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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정원
01/29/202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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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정원


비었다. 비움의 미학을 얘기 하려면 겨울 정원으로 가면된다. 크리스마스 시즌엔 그래도 불빛으로 정원의 쓸쓸함을 메울수 있다. 빈 화분마다 작은 전구들을 채우고, 간혹 구유를 놓기도 하고, 해피 할러데이 같은 문구가 새겨진 장식품들을 놓아 정원의 허전함을 메우기도 한다. 그래도 사철 나무, 우리집 같은 경우 유칼립투스나 향나무 몇그루를 제외하곤 텅 빈 정원을 보는 일은 왠지 춥기만 하다.


겨울에 정원이 따뜻하기를 바라는 것도 우습다. 겨울은 다들 봄을 준비하기 위한 기간이라 여긴다.

뭐 유명한 시인들도, 그들의 시에서 추운 겨울이 없다면, 봄이 좋은 줄 어떻게 알 수있겠느냐고, 겨울은 그런거라고, 인고의 시간이라고, 춥디 추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과연 그래야만 할까?


그래서 난 몇년 전부터 겨울에도 살 수 있는, 겨울에만 사는 꽃이나 부시나 플렌트 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왜 겨울 정원엔 꽃이 없어야 하냐고 하면서 말이다.

팬지도 있고, 양배추 처럼 생긴 (아, 이번에도 샀는데  이름을 못외웠다) 플라워라기 하긴 지나치게 채소처럼 생긴 그 모종도 샀고, 보라색 알리섬도 샀다. 혹 알리섬을 아신다면 흰색 알리섬은 향기가 장난이 아니다. 근데 추운 이 시즌에 산 보라색 알리섬은 향기가 없었다. 그리고 이 모종들을 몇 군데 화분에 나누어 심었다. 아직 일월인데 올겨울 텍사스는 더 추위는 없을 것 같은 데 하면서....


어제 저녁 온도가 화씨 37도 였다. 그런데 아침에 나가보니 화분의 꽃들은 무사했다. 꽃들을 통해서 삶의 온기를 느낀다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웃을지 모른다. 그러나 삶의 온기는 살아있는 것들로부터 받는다. 사람에 따라서 온기보다 냉기를 더 내뿜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꽃이나 새, 나무들에겐 좋은 기운들이 더 많다. 뒤마당 처마 밑에 새들이 집을 너무 많이 지어 투덜거리면서도 결코 그 집을 허물지 않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잎들이 너무 많이 떨어져서 크리스마스에 산 세인트 포인티아를 뒷마당 포우치에 내놓고, 부추와 민트가 심어진 화분들을 관리하는게 이즈음 정원관리이다. 그런데 한참 잘 자라던 치커리가 잎이 누래지고 있다. 케일 씨앗은 이미 싹을 돋우었다. 그나마 애네들 마저 없으면, 겨울정원은 너무 쓸쓸할 것같다.

겨울정원, 알리섬, 치커리, 민트, 빈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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