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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움직이는 두뇌집단
06/18/2019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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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움직이는 두뇌집단

 

방용호


     지식이란 배우고 경험한 사실이며 과학이다. 일반 사람들에게 보편화된 지식을 상식(Common sense)이라 부르고 깊이 갈고 닦아진 지식은 전문지식이라 한다. 사회생활에서 사리(事理)판단을 제대로 못하면 상식밖에 라고 말한다. 오늘의 한국사회에는 비상식적인 언행과 사건들이 수 없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고대 이스라엘의 선지자 호세아는 자기 백성들에게 지식이 없음으로 나라가 망한다고경고했다는 기록이 있다.

 

     ‘지식이 있는 사람은 힘을 발휘한다는 성경말씀에 더하여 아는 것이 힘이라는 명언도 있다. 지식으로 만든 새 물건들을 자유롭게 팔고 사는 교역이 계속됨으로 우리의 삶은 매일 더 풍요로워진다. 폐쇄되었던 한국사회도 선교사들에 의해 도입된 신학문에 눈이 떠, 오늘의 대한민국은 문맹률을 1%미만 그리고 IQ 평균 105가 넘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그 교육을 위해 정부가 부담하는 교육비(2017)는 총 국가예산의 14%, 국방비에 비해 4%가 높다.


    그렇게 배출한 고급인력으로 한국은 세계적인 산업국가로 등장하여, 조선, 석유, 원전, 전자통신 분야에서는 한때 세계적인 경쟁에서 선두를 차지했었다. 아무리 비싸게 길러낸 고급인력이라도 국내에서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면 값싼 일자리(閑職) 혹은 무직자가 되어 이곳이 나라냐는 말로 집권자들을 원망하다가 끝내는 외국으로 팔려나가는 두뇌유출(Brain drain)에 가담하게 된다. 인력의 활용문제는 집권자들의 몫이나, 지식인 자신들에게는 어떻게 힘을 발휘하느냐에 있다.

 

    오늘의 한국사회에 절실하게 요구되는 지식인은 두 얼굴을 한 조선시대의 사대부가 아니라, 지식인다운 품위와 덕목, 사회를 위한 책임 그리고 국가에 대한 원칙 등이 절대적이다. 부정에 굴복하며 불의와 타협하거나 공명심에 빠져 지식인다운 품격을 잃으면 상식조차 없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게 된다. 지식인들이 지식인답게 반듯하지 못하면 오늘의 한국사회에서와 같이 어느 사회에서도 집권자들의 마당쇠노릇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아무리 전문적인 고급인력이라도 집단적인 개성이나 시대적인 긍지가 없으면, 대중처럼 지배층의 뜻에 따라 휘날리는 무지한 수동적인 존재가 된다. 지식이 사회질서의 중심이 되어야하기에, 나는 오늘 한국을 움직이는 두뇌집단(Think tank)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정치외교를 포함한 사회만사가 이치(理致)에 따라 지식인들이 과학적으로 운영하는 세계추세를 인식한 탓인지, 세종연구원은 1996년 스미스(James Allen Smith)의 저서(Idea Brokers, 1991)를 손영미씨가 옮겨 미국을 움직이는 두뇌집단들이라는 이름으로 출판했다. 그러나 아직 한국에는 그러한 지식인들의 집단 활동은 보이지 않는다.

 

    두뇌집단이란 같은 특정분야에서 훈련되고 경험이 깊은 전문지식인들이 국가의 장래를 위해 장기적으로 꾸준히 공부하며 고취(鼓吹, Advocacy)하는 학당이라 하겠다. 세계적으로 이러한 집단은 7,500(2016)개에 이른다. 현대식 최초의 두뇌집단은 1831년에 성립된 영국의 국방과 안보에 관한 ‘RUSI’라는 정부기관이고, 미국에는 1910년에 사설로 시작한 '세계평화를 위한 카네기(Carnegie)재단이 처음이다. 100여개에 달하는 일본의 집단들은 재벌 기업들의 전유물로, 삼성경제연구소와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두뇌집단은 국가 100년 대계를 위한 전략(Strategy)을 연구하며 창도(唱導)하는 국가적인 사명이 있기에 지식인이라면 한 몸 바쳐 헌신할 만한 꿈의 전당이기도 하다. 특히 오늘의 한국과 같은 혼란스러운 사회 환경에서의 석학들에게는 두뇌집단은 매우 이상적인 서원이 아닌가 싶다. 다만 입신이 안 될뿐더러 온전히 정치성을 떠나 학문의 <원칙과 기본원리>에 따라 서원공부를 계속할 지식인이 얼마나 있느냐에 있다. 그러나 오늘의 국내외에는 나라를 걱정하는 내놓으라하는 두뇌, 실무경험을 갖은 원로석학과 투철한 사명감이 높은 퇴역장성들이 무수하기에 희망을 가져본다.

 

    두뇌집단이 석학들의 서원이 되려면 정치인 그리고 정치성을 띤 재원을 완전히 배제해야함으로, 아버지의 차고에서 시작한 많은 창업자들처럼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출하려는 긍지(Dignity)와 탁월한 지도력이 불가결하다. 그들에게는 과거에 집착하여 옳고 그름을 가리는 공부가 아니고, 역사와 통계를 토대로 합리적이고 장기적인 국가적 대계를 구축하는 창의적인 연구인 것이다. 뜻을 모아 선을 이루는 반듯한 지식인다운 일념(一念)이라 하겠다.

 

    창업자의 상품이 시장에서 유행 되듯이, 두뇌집단도 사회각층으로부터 믿음을 얻어 집권자들에게까지 현명한 조언자(Mentor)가 된다면 위험한 직관(直觀, Intuitionism)정책까지도 예방할 수가 있게 된다. 직관정책이란 깊은 생각도 부작용의 가능성도 검증해보지도 않은 채 관중의 열기로 하는 정부시책이다. 그 한 예가 영화나 언론기관의 거짓선동에 사리판단을 못하고 단행한 탈원전과 같은 비합리적인 정부시책일 것이다. 최근의 미중패권전쟁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두뇌집단의 원칙이 있다면, ‘인도태평양전략일대일로의 양자택일에서 한국의 입장을 쉽게 결정할 수 있지 않겠는가?

 

    지성이 잃어가는 우리사회에도 75세 생일날을 맞아 세계평화를 위해 일금 1천만 불을 기증한 미국의 카네기와 같은, 지식을 아끼며 지성인들의 힘을 믿는 후원자가 있으면 한다. 상식이 고갈된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을 지식인들에게 가져 본다. 모두가 이성을 잃고 비정상적이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그들만은 아직 시대적 사명감과 책임의식을 실현하는 선비정신이 남아 있지 않을까하는 바램이다. 그래서 나는 지식이 있는 사람은 힘을 발휘한다는 성경말씀에 큰 희망을 갖는다. yonghob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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