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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는 한국 지식인들
07/21/2019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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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는 한국 지식인들

 

방용호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는 하지만, 늘 몸과 마음을 괴롭히는 역경(逆境)들이 연속된다하여 인생을 고해라고 부른다. 이에는 두 원인이 있다. 그 첫째로 우리는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전적으로 생태계에 의존되고 있는 가혹한 소비자이자 파괴자 일뿐 보탬을 주는 것이 전무한 탓이고; 둘째로 인간은 혼자 고립되어 살수 없고 반듯이 무리를 지어서야만 번식과 번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탓으로 인간사회는 늘 천재(天災)와 인재가 따르게 된다.

 

    우리에게는 그 역경들을 견딜 수 있는 대책(Countermeasure)이라는 지식과 지혜가 있음으로서, 오히려 그 고해들을 통해서 인생의 보람을 찾게 된다. 대책 중에는 어떠한 사태에 대응하는 대응책(對應策)이 있는가 하면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사건에 미리 대비하는 대비책(對備策)과 시급한 재난에 대하여 대처할 방비책(防備策)도 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역경(Adversity)의 종류와 규모는 사람이나 집단마다 다양할 것이나 대책을 마련할 인간마다의 지식과 지혜 또한 만만치 않다. 그래서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되고 발전하게 된다.

 

    인생의 공통된 과제는 피할 수 없는 역경들로부터 자기의 안녕을 보호 하면서 제대로 먹고 살아 갈 수 있는 묘책을 추구하는 일이다. 유목민들은 길고 긴 추운겨울이라는 역경을 대비하기위해서 양지바른 곳을 모색하는 것이 그들의 최선의 대책이었다면 농경사회의 역경은 아마도 예측할 수 없는 가뭄에 대한 대비책일 것이다. 내가 해방직후 숙부님댁에 얹혀서 농사일을 배운 유년시절, 고향마을의 벼농사는 하늘에서 나리는 빗물에만 의존하는 천수답(天水畓)만이 있었다. 되풀이 될지 모르는 가뭄의 대비책으로 마을에서는 전에도 늘 그랬듯이 매해 기우제라는 제사를 지냈다.

 

    기우제보다 더 신뢰성이 있는 토목공학이라는 지식을 기초로 한 수리시설과 같은, 과학적이고 효율성이 높은 대책들을 모색하기위해 오늘의 우리는 서로가 보고 물으면서 지식을 쌓는다. 그리스의 고대 철학자 플라톤이 정의한 지식은 정당화된 참된 진지(眞知, Episteme)이며 또한 진리와 같은 것으로서, 단순한 짐작이나 억측과는 다르다고 했다. 안다는 것은 우리시대의 가장 능률적인 생존수단이기에 사람들은 경쟁적으로 소중한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지식인을 양성하게 된다. 그 결과로 한국은 아시아의 호랑이라고 불리는 경제대국이 된 것이다.


    지식을 갖춘 사람들을 총칭하는 지식인들에게는 사회에 미덕이 되는 무엇인가를 개발 창조하기위에 집념해야하는 공통된 책임이 있다. 불란서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80)에 따르면 공공 지식인(Public Intellectuals)의 고유목적은 사상의 자유와 진리를 추구하면서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를 위한 원대한 방책을 제시하는 의무이다.

 

    이러한 사회 공익을 위한 지식인의 적극적인 공헌은 우리 역사의 시무책(時務策)이라는 제도에서 보듯이, 그 시대가 당면한 난국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여 국왕에게 건의하는 사례들이었다. 고려시대에는 정사의 잘잘못을 논하여 임금에게 올리는 상서에 더하여 과거시험 과목에까지 시무책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시무에 대한 의견을 널리 구하여 시무책이 진언되었을 뿐만이 아니라 학자들이 시무책을 진언하는 상소들이 자주 있었다. 조선시대의 문신학자 이이(李珥)1574년에 왕 선조에게 올린 만언봉사(萬言封事)그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다.


    국가의 생산능력과 경제규모가 커 갈수록 시대마다 당면하는 시국(時局)정세를 대비하기위한 지식인들에게 요구되는 대응책은 왕전시대의 시무책들에 비할 바 안 되게 많으며 또한 다양하고 복잡하다. 그러나 한국에는 무능한 군주를 원망하는 혼용무도(昏庸無道)와 같은 사자성어를 만드는 교수님들 뿐, 산적하고 있는 시국들을 염려하며 대책을 제시하는 지식인들은 별로 있는 것 같지 않다. 시국대책을 창출해야할 지식인들이 입신출세를 위해 정치집단에 가담함으로서, 오늘의 한국사회는 플라톤이 정의한 참된 眞知의 지식인이 고갈된 탓이라고 믿게 된다.

 

    한국사회에는 정부수립이후 최근 몇 년처럼 국내외의 시국정세에 대한 지혜로운 지적대책이 요구되는 시대는 없었던 것 같다. 국가주체성을 위시하여 국가안보, 반공사상, 시민의식의 타락, 거짓과 뇌물문화 등등으로 국가가 망국일로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세간의 지식인들은 좌파와 우파 혹은 진보와 보수의 패거리로 나누어 서로가 칼날보다도 더 무서운 비방과 비판을 일삼는 집권자들의 마당쇠가 되였다. 뜻을 모아 시국의 대응책(Plan of Action)을 제시하는 지식인은 없다는 말이다. ‘지식이 없음으로 나라가 망한다고자기 백성들에게 경고한 고대 이스라엘의 선지자 호세아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다.

 

    아무리 박식한 지식인들이라도 집단적인 개성과 석학 본연의 긍지가 없으면, 대중처럼 권력층의 뜻에 따라 휘둘리는 무지한 수동적인 민초와 같은 존재가 된다. 지식이 사회질서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지식인들이 뜻을 모아서 원대한 국가 장래를 위해 장기적으로 꾸준히 대책을 강구하면서 고취(鼓吹, Advocacy)하는 두뇌집단(Think tank)과 같은 선비사상으로 결속되고 조직된 지식인단체(Institution)가 불가피하다. 그들이 사회각층과 집권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게 되면 직관(直觀, Intuitionism)정책이라는, 관중의 열기로 시행하는 탈원전과 같은 정책까지도 예방하여 국고의 낭비를 줄이게 된다.


    한국과 같은 배타주의가 농후한 사회에서 사르트르가 정의한 참된 지식인다운 지식인이 되려면 우선적으로 온전히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무관해야만 한다. 그리고 시국대책을 연구하며 창도(唱導)하려면 서원공부를 하는 선비다운 생활자세가 절대적이다. 그들에게는 과거에 집착하여 옳고 그름을 가리는 비판이 아니고, 역사의 전모와 통계를 토대로 합리적이고 장기적인 국가적 대계를 구축하는 창의적인 대책을 세우는 책임이 있다. 그러한 과학적인 대책이 없는 한 우리사회는 기우제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한국사회에도 시국대책을 眞知로 마련하기위한 선비다운 지식인들의 두뇌집단이 속히 만들어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yonghob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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