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이벤트]애국자가 따로 있나요.
10/26/201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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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자가 따로 있나요



2000년 여름 캐나다 켈거리에 정착한 이후

어느 통신 회사에서 4년간 일한 적이 있었다.

이 회사는 건물 안에 네트웤 장비와 케이블을 설치하고

고객에게 통신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내가 했던 일은 컴퓨터 단말기와 스위치 장비 사이에

광섬유나 유선 케이블을 설치하고 모아진 케이블들을

패치패널(patch panel)이라는 집선장치에 연결하는 일이었다.  


업무의 특성상 낮에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주말이나 휴일 특히 야간에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작업 현장에서의 업무가 팀 단위로 이루어지다 보니

팀에는 젊은 캐내디언도 있었고 나와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도 있었다.

일하는 시간에는 개인이 아닌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일을 하므로

팀웤을 중요시하는 근무 분위기가 어떤 것인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내게 한국에서의 케이블링 분야의 경력은 별로 없었지만 

통신분야의 일이란 상호간 유사점이 많아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일이었다. 


업무 총괄을 맡은 Operation Manager가 요구하는대로 문제없이

일을 해내다 보니 그 녀는 나를 "cabling master" 혹은

"cabling doctor"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분야에서 "내가 1인자다"라는 자세로 일하다 보니

작업 결과는 캐내디언들이 해낸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이른바 '주인의식'을 갖고 일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의 차이는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다.


연말이 오면 회사에서 홀을 빌려 송년 파티를 했는데

그 날은 모든 음식과 음료가 공짜 였다,

특히 디제이가 진행하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전 직원이 모여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캐나다에 이민와서 자기 전공의 직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지루한 구직활동에 한계를 느낀 사람들은  

다른 분야의 일자리를 갖는게 현실이다. 

흔히 이민와서 한국에서 가졌던 직업을 얻으려면

일백통 이상의 이력서를 보낼 수 있어야 하며

설사 일자리를 얻었다 하더라도 

'평생직장'의 개념은 일찌감치 버리는게 좋다고 말한다.


캐나다에서의 첫 직업이라 낯설기는 했지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로 매사에 최선을 다했다.

열심히 일하다 보면 사내 Job posting이 뜰 것이고

나의 전공을 찾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미국과 캐나다에서 직업을 찾을 때 이력서에 

 훌륭한 Reference(추천인)을 내 세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다.

    

일한지 4년 뒤 나의 비지니스 때문에 회사를 떠나긴 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Personnel Manager(인사 담당)는 내게 말한다.

"해리, 당신처럼 일하는 한국사람 있으면 추천해 줘, 의심하지 않고 채용할께"

"언제 우리 회사로 다시 돌아 올거야, 모두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이민와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얼마를 받든지 간에 관계없이  

자신의 좋은 평판을 남기는 것은 

진정으로 본인을 위한 길이요

나아가 모국을 위하는 길이다.


(후기)


2016년 여름 어느날,

위의 통신업체의 메니저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새로운 대형 프로잭트가 생겨 신규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면담을 위해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몇몇 동료와 상사들이 반갑게 나를 맞이하며 

기쁨의 악수와 포옹을 하는데 왜 그리 눈물이 나오던지..


10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그들은 여전히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날 프로잭트를 잘 마무리 해 준 것 처럼

일해 달라는 것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은

타인의 기억 속에 잊혀진 사람이라고 하는데 

  누군가로 부터 '나'라는 존재를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기쁜 일이며 가슴 벅차 오르는 일이다.  

달리 생각하니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며 

진정한 애국자 중의 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 며칠 후면 나의 옛 일터로 돌아 간다. 

타임 머쉰을 탄 기분이다.

그리고 내가 할 일은 그들의 요청에 대한 보답으로 

나의 생애를 이 회사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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