다. 우린 그것이 그처럼 값진 것들인지 물론 알 길이 없었다. 어디 그것 뿐이랴! 값나가는 살림들이 그득했던 그 집에 장마 물이 들이닥쳐서 몽땅 쓸모없이 되어버렸고, 사업마저 않돼서 멀리 멀리 단칸 아파트로 소리없이 이사가고 말더군.  이제 80세를 넘겼으니 재기하기란 불가능한지라 옛 친구의 전화조차 받기를 껴려하더군. 자랑꺼리가 없어지면 옛 인정도 별 쓸모가 없다는 건가?


겉치레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렇다. Steak란 물론 맛이 있다. 허나, 자주 먹을 것은 못된다. 우선 기름끼 있는 음식은 심장병의 원인이다 보니 멀리해야 함은 물론이다 마는 너무 아둥바둥 따지며 기피하는 것도 그렇고 그렇다. 요즘 삽겹살 열풍이 한국에 불어서 젊은이들이 겁없이 마구 먹어댄다더만 그들이 한갑을 넘기도 전에 병원을 드나들 것을 생각하면 미리 삼가하는 것이 필요하긴 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이구! 그래서 중용(中庸)이란 말을 유념하게 되겠지를.


禪涅槃


11/1/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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