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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민성(1): 패거리
06/30/201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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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민성(1): 패거리 싸움

 

방용호

 

    한 국가의 국민들이 지닌 공통된 인성 및 행동양식을 국민성(國民性, National character)이라고 부른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프롬(Erich Fromm,1900-80)에 따르면 국민성은 동일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성격상의 특징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성격과 같은 의미라고 한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국민성은 경험을 통해서 일반화된 한 국가의 특색(Traits)혹은 동일성(Identity)이라고도 믿는다. 그러나 한 민족의 성격을 한두 가지의 특성으로 정확히 묘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는 해외에서 여러 나라 사람들이 종사하는 UN조직체에서 근무한 근 30년간, 그 사람들마다 각기 지닌 특유한 성격처럼 국민성도 독특하다는 것을 느꼈다. 미국인들을 실용주의적인 사고와 강한 개척정신, 캐나다 사람들은 순박한 신뢰성, 중국인은 대륙적인 인내심, 일본인은 질서유지와 집단의식, 영국인에게는 강한 전통적 신분의식과 우월성, 독일인은 논리적이고 불란서인은 예술적이라고. 그리고 한국인은 길가의 민들레 같지파벌적이고 부정적.

 

    한 사회의 사회적 성격이나 국민성도 세상만사와 다름없이 세월과 더불어 변해간다. 변질의 척도나 방향은 보는 눈에 따라 다르겠지만 양근석씨가 편찬한 <한국사상과 윤리, 1995>에서 지적된 한국인의 여러 특성 중에는 두 부류의 국민성이 있다. 그 첫째는 한반도 농경사회의 미풍양속으로서 더 보강하여 후세에 내내 계승해야할 것들이다. 둘째는 지금 즉시 단칼로 절제하여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될 부류이다. 전자는 산업사회에서 끊임없이 변질되어 가지만 그래도 끈 질게 남아 있는 선조들의 이상들인데 반하여 후자는 무질서해진 사회에서 더 활발하게 성장해가는 악덕들이다.

 

    살기 좋은 나라의 국민이 되려면 미덕이 되는 국민성을 활성화하는 한편 악덕이 되는 것들은 과감하게 제거해야한다. 제거함에 있어서 우선 과제는 각기 자신이 싫어하는 자기의 고질적인 습성 혹은 결점을 스스로 깨닫는 일이다. <한국사상>에 논의한 한국의 국민성 중에는 더 이상 지속하도록 묵인하고 방치하면 사회질서를 해치고 국가발전에 장해가 되는 12개가 있었다. 그 중에서 보다 치명적인 사회악이 되는 파벌(派閥, Clique)을 생각해 본다.

 

    파벌이란 혈연(血緣), 학연, 지연 혹은 정분(Affection) 등이 연고(緣故)가되어 집결된 동아리이다. 동아리는 국가와 사회를 위한 공적인 원칙이나 명분보다는 사적인 이익을 위한 집단이라는 뜻에서 ()거리와 같은 말이다. 패거리란 조선시대 궁궐을 함께 지키는 50명 정도의 패라는 말에다 거리가 더해진 결합어로서, 동아리신분을 낮추어서 부르는 말이다. 우리의 속된 말 깡패 패거리는 골목길을 몰려다니면서 난동하는 조직폭력배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와 비슷하게 끼리끼리의 사적인 이득을 위한다는 뜻에서 불리는 정치 패거리라는 말도 있다.


    패거리 국민성이 사회와 국가에 미치는 악덕은 해석에 따라 다를 것이나 다음과 같은 것들이, 나에게는 오늘의 한국사회에 보다 치명적이 아닌가 한다


1) 파벌문화: 남을 배척하는 배타(排他)심과 반목을 조장하여 사회를 분열시켜 파별(Fraction)문화를 만든다. 우리는 단일민족이면서도 남과 북 그리고 남쪽의 남남 파벌을 만들어 서로 비방하면서 죽기 살기로 헐뜯는 싸움으로 피차가 상처를 받는다. 파벌문화는 초면에 만나는 사람들끼리의 첫 질문(출신지와 학교)에서부터 시작한다.

 

2) 동질성: 현 정부의 청와대와 내각이 보여 주듯이 동질적인 패거리(1980년대 운동권 학생들로 된 친북 主思派)로 구성되면 남달리 뛰어난 정책은 고사하고, 하는 시책들 거의 모두가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된다. 그래서 선진국의 명문대학의 교수들은 대부분 타 대학출신들이며 또한 대기업의 운영자들도 다양한 대학출신으로 구성하는 경영원칙이 있다고 한다.

 

3) 외부와의 고립: 패거리는 폐쇄된 집단에서 끼리끼리의 이익에 치중하다보니 밖에 세상과는 담을 쌓게 된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반듯한 생각이나 실효성인 있는 지식이 얼마나 있느냐 보다는 누구를 아느냐를 더 소중히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담 안에 이해관계가 있다 보니, 현 정부에서와 같이 세상일에는 필요한 말도 반듯한 행동도 못하게 된다. 외부와의 고립은 국가안보 및 외교경제정책에 치명상이 된다.

 

4) 패거리 싸움: 뜻을 같이 하는 정치인들이 모인 정치패거리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싸움질을 당쟁(黨爭) 혹은 좋은 말로 붕당정치(Coterie politics)라 한다. 당쟁이란 지역적인 이해관계, 학문적인 견해차, 연령이나 직위에 따른 시국관 등으로 입장을 같이하는 인물들끼리 패를 형성하여 그에 반대되는 패거리와의 반목대립이다.


    조정 관료들이 서로 파벌을 이루어 정권을 다투는 한국의 패거리싸움은 고려 말부터, 지방출신 지주의 지식인들이 중앙에 진출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특히 조선왕조의 제11대왕(中宗)에서 제18(顯宗)까지의 약 115(1544-1659)간 사색당파간의 패거리싸움 정신을 이어받은 후예들, 21세기 민주주의 정당정치에서 국록을 먹는 패거리들이 되어 국익보다는 정당과 사()적 이득을 위해 친노, 비노, 친박, 비박 혹은 진보와 보수 간의 정치패거리 싸움을 계속함으로 온 사회를 불안하게 한다.

 

    정치패거리싸움은 자신들의 허실은 염색하는 한편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탓으로 권력을 잡으면 적폐청산 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적인 보복으로 남의 약점만 과장하는 한편 명분집착, 질투와 작당, 비합리적인 사고방식, 책임전가, 공사의 무분별, 분노의 언어폭력 등등을 서슴지 않는다. 공익을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사소한 교통사고에 이르기까지 죽기 살기로 국민들을 선동한다.

 

    패거리 국민성이 어느 날 원자탄에 의해서 한반도에서 자취를 잃은 날이 오면 어떨까 한다. (저자: 어른을 위한 인성교육, 2016). yonghob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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