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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문제가 생겼어요
09/29/2011 09:19
조회  988   |  추천   5   |  스크랩   0
IP 70.xx.xx.108

얼마전 남편 휴대폰 벨이 계속 울리는 소리가 났다. 난 목욕탕에 있으면서 전화 받아요! 하고 샤워를 하고 나오니,남편이 내게 전화를 바꾸어 준다. 큰녀석의 목소리 다." 엄마 큰일났어"  "오잉 무슨 큰일" 아들의 목소리는 정말 심각했다. 그 순간 난 별의별 상상이 휘리릭 하고 다 들었다. 차 사고가 났나,이녀석 시험을 망쳤나, 아님 뭘 잘못먹고 배탈이 났나?...

참 부모의 자식걱정은 연중무휴로 늘 따라 다니는 바늘과 실이다. 뭔데 뭣때문에 그래? 그말에 큰아이는 지금 작은아이 귀에 귀지가 너무 큰것이 들어있는데 잘 안나온단다. 그래서 엄마가 평소에 애용하는 귀 후비개를 어딜가면 구할수 있는것이냐는 것이다. 난 한참을 웃다가 야 니네 코미디 하냐 엄만 뭐 큰일 난줄 알았잖아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녀석에게 핀잔을 주었다.

 

다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미국서 자란 아이들에겐 특유의 도를 넘는 순진함이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된 아이들이 이곳 아이들을 보면 좀 어리버리 한 느낌, 세상물정 몰라도 너무 모르는 화성에서 온 이티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고 한다. 다행히도 그 아이들이 살 세상은 지네들 하고 비슷한 어리버리 아이들 천지 인 미국이어서 망정이지,한국에서 산다면 필경 많은 적응력 문제가 생길것이다. 더구나 우리처럼 미국서 살만 큼 살아보면, 영악해봤자 부처님 손바닥, 이런 생각이 있어서 그런지,약삭 빨라야 하고, 아부를 필수로 해야하는 초 경쟁사회 가 아닌 이곳,어메리카 가 신대륙처럼 보이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엄마인 내가 제시한 솔루션 첫번째, 가까운 동양 마켓을 가서 엄마가 평소 애용하던 작은 갈고리 모양의 귀 후비개를 산다. 두번째, 둘째가 샤워를 한 직후 귀지가 좀 부드러워 졌을때 작업을 개시한다. 세번째' 그래도 안되면 닥터를 찾아간다.네번째, 제일 중요한 포인트 인데 , 귀지에 넘 많은 관심을 기울리지 않는다. 자꾸 생각하다보면 자갈이 큰바위처럼 보일수도 있으니.......

 

예전에 읽은 최인호의 '가족' 이란 꽁트에  최인호가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아파트에 있는 쥐 한마리를 잡느라 야단법석 을 떤 스토리를   쓴걸 본 기억이 나는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구절이 이런것이었다.

"그렇다 , 가족이란것은,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소소한것 이라도,서로에게 관심을 기우려주는일이다. 아내에겐 무서운 쥐 한마리 잡아주는 남편의 행동이,사랑의 표현일수도 있는것이다."

 

난 갑자기 그 가족의 스토리가 생각나며, 별것 아닌것 같은 귀지가 아이의 생활에 얼마나 신경에 거슬렸음 전화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마찬가지로 남의 눈엔 별것 아닌것같은 내 아내의 흰머리, 남편의 주름, 역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부부 라면 그것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온 진실한 세월의 흔적이라는 것을 알듯이...

 

참 귀지 하나가 새삼 잊고 있던 '가족 이란 무엇인가' 란 명제를 새삼 되돌아 보게 한다. 네가 기침 한번 하는것,하품한번 하는것, 물 한잔 마시는것, 아무것도 아닌 일상의 조그만 몸짓하나에도 지나치지않고  관심을 가져주는것, 그것이 가족일것이다.

일상,아들,부모,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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