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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 산장(tong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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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10/11/20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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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가을   함민복





가을 소풍길에서 우연히 본것처럼 산장 뒷 길에 

잡초속에 뭍혀서

숨 죽이던 밭에.

 

차마 투툭 따기조차

아쉬운

파란 사과가 꿈처럼 달려있습니다.





시인 함민복님은 사과 한 입 베어먹는 찰라를 이렇게 ..남겨놓습니다.


사과나무를 감싸던 눈송이를 먹는다

사과 위를 지나던 벌레의 기억을 먹는다

사과나무에서 울던 새소리를 먹는다

사과나무 잎새를 먹는다

.




산장에 가을이

사과나무에 딱 한그루에만 먼저

알립니다.



흐마하여

보기만 하여도 설레고 곱고 잎 조차 버리기 어려웠습니다.




 

만국기가 펄럭이던 가을 운동회 어느 날 ...

할미가 내려놓은 보퉁이 속에 쓰윽 얼굴을 내밀던 그 국광.


한입 베어물면 아스스 시리고 찬 맛이

새로 솟아 나오는 송곳니를 아프게 했던 그 기억.......


생각하면 그리움에 눈물이 뜨끈하니 고이는 그 추억 한 가운데 있던 사과. 파란 사과와 국광이

내 십 여년을 살던 집 뒷 산에서


오랫동안 나를 가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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