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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민은 웃통 벗고 선인장 껴안는 지도자보다 안정감 있는 리더 원할 것” [인터뷰]
12/13/201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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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민은 웃통 벗고 선인장 껴안는 지도자보다 안정감 있는 리더 원할 것” [인터뷰]



본문 기사를 읽으면서~~~~!
가장 가슴에 와 닿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총리에게 대통령 전용기를 내어 주어서~총리가  해외 순방을 갈때에도~~!

이낙연 총리는~~대통령 전용기 안에서~~~의자에 앉아서 쪽잠을 자면서~~
절대 대통령 침실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것은~~~! 

읽는자로 하여금~~~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게하며~~~!
그의 인격을 가늠하게 만든다~~~!

대통령과 총리의 이런 부분은`~~
너무나 닮아 있다`~~!

ㆍ대선주자 선호도 ‘1위’ 이낙연 총리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 총리는 ‘미래’를 향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김정근 선임기자 jeongk@kyunghyang.com

이낙연 국무총리(67)의 이력서에는 ‘빈칸’이 없다. 투자신탁회사-동아일보 기자-국회의원(4선)-전남지사-총리를 거치는 동안 하루도 쉬지 않았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백수”(이 총리 표현)가 된다. 차기 총리 인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총리의 위상은 독특하다.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이자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다. 전자는 대통령의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낙연의 현재’를 상징한다. 후자는 대중의 호감을 얻고 있다는 의미다. ‘이낙연의 미래’와 관련된다. 이 총리는 그동안 ‘현재’에 충실하려 애썼다. 누가 ‘미래’를 물을라치면 손사래부터 쳤다. 백수가 되어 광야로 가면 달라질 것이다. 21대 총선(2020년 4월15일)이 넉 달 앞이다. 정치지도자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해야 한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이 총리를 지난 9일과 11일 두 차례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났다. 현재와 과거를 이야기할 때는 망설임도 막힘도 없었다. 미래를 말할 때는 한 단어 한 단어 신중하게 곱씹었다. 그러나 의지는 분명했다.

“이낙연이 무슨 모험을 할까? 생각하는 분들이 더러 있어요. 하지만 제 인생은 항상 모험의 연속이었습니다. 국회의원 하다가 도지사 도전할 때는 8 대 2로 제가 진다고들 했어요. 그러나 도전했고 성공했거든요. 안주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쉽게 만족하지 못하는 습성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조직논리에 빠져들지 않고, 독립적이며 비판적이려 하지만, 필요한 목표가 생기면 매진합니다.”

정치인 이낙연이 ‘꿈꾸는’ 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성장과 포용이 같이 가야 합니다. 과거처럼 고속성장을 할 수는 없지만, 속도를 낮추더라도 페달을 계속 밟아야 해요. 이를 대전제로, 격차를 완화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합니다. 우리의 격차가 다른 나라보다 조금 더 불건전한 게 사실이에요. 노동소득의 격차보다 자산소득의 격차가 커서 세습자본주의로 흐르는 경향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가 숙제입니다. 결국에는 보텀(Bottom·바닥)을 얼마나 보장해주느냐가 관건입니다. 위쪽은 신산업·혁신에 의해 격차가 생기더라도, 바닥을 받쳐주면서 더 이상 낮아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국민과 자기 조직 사이, 지도자급 정치인은 그 중간쯤 있어야”



문재인 정부가 지난달 9일 ‘반환점’을 돌았다. 내년 4월 총선이 끝나면 시선은 조금씩 ‘차기’로 이동할 것이다. 한국갤럽의 지난 3~5일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이하 호칭 생략)가 26%로 선두에 올랐다. 2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낙연의 절반인 13%였다. 13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호감도 조사’에서도 이낙연은 50%로 1위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7명 중 유일하게 호감도가 비호감도(33%)보다 높았다(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현직 총리가 차기 대선주자 1위 자리를 장기간 지키는 건 이례적이다. 전직 총리라 해도 대통령을 치받고 ‘자기 정치’를 할 때 대선주자급으로 올라서곤 했다. 김영삼 정부 때 총리직 사표를 던진 이회창이 대표적이다.

이낙연은 이회창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문재인 대통령은 총리의 해외 순방에 대통령 전용기를 내줄 만큼 이낙연을 신뢰한다. 이낙연은 전용기를 타도 대통령 침대에 눕지 않고 책상 의자에 앉아 쪽잠을 잘 만큼 ‘선’을 지킨다.

2인자의 처신을 잊지 않으면서 ‘차기’로 향하고 있는 이낙연의 속내가 궁금했다. 지난 9일과 11일 두 차례 만났다. 그는 “며칠 계속하는 인터뷰는 처음”이라면서도 성의 있게 임했다. 추가로 서면답변도 보내왔다.

■ 이낙연의 현재

지난 10월28일, 이낙연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가 됐다. 이후엔 자신의 기록을 매일 스스로 경신하는 중이다. 이낙연은 “국정의 모든 분야를 되도록 깊이 알고, 그것을 국민에게 쉽게 설명해드리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결과에 만족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호감도 조사도 7명 중 1위 차지

현장 중시…일정 많은 날 19개

“국민은 재해 대처 모습에 신뢰감”


-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배경이 뭐라고 보나.

“분석가들은 안정감과 균형감 등을 꼽는 것 같다. 국민들은 AI 같은 가축전염병이나 메르스 같은 감염병, 산불·태풍 등의 재해에 대처하는 모습에서 신뢰감을 가진 것 아닌가 싶다.”

이 총리는 문재인 정부 초기 ‘내각의 군기반장’ 역할을 하며 국정운영을 노련하게 뒷받침했다. 특히 현장을 중시하고, 자주 찾았다. 일정이 많은 날은 하루 19개까지도 소화했다. 지난 4월 강원도에 큰 산불이 났을 때는 피해 주민들의 혈압약까지 챙겨 화제가 됐다.

-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사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회의원들은 정치적 의도를 갖고 묻는다. 정부로서는 그런 의도를 중화시켜야 할 때가 있다. 사실(fact) 중심의 답변으로 균형을 잡는 게 좋다. 분위기가 날카로워지지 않게 하려면 유머도 필요하다.”

2017년 9월 대정부질문 때다. 당시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이 “한국은 의심의 여지 없는 제왕적 대통령 1인제”라며 삼권분립이 무너졌다고 질타했다. 이낙연은 그 직전 그 자리에서 있었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을 거론하며 “조금 전에 삼권분립을 체험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황 의원은 머쓱해졌다.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과의 문답도 유명하다. “MBC 김장겸 사장 내쫓을 건가! 최근 MBC, KBS가 불공정 보도를 하는 걸 본 적 있는가”(박대출) “(MBC, KBS를) 잘 안 본다. 꽤 오래전부터 좀 더 공정한 채널을 보고 있다.”(이낙연)

이낙연은 이미 민주당 대변인 시절 촌철살인의 논평으로 이름을 날렸다. ‘지름길을 모르거든 큰길로 가라. 큰길도 모르겠거든 직진하라. 그것도 어렵거든 멈춰 서서 생각해 보라’(2002년 10월)는 논평은 그의 대표작이다. 당시 노무현 대선후보의 지지율 하락으로 탈당이 잇따르자, 초보운전자를 위한 격언을 빗대어 탈당자들을 꼬집었다.

- 총리직을 마치고 ‘여의도’로 돌아가면 어떤 역할을 맡게 되나. 총선에 직접 출마할 건가.

“정부·여당의 일원으로서 제게 요구되는 일은 무엇이든 할 생각이다. 다만 제가 이걸 하겠다, 저걸 하겠다고 말하는 건 어색하다. 당에서 ‘모종의 그림’이 있지 않겠는가.”

‘안티’ 적지만 팬덤도 세력도 없어

“학생 때 데모 해도 중간에 섰고

정치도 계파 활동 열심히 안 해”

깐깐한 총리, 만기친람 비판에

“각론 약한 정부·정당 나아져야”


- 이른바 ‘안티’가 적다. 하지만 ‘팬덤’이나 ‘세력’도 없는 건 약점이다.

“뭉쳐 다닌 적이 별로 없다. 학생 때도 데모에 참여는 했지만, 가운데나 뒷줄 정도에 섰다. 정치권에 들어와서도 계파 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 나 혼자 잘난 척하는 건 아니다. 집단의 일원으로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게 익숙하거나 편안하지 않을 따름이다.”

이낙연은 오랜 시간 정치를 해왔지만, 대중이 연상하는 전형적 정치인상과는 거리가 있다.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막걸리를 즐기지만, 사교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골프도 실내연습장 한 번 가본 게 끝이다.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이 ‘매일 일정량’ 필요하다. 그는 이를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 같은 생물학적 요구”라고 표현했다.

- 집단 내에서도 독립적 관찰자의 시각을 견지하는 것 같다. 대중정치인으로는 마이너스 아닌가.

“지도자급 정치인은 국민과 자기 조직·정당 사이, 그 중간 어딘가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쪽으로 치우쳐 지도자 역할을 잘 못하게 된다.”

- 총리가 깐깐해서 참모로 일하는 일이 어렵다고들 한다. ‘만기친람’에 대한 비판도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늘 미안하다. 정당이건, 정부건 ‘하우 투 두(How to do)’ 즉 각론이 약한 경우가 많다. 그들의 일이 늘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모들에게만 까칠한 것도 아니다.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크리스마스실 증정식. 이낙연은 대한결핵협회 임원들과의 환담 자리에서, 시골의 작은 우체국에서도 실을 살 수 있는지 물었다. 불가능하다는 답을 듣자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판매하는지 물었다. 젊은이와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더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환담 자리는 환담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 접견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이 총리는 ‘총리 이후’를 묻자 “정부·여당의 일원으로서 제게 요구되는 일은 무엇이든 할 생각”이라며 “당에서 ‘모종의 그림’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정근 선임기자 jeongk@kyunghyang.com

■ 이낙연의 생각

- 이른바 ‘김기현 하명수사 의혹’과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이 정권의 도덕성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가 이뤄지고 진실이 곧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

- 다르게 물어보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금 ‘할 만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보나.

“제 나름의 많은 생각이 드는데, 지금은 (수사) 과정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제 생각을 말하지 않고 지켜보려 한다.”

- 북한이 공언한 ‘연말 데드라인’을 앞두고 북·미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분 동안 통화하며 필요한 말씀을 나누신 것으로 안다. 우리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할 것이다. 북한과 미국이 가까운 시일 안에 정상회담을 열도록 양측이 준비 과정을 조속히 갖기를 바라고 있다.”

- ‘모두’에는 어떤 것들이 포함되나.

“그걸 다 밝히기는 어렵다. 다만 한국이 해야 할 일이 있고, 북한과 미국이 해야 될 일이 있다.”

나토 정상회의가 약화되는 까닭

“냉전 무너지며 동맹 개념 흔들려

지금 한국이 받는 모순된 요구는

동맹 유지하며 냉전 극복하는 것

북·미 사이 할 수 있는 일 할 것”


이낙연은 얼마 전 폐막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이야기를 꺼냈다.

“나토 정상회의가 왜 성과를 못 거뒀는지 아느냐. 중심을 잡던 국가의 리더십 약화도 원인이지만 그 이전부터 나토는 그런 길로 가고 있었다. 냉전 붕괴 이후부터다. 동맹이란 냉전을 전제로 한 것이니까. 유럽은 확실히 냉전이 무너졌다. 그러다 보니 동맹 개념도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아시아는 아직 냉전이 남아 있다. 동맹이 냉전을 전제로 한 거라면, 우리는 숙명적으로 모순된 요구를 동시에 받고 있다. 동맹은 유지하되, 냉전은 극복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고 상대도 만만치 않다. 동맹이나 우방들도 과거와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그 사이에서 동맹은 어떻게 유지하고, 냉전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그런 난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과거의 어떤 정권들처럼 냉전 극복은 포기하고 다른 한쪽만 강조할 수도 없는 것이고…. 모순된 요구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못한 사람들이 우리 내부에 있다. 그러나 그 모순을 안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동맹의 유지와 냉전의 극복, 양쪽 다 진척시켜 가야 한다.”

- 수도권 아파트값이 폭등하고 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강력한 대책들이 계속 나올 거다. 지금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 미온적 대책을 찔끔찔끔 내놔 내성만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그때는 합리적이라고 판단해서 ‘핀셋 규제’라 했고, 그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것이 주효하지 않으면 ‘찔끔찔끔’이라고 말한다. 현 상황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 상실감을 느끼는 절대다수 국민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고 있다. 지금 상황과 관련해 필요한 정책이 거의 최종 준비 단계에 있다. 며칠 남지 않았다.”

- 문재인 정부는 청년들의 지지를 받으며 출범했다. 핀란드에선 30대 여성 총리가 등장했는데, 한국 내각에는 40대 장관조차 전무하다.

“정부건 국회건 청년들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기회를 좀 더 드려야 한다는 건 틀림없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께 ‘청년들을 가능한 한 많이 공천했으면 좋겠다’고 건의드린 적이 있다. 고충을 이야기하시더라. 경선이나 민주적 공천 절차를 밟으려고 하면 청년들이 뛰어들기 어려워지는 현실적 장벽이 있다고 한다. 여하튼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위해서도 정책결정권(圈)에 청년들이 포진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이 스스로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고 있다는 실감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불확실한 자기 세력과 다 벗지 못한 ‘지식인 때’가 내 정치적 약점”

①1975년 군(카투사) 복무 중이던 이낙연 총리(왼쪽). ② 이낙연 총리 부부가 2013년 설날 어머니 진소임 여사(가운데)와 함께한 모습. 진 여사는 지난해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③ 지난 8월18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서 이낙연 총리가 추도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④ 이낙연 총리가 지난 4월 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원 강릉의 대피소에서 자원봉사자들과 악수하고 있다.⑤ 지난 9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낙연 총리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⑥ 이낙연 총리가 지난해 12월 경기 고양시 온수관 파열사고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의 보고를 듣고 있다. 총리실 제공·김정근 선임기자·김영민 기자·연합뉴스

■ 이낙연의 과거

이낙연은 1952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났다. 집안은 가난했으나, 3대독자 집안의 맏아들(두 형은 어려서 사망)로 “어머니의 편애”(이낙연)를 받으며 자랐다. 7남매 중 유일하게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했다. 서울대 법대 1학년 때는 입주 가정교사를 했다. 2학년 때 그 집을 나왔지만, 아버지는 하숙비를 줄 형편이 되지 못했다. 친구 자취방에 들어가 잠만 자고 나오거나, 잔일 돕는 대가로 방세를 면하는 식으로 살았다. 4학년 때 영양실조가 왔다. “입대 영장이 나오자마자 ‘안 죽으려면 가야지’ 싶어 입대했다. ‘긴급피난’ 수준이었다”(이낙연). 카투사로 배속돼 서울 용산 미8군에서 복무했다. “소년이 된 뒤로 제 상체를 벗었을 때 갈비뼈가 보이지 않은 것은 카투사 때가 처음이었다”(지난 7월 한미동맹포럼 오찬 축사).

7남매 중 장남, 서울대 법대 진학

아버지는 하숙비 줄 형편 안돼

입주 가정교사·잔일로 방세 해결

영양실조 온 뒤 군대로 ‘피난’


기자로 취직 DJ 만나 정치 입문

정치하다 지사 되고 총리까지…

내 인생은 항상 모험의 연속


제대 후 변호사의 꿈을 이루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다. 취직한 친구가 ‘원하는 공부를 하라’며 월급의 절반을 줬다. 7개월쯤 신세 지다 괴로워서 취직했다. 투자신탁회사였다. “친구들이 회사 이름을 못 외우고 만날 때마다 물어보더라. 이 녀석들이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어딘가에 취직해야지, 하다가 동아일보에 들어갔다. 기자가 돼 DJ(김대중 전 대통령)를 만났고, DJ를 만나 정치에 입문했고, 정치를 하다 지사가 됐고, 지사를 해서 총리가 됐다. 중간 과정을 생략하면, 아버지가 하숙비를 못 주신 덕분에 총리가 된 거다(웃음).”

가난한 어린 시절 겪어봤기에

이웃들이 날 멀게 느끼지 않길


- 가난했던 어린 시절이 ‘인간 이낙연’의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제 가족을 포함해 못 배우고 가난한 이웃들이 저를 멀게 느끼지 않기를 늘 바랐다. 대학 다닐 때나 기자 할 때 시골에 가면, 일부러 허름한 옷을 입고 돌아다녔다. 아버지는 싫어했다. 제가 주변보다 훨씬 돋보이기를 원했으니까. 지난 4월 강원 산불 때, 이재민들께 볍씨와 농기구를 지원해드리겠다고 한 것도 어릴 때 경험에서 나온 거다.”

배우자를 고를 때도 ‘부잣집 딸이 아닐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단골 맥줏집 아주머니가 미술 교사로 근무하는 여성을 소개했다. 첫 만남은 이랬다.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은 사람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이낙연) “그걸 왜 물으시는지요”(여성) “실은 제 가족이 그렇습니다”(이낙연) “전 그런 데 대한 편견이 없는 사람입니다”(여성). 이 여성이 부인 김숙희씨(64·서양화가)다.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청와대 국무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이낙연의 미래

이낙연은 전남지사 시절 매주 토요일 4시간씩의 공부모임을 1년 이상 계속했다. 총리가 된 뒤에도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경제 분야 등 국정 전반에 대한 공부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를 염두에 둔 것이냐고 묻자 “새로운 것을 알아가면 즐겁지만,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엄두가 잘 나지 않는다”는 ‘동문서답’으로 비켜갔다.

- 2020년, 세계가 급변하고 있다. 지도자상도 과거와 달라져야 할 것 같다.

“국내외의 변화를 이해하고 대응하며, 갈등을 알고 조정하는 식견과 역량, 공감능력과 포용성이 필수다. 편협한 신념, 현실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모르는 도그마는 위험하다.”

내가 꿈꾸는 나라는 성장과 포용

과거처럼 고속성장할 순 없어

속도 늦더라도 페달 계속 밟아야

금수저·흙수저로 나뉘는 한국

세습자본주의 완화가 큰 숙제


- 전 세계적으로 대의민주주의가 위기다. 대표자들이 자신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고 여기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고 있다.

“세계적 빈부격차 확대, 민주주의 선진국들의 지도력 위기, 유럽 국가로의 이민 증가 등이 겹쳐 민주주의와 복지주의가 도전받고 극우정당 같은 극단세력이 득세하고 있다. 우리가 겪는 광장의 정치는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과 그 이후 전개에 따른 특수한 현상이라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우리의 현실이 세계 흐름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잘못 대처하면 심각하게 악화할 수 있다. 관건은 정치의 역할이다. 주요 정당들이 극단으로 흐르지 않으면서 극단의 주장까지 수렴하고, 국회가 불능의 상태를 벗어나 현실의 문제를 그때그때 해결해야 한다.”

- 이낙연이 꿈꾸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압축적으로 말하면 ‘성장과 포용’이다. 물론 과거처럼 고속성장을 계속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인체도 노화가 시작되면 여기저기 병이 생기듯, 성장이 멎으면 경제도 그렇게 된다.”

- 한국의 성장이 더 이상은 쉽지 않다는 걸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하지 않나.

“저속성장이더라도 성장하는 것과 멎는 것은 다르다. 속도를 낮추더라도 페달을 멈추지 말고 계속 밟아야 한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의 신화는 빨리 정리하는 것이 낫다. 그것 때문에 지불하는 비용이 너무 크다. 이를 대전제로, 격차를 완화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우리의 격차가 다른 나라의 격차보다 조금 더 불건전한 게 사실이다. 노동소득 격차보다 자산소득 격차가 크다. 그래서 금수저·흙수저 논란이 나온다. 우리의 자본주의가 세습자본주의로 흐르는 경향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가 큰 숙제다.”

- 스스로 생각하기에, 정치지도자로서의 약점이 있다면.

“많다. 너무 많아서…. 지도자급 정치인에게 필요한 게 두 가지라고 본다. 다수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 그리고 확실한 자기 세력. 제가 전자는 비교적 얻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후자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건 제 약점이다. 그리고 지식인 때를 다 벗지 못했다.”

- 총리직에서 내려온 뒤에는 달라지지 않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이낙연은 스티브 매퀸이 출연했다는 영화의 한 장면을 언급했다. “대사 중에 ‘웃통을 벗고 선인장을 껴안는다’는 대목이 나온다. 저는 거기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본다. 어떤 일을 할 때 웃통을 벗고 덤빌 수 있을까? 바로 그 점에서 지식인 때를 못 벗었다고 말하는 거다.”

- 그 대사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돼도 끝까지 한번 가보겠다는 의미일 텐데.

“역설적으로, 지금은 국민들이 그런 지도자를 불안해할지 모른다. 시대가 바뀌었고 국민도 변했다. 인권·공정·정의·평등 같은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더라도 태도는 과격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의 고학력·고소득·고령화, 이 ‘3고’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웃통 벗고 선인장 껴안는 지도자를 다수 국민이 안 좋아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한다. 제게 그런 점이 약하지 않을까 하면서도, 이제는 그런 지도자의 시대는 아니지 싶다. 뜻하지 않게 많은 사람들이 (제게) 기대감을 표시하는 건 안정감·신뢰감 같은 이유일 텐데, 제가 만약 웃통 벗고 선인장 껴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면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싶다.”

‘셀프 디스’를 요청했는데 은근슬쩍 ‘강점 어필’이 돌아왔다.

◆전문가들이 본 대선주자 이낙연…“지금까지는 온실 속 화초, 비바람 맞으며 꽃 피울지는…”

“균형감 강점에 유력 경쟁자도 없어 기회”

이낙연 국무총리(이하 호칭 생략)는 여의도로 돌아간 뒤에도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수성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에게 이낙연의 경쟁력과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배경에 대해선 대부분 의견이 일치했다. 첫째는 총리로서 보여준 균형감·안정감·신뢰감이고, 둘째는 여권 내 다른 차기 주자들의 상대적 부진이다.

여론조사전문가인 김춘석 한국리서치 상무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신뢰감과 안정감을 줬고, 재해·재난 등 위기상황 대처에서 국정지도자의 면모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 상무는 여권의 다른 유력 후보들이 낙마했거나 사실상 낙마 위기에 처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총리직을 흠결 없이 수행한 점을 평가받는 것 같다. ‘책임형 총리’엔 미치지 못했지만 대통령 지시를 집행만 하는 ‘대독형 총리’는 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평했다.

정제된 발언과 절제된 태도로

‘실세 총리’ 역할 충실히 수행

정파성 옅고 뚜렷한 색깔도 없어

총리 물러난 뒤 지지율엔 물음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련된 안정감과 정제된 발언, 절제된 태도”를, 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정치학 박사)은 ‘실세 총리’ 역할을 잘하고 청와대를 잘 방어한 점을 들었다.

정치컨설턴트 박성민씨(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조금 달랐다. 이낙연이 오랜만에 나온 ‘호남 대선주자’라는 점을 우선적으로 꼽으며 “호남을 중심으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지지율이 단단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 의원과 이 위원, 박 대표 모두 여권 내 다른 주자들의 부진 문제를 함께 지목했다.

총리직을 떠난 이후의 지지율 전망에선 견해가 엇갈렸다. 유창선 박사는 “당분간은 여권 내에서 다른 차기 주자의 급부상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경기지사·김경수 경남지사·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차기 주자감들이 대부분 상처를 입은 상태여서 이낙연이 최소한 총선 때까지는 여권 내에서 독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관후 위원과 이철희 의원은 이낙연의 향후 행보에 달렸다고 봤다. 이 위원은 “총선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스피커 역할을 하고, 공직자 신분이 아닌 만큼 더 과감한 메시지를 던진다면 지지율이 총선 때까지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혼란과 대결 양상을 보이는 정국에서 차별화된 정치를 할 수 있다면 지지율이 유지되겠지만, 정국에 묻혀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대선주자로서 이낙연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일까. 유창선 박사는 ‘확장성’을 강점으로 꼽았다. 진영 간 대결에 식상한 유권자, 특히 중도층에 대안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강점은 예선(당내 경선)에선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유 박사는 “이낙연이 강한 정파성을 띠어오지 않았기에 예선에서 바람을 몰고올 팬덤층이 없다. 그에게는 본선보다 예선이 더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의원은 자신만의 어젠다(의제)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할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이로 인해 노이즈(소음)가 생기더라도 색깔을 드러내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냉정하게 말하면, 이낙연은 아직까지 ‘온실 속 화초’다. 바깥에서 비바람 맞으며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관후 위원은 “호감도가 높다는 것은 강점”이라며 “그러나 총리와 대통령은 전혀 다른 자리다. 한 번도 공표되지 않은 정치적 비전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정당의 대선후보가 되려면 당내 지지기반이 확실해야 한다. 개인적 기량은 뛰어나지만, 조직적 측면에서 발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박성민 대표는 “이낙연은 품격 있는 언변과 안정감이 돋보이지만, 자기만의 독특한 맛이 없다”며 “지금의 지지율은 특수한 상황에서 한시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평했다. 박 대표는 “국민은 변화를 원하고 스토리와 드라마를 사랑한다. 이낙연이 대중정치인으로 뻗어나가려면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언더독’처럼 소신껏 메시지를 던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아 선임기자 ma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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