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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있는 성공스토리
08/05/201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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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에는 이런 속설이 있습니다. ‘스타는 명장이 될 수 없다.’ 현역 시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스타플레이어는 훌륭한 감독이 되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예전에 한 농구 감독은 저에게 그 이유를 들려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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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3점슛을 던진다고 칩시다. 보통 감독이라면 선수에게 슛하는 요령을 가르쳐줍니다. 골이 안 들어가면 문제점이 뭔지 짚어보고 선수가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그런데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은 그 선수가 왜 3점슛을 못넣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기가 3점슛 넣은 시범을 한 번 보여준 뒤 ‘넌 왜 이렇게 못해’라고 질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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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수긍이 갔습니다. 물론 스타 출신 감독 중에 좋은 성적을 거둔 지도자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무명 선수였다가, 아니면 부상이나 다른 이유로 일찌감치 현역 생활을 접은 선수가 지도자로서 성공을 거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 사례로 프로야구의 SK 염경엽 감독(51)을 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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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태평양 돌핀스에 지명된 염 감독의 선수시절 성적은 ‘처참’했습니다 프로에서 10시즌을 뛰는 동안 규정타석을 소화한 것은 단 한 시즌(1994년)에 불과했고, 그해 타율 2할1푼2리가 커리어하이였습니다. 은퇴 후에는 구단 프런트로 일했고 짧은 코치 생활을 거쳐 2013년 넥센 히어로즈의 감독으로 부임했습니다. 하지만 지휘봉을 잡은 네 시즌 내내 신생팀이나 다름없던 넥센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고,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에도 한 차례 진출했습니다. SK 단장을 거쳐 지금은 SK 감독에 올라 ‘명장’ 소리를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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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끝난 20세 이하(U-20) 월드컵 축구에서도 ‘무명 사령탑의 반란’이 감동을 안겼습니다. 주인공은 정정용 감독(50)입니다. 변변한 프로 경력이 없는 그 역시 부상 때문에 29세의 젊은 나이에 축구화를 벗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피나는 노력과 학구열로 유소년 축구의 기반을 닦았고, 마침내 사상 첫 U-20 월드컵 준우승의 쾌거를 이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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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무명선수 출신 지도자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신이 어려운 시절을 겪었기에 선수들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그들의 편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어린 선수들의 힘든 상황을 자기 일처럼 받아들이고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않습니다. 바로 공감과 소통입니다. 열정도 뜨겁습니다.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실패를 제자들이 겪지 않도록 단점을 고쳐주고 실수하지 않도록 가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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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일류 대학, 좋은 학과를 나오면 출세하는 길이 다소 수월할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일류대 출신이 아니더라도 성공하고 존경받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과 같은 양극화의 사회,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현실과 서열 위주의 입시시스템은 아직도 젊은이들의 꿈을 가로막는 큰 장벽입니다. 우선 이런 걸 먼저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더 많은 ‘염경엽’이나 ‘정정용’ 감독이 나올 겁니다. 무명 출신 스포츠 감독들의 성공 스토리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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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민 에디터 겸 편집장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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