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놈'이 이끄는 세상
07/25/2018 19:23
조회  926   |  추천   12   |  스크랩   0
IP 70.xx.xx.58


'잡놈'이 이끄는 세상

 

다음은, 소설가이며 사회평론가인 복거일 선생이 쓴 글이다. 복 선생은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5월호에 게재되었던 글을 인용, ‘한경 닷컴에서 표제의 이름으로 이런 칼럼을 썼다. ‘이코노미스트에 나온 구절은 이렇다.


옛 격언은 얘기한다. 권력은 부패한다고. 그렇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직은 반대의 경우다. 그것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들 가운데 하나가 완전히 형성된 잡놈(a fully formed rascal)’을 가장 높은 공직에 선출했다는, 아직도 당혹스러운 실재(still-dumbfounding reality)를 반영한다.” <inRead invented by Teads>


그러면서, 자기밖에 모르는 장사꾼 기질의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 이후 자유주의 세계질서를 뿌리째 흔들고 있지만, 그래도 그는 단숨에 대통령이 됐다. 그런데 그처럼 출중한 인물이 왜 문제 있는인 잡놈으로 간주될까....? 복거일 교수는 나름대로 이렇게 답을 주었다.


근본적 원인은, 원래 작은 가업(家業)을 대기업으로 키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품 때문이다. 즉 인품은 식견의 바탕이어서, 천박하고 자기중심적인 인품에선 높은 식견이 나올 수 없다. 트럼프는 워낙 천박하고 자기중심적이다 보니 그에겐 뜻을 지닌 것은 자신과 관련된 일들뿐이었다. 나머지 세상은 그 자신이라는 실재가 펼쳐지는 데 따르는 현상들일 따름이다. 그는 대통령이 되 전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오래 진행하면서 그런 성향을 키웠다. 텔레비전에서 유일한 실재는 화면에 뜨는 것들이다. 그것들을 만들어내는 데 들어간 것들은 화면 속의 실재를 통해서만 뜻을 얻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싱가포르 회담에서도, 그에겐 텔레비전 화면에 나오는 자신의 모습이 유일한 실재였다. 나머지(그동안에 있었던 어려운 협상들도, 다른 나라들의 역할도)는 모두 그가 주연인 드라마를 위한 현상들이었다. 조연인 김정은이 트럼프가 막판에 출연을 거부하겠다는 위협과 함께 내건 조건들을 모두 들어준 것은, 무대 연출을 완벽하게 만드는 데 들어간 작은 비용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사정을 가리키고자 이코노미스트의 기자가 ‘reality’현실이라는 뜻으로 썼을 테지만, 나는 그것을 실재로 썼다.“고 말했다.


복 교수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가 출신이라는 점도 문제를 키운다고 했다. 기업가에게 고객은 왕이다.’ 손해 안 나는 거래들은 모두 성공이므로 늘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다. 돈 버는 일에 몰두하다 보니 이념에 대해선 관심도 없고, 자신의 성공 바탕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도 관심이나 지식이 없다. 자연히 이념적 측면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외교와 국방에서는 기업가 출신 정치가들은 사악한 전체주의 지도자들과의 협상에서 번번이 진다. 예를 들면, 김정은과의 회담이 그렇고, 중남미펀드 조성으로 3개월간 21% 손실을 입은 것들이 그렇다. 그리고 원인은 또 그의 정치적 기반이 세계화 과정에서 소외되고 우월적 지위를 잃은 백인들이라는 점도 있을 것이다. 표를 겨냥해 그가 내건 민중주의, 민족주의, 보호무역주의는 결국 미국 중심의 평화(Pax Americana)’를 허문다. 얼마 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그가 다른 여섯 지도자와 다툰 일은 싱가폴 회담에 이어 참으로 어이없는 헤프닝이었다.“고 말했다.

 

돌아보면, 지금은 한 세기 동안 이어진 미국의 패권이 뿌리째 흔들리는 시기다. 이미 중국은 한 세대 뒤엔 패권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 게다가 아직 군사적으로 강대한 러시아가 공산주의 사회로 회귀하고 있다. 자유주의 국가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연합해야 하는데, 지휘관이 자신의 본분을 모르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다지만, 그는 미국의 근본적인 이익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다.

 

이렇듯 잡놈이 이끄는 세계에서 약소국 국민으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삶을 꾸려가는 원리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복잡하고 모든 일은 서로 연관돼 있으므로, ()은 계속 돌고 돈다. 행운이 작동하려면 그것이 작동할 바탕이 있어야 한다. 작은 바탕이라도 없으면 찾아왔던 행운도 그냥 지나친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주변의 작은 일들이라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렇게 할 마음이 나지 않더라도 마음을 추슬러서 그 작은 일들부터 찾아서 라도 해야 한다. 그 길이 또 다른 불운이 작동할 여지를 줄인다는 점만으로도,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 복거일 교수의 마지막 말이 영 귓전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

 

 

 

 

이 블로그의 인기글
ysson0609
손남우(ysson0609)
Texas 블로거

Blog Open 08.21.2009

전체     214339
오늘방문     15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3 명
  달력
 

'잡놈'이 이끄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