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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의 시간
06/06/2020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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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보니 별 거 아니었다.

돌이켜 보니 오늘이 행복이었다.



발을 다친지 4주 가까이 되었다.

몸을 지탱하고, 보행에, 행동에 제약이 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날짜만 세는 생활을 하고 있다.

발의 새끼발가락으로 나가는 중저골이 붙도록 수술을 했는데 가만히 있어야 회복이 빠르다니 처음에는 가만 있는게 그리 어렵게 생각되지 않았는데, 날이 지날 수록 '가만' 있어야 하는 것은 참으로 힘든 고행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발이 불편하니 집안에서도 목발을 짚고 다녀야하고 목발을 오른쪽 다리로만 지탱하다보니 허벅지 근육과 발목 밑에 무리가 갔는지 힘이 빠져 1M의 움직임도 힘겹다. 발바닥은 몸의 2%밖에 되지 않는다는데 발바닥 면적이 신체의 나머지 98%를 지탱한다는 것이 참으로 경이롭기만 하다. 

이렇게 몸이 다쳐서 불편하다보니 평소 잊고 지내던 신체 건강이 새삼스럽다. 몸의 한부분이라도 손상되어 생기는 통증과 상처는 어쩌면 몸을 보호하려는 가장 빠른 표현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보듬고 다듬는 휴식을 하고 회복을 하니까 말이다.

불편한 곳이 발이다 보니 때마다 식사 챙겨먹기도 힘들어 발이 다치기 전에는 간식 수준의 요깃거리가 거의 식사가 되다시피 했다.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남편은 마실 물 몇 병을 식탁에 놔주고 나가고, 한번씩은 나이드신 친정엄마가 오셔서 식탁위에 변질되지 않을 만큼의 빵과 떡을 놓아주시고, 옆동의 친구가 점심을 챙겨주러 가끔 방문하고...., 날이 지나면 회복의 시간은 가까워오니 그나마 날이 가는 것이 위안이 되곤 한다.


주말에는 딸아이가 한동안 외출이라는 것을 하지 못한 내게 시간을 내주어 둘만 외식을 하기로 나가기로 했다.

남편은? 나의 남편은 아내가 다쳐도 본인의 사회생활을 위하여 주말에는 '배려' 라는 단어를 잠시 본인의 사전에서 빼놓았다.

전에 한 약속때문에, 약속은 지켜야 하는 것이니까, 갑자기 다친 아내때문에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친구들과 설악산 등반을 갔다. 그리고는 사진 몇 장을 찍어 보낸다. 남편이 주말에도 바쁜 거 나는 다 이해한다. ^^

평일엔 출근 전에 고양이 화장실을 치워주고, 청소기를 돌려주고 나가니까..., 

그것도 참 잘하는 것이라서 너무 고마운 거니~,

그러니 나도 내 사전에서 '불평' 이라는 단어는 빼놓으려 한다.


오랜만에 베란다에서만 내다 보던 밖으로 나왔다.

아파트 정원에는 잎이 무성해진 매화나무에 매실이 탐스럽고, 넝쿨장미는 벌써 뜨거워진 태양에 꽃잎을 다 태워버렸다.

무화과가 열렸고, 앙증맞게 이뻤던 사과나무꽃은 애기사과를 매달아 놓았으며 갖가지 화초들 심겨진 풍성한 화단에는 때마침 종처럼 예쁜 잔대꽃이 피고 지면서 6월은 짙은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딸아이가 맛있는 바지락 칼국수를 먹으러 가자며 데리고 온 곳이다.

집에서 차로 20분 정도 왔는데, 의왕시 변두리의 소문난 맛집이란다.

국수가 보이지 않게 바지락이 푸짐하던 칼국수는 칼칼한 겉절이와 먹으니 일품이다.

올챙이 모양이라서 올챙이 감자만두는 딸아이가 좋아해서 시키고....,

점심 식사후엔 동네 친구들과 오랜만에 숲이 보이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즐기고 왔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도~ 모든 것이 좋았다. 







































지나고 보니 별 거 아니었다.

돌이켜 보니 오늘이 행복이었다.


6월, 회복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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