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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젊은 과부의 이야기 (제1편)
11/04/20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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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어떤 젊은 과부가 아들 둘을 데리고 한국에서 이곳으로 와서 살게 되었다. 미국의 이 넓디 넓은 땅덩어리에서 구태어 이곳 프린스톤, 뉴저지의 외딴 지역에 은신하러 왔던 이유는 학군이 좋다고 서울에 잘 알려진 소문 덕택이었다고 하더라.

자식들은 소원하던 대로 이곳 중-고등학교에 재적하게 되었고, 그녀 자신은 목사의 인도로 내가 다니던 한인교회를 나오면서 조만간 찬양대에 조인하게 되었다. 얼마 안돼서 그녀의 어머니란 곱게 생기고 맘씨 좋은 아주머니가 딸네 식구를 보려고 한국에서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아주머니라 한들 한갑이 넘어보이는 나이에 비해 젊게 보였을 뿐아니라, 푸근한 인상으로 사람들을 볼적 마다 함박 웃음을 잃지 않았다. 내가 착각하기는 이 부인네가 나를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였다. 친교시간에 내게 각별히 신경써서 뭔가 먹을 것을 차려주고, 마주칠 적 마다 나를 반겨서 인사해 주다가 보니, 언젠가 다시 만나보고 싶은 그런 기분이 슬며시 들게 되었다. 그런데 이 분 역시 과부였다.

그 어머니에 그 딸이라고나 할까? 혼자 사는 44 살의 예쁘장한 과부가 이화여대의 조각과를 졸업했고 제 엄마를 닮았는지 활달하고 부지런하고 또 인심마저 좋아서 내 맘에 들어하던 어떤 날에 우리 집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집에 들어와 앉아 마자 우리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어떻게 혼자가 됐다는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풀어 놓는 것이 아닌가? 그 얘기가 하도 기가차서 멍하니 그녀의 과거 역사를 듣자하니...

누가 중매를 한다고 해서 어떤 다방에 가서 기달렸다고... 시간이 임박하자 누가 다방 문을 들어서서 자기에게로 다가오는 사나이는 거의 6척의 키에 몸은 삐쩍 말라 있었고, 그의 얼굴 생김새는 그저 그렇구 그랬단다.

"아~ 이 사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풀쩍 머리에 들더라는군. 그래서 곧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 밖에는 없었다고. 그가 뭐라고 해대길래 건성으로 그러냐... 뭐 어쩌구... 그가 기분 나빠 하지 않을 정도로 응대하다가 결국 도망쳐 나오듯이 그 자리를 뜨고 말았단다.

그런데 그가 거의 매일 집으로 전화를 해대면서 또 만나자고 성화를 하더라는구먼... 이런 핑계, 저런 구실을 들여대면서 한동안 약속을 피해 다녔다. 나중에는 중매쟁이를 통해서 건너오는 말이, 자기네는 한국에서 알아주는 출판사로써 자기가 장남으로 조만간 그 회사를 운영할 위치에 있다는 둥... 어떻게 잘해 주겠다는 둥... 그래서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드디어 하고 말았다는 거였다. 

그래서 신혼여행을 잘 마치고 새 신부로서 남편네 집으로 들어가 살게 되었단다. 소위 돈깨나 있다는 부자들이 그러하겠지만, 신랑의 아버지를 주축으로 하여 시어머니와 시동동생들이 층층이 모여사는 큰 살림살이였다고... 오래된 출판사로써 잘 알려진 기업을 시아버지가 운영해 왔었는데, 재산은 꽤 있어 보이나 오래된 한국의 전통을 살리는 그런 가풍을 고집하는 그런 사람들이었단다. 

새 메누리를 길들인다고 첫날 부터 부엌으로 내려 몰았다. 아침부터 시아버지의 뒷치닥거리에서 부터 시작하여 동생들의 이부자리까지 개어주고 그 사이사이에 아침식사 준비를 하느라면 눈-코뜰 사이 없이 설쳐대고 나면 시어머니가 들어앉아 잔소리를 해대는데 도저히 견디가 어러울 정도였단다. 처음에는 새댁노릇을 잘 해보겠다는 욕심에서 힘든 줄 모르고 닥치는 대로, 하라는 대로, 시키는 대로 설치다가 보니, 저녁만 되면 눈꺼풀이 내려 덮어오는데... 신랑이란 녀석이 대들어서 혼자서 씩씩거렸다고. 그리고는 돌아눞는 꼴이 그런대로 한동안 밈지는 않았다는구먼.

벌써 여러 달이 지나가도 자기가 원하던 그런 결혼생활을 해보려던 꿈은 어림도 없다는 생각이 차차 들게 되었다. 않그렇겠나? 저들이 아무리 잘 사는 부잣집이라 한들, 아들이 장자라고 그 많은 재산을 이어 받는다고 한들, 동생들이 다 장가 시집가기 까지 자기가 큰 며누리 노릇할 생각을 하니 끔직한 생각이 들더란다. 

그래서 남편에게 자기네 만의 보름자리를 만들어 나가자고  보채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남자가 순덕이고 부모에 순종한답시고 꾸물거리고 도무지 따로 살림을 낼 생각을 않는기라... 그런데 아이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뱃속의 것들로 지쳐 자빠져도 시원치가 않은데, 시어머니란 것이 조금도 이해해 주거나 동정하는 눈치가 없이 종년 다루듯 시켜 먹는데 환장하게 되었다. 남편에게 나는 죽어야겠다... 뭐 더 이상 않 살겠다, 얼음짱을 놓는데도 말이 안통하던 남어지 친정으로 도망오고 말았다는 것이다.

결국 남편이 항복을 했는지, 시댁에서 뭔가를 알아먹었는지, 아파트를 하나 장만해 주어서 드디어 독립하는 행운을 잡게 되었다고. 그런데 거기에 이사를 들고 나더니 남편이 여기 아프네 저기가 어쩌네 하면서 들어눞기 시작하더란다. 급기야 의사를 찾았더니, 강경화의 간암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그 뒷 치닷거리를 한 2년을 하던 남어지 회복하지 못하고 그가 마침내 사랑하는(?) 아내를 뒤에 놔두고 황천행을 하고 말았단다.

내가 어개가 막히게 놀랜 것은 이 마지막 부분의 그녀의 환성이었다. 남편의 장례식을 마치고 아파트를 들어서자 갑자기 굉장한 희열이 엄습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두팔을 하늘 높이 쳐들고 이런 전율의 환성을 부르짓었다.

"자유다! 드디어 나는 자유다"...  이렇게 부르짖으며 크게 웃고 또 웃었다고... 우리에게 그렇게 거침없이 말하는 것이 아닌가?. 

禪涅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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