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sky
블루바넷(summersky)
Texas 블로거

Blog Open 10.12.2010

전체     69941
오늘방문     39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31 명
  최근 방문 블로거 더보기
  달력
 
잡초를 뽑으며
08/24/2011 20:03
조회  826   |  추천   5   |  스크랩   0
IP 70.xx.xx.108

 

한동안 더워서 앞마당엘 안나갔더니 앞마당 정원엔  정원수 반 잡초반이 되어있다. 해마다 여름이면 장미를 비롯한

봉숭아,분꽃,유도화가 피고지고 커다란 화분을 개조해 만든 조그만 분수대에서 그런대로 물이 뿜어져 오르내리곤했는데

올 여름은 꽃들도 지쳤는지 예년처럼 피지를 못했다. 장미도 송이가 작고 봉숭아도 피기가 무섭게 시든것이

그나마 분꽃이 가든지기 노릇을 하고있고, 인디언핑크빛 제라늄은 속절도 없이 시든지 옛날이 되어버렸다.

유달리 꽃을 좋아해서 봄만 되면 홈디포와 플랜트샵을 내집드나들듯 드나들어 꽃들을 심곤했는데,지금정원엔 잡초가

꽃들이 있던 자리를 대신하고, 커다란 둥지를 틀고 있었다.

 

어제는 해뜨기전 잡초를 뽑는다고 새벽 5시 반에 고무장갑을 끼고 나갔는데, 앞마당 전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안보였다. 예전 부지런하신 친정어머니는 새벽에 하는일이 하루일 절반이라며 남들이 아직 자는시간에 이불호청이며

빨래를 다 해놓곤 하셨는데,나도 잠으로 보내기 일쑤인 이 새벽시간을 알차게 이용해 보리라고 맘먹고 잡초제거작업에

들어간것이다.다행히 스프링클 시스템이 정원안에 있어 땅이 퍽퍽하지 않은탓에 잡초는 쑥쑥 잘 뽑혔다.

난 잡초를 뽑을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이,우리의 삶도 이렇게 주기적으로 정돈하지 않으면 잡초같은 생각에,습성에

물들어 그저 세월가는 대로 아무생각없이 살게되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한참을 그렇게 잡초를 뽑고 있었는데 갑자기 손과 발이 따금하게 아프며 가려웠다. 손에는 장갑을 끼고있었고

발은 그냥 슬리퍼를 신고있었다. 별거아니겠지 하고 몇분을 더 버티다 집안에 들어와 보니 개미들이 손과 발등위를

점령하고 있었다.아마도 잡초부근에 있던 개미집을 건드린 모양이다. 개미가 문 부위는 벌써 벌겋고 부어오르고 가렵기가

말할수없었다. 나는 할수없이 작업을 중단하고 분홍색 칼라민로션을 부어오른 손등과 발등에 듬뿍 발라주었다.

아참,오랫만에 맘먹고 잡초를 일망타진 할려고 했는데 난데없는 방해꾼을 만나다니....

 

그러는 사이 동이 서서히 터오르고,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이 되었다.

개미때문에 잡초제거를 속시원하게 못한 미련은 남았지만, 이 새벽에 뭔가를 했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친정어머니가 보시면 예부터 게으른 며느리 비오는날 빨래한다고, 하구많은 시간놔두고 왜 어둑한 새벽에 잡초를 뽑느냐

하실것이지만, 일하는데는 하고싶은 타이밍 이 내겐 중요한 요소이기에,내가 방심한 사이 정원의 절반을 점령한 잡초를

두고볼수없기에 벌린 늦여름새벽의 해프닝이었다. 허긴 순례자의 저자 파울로 코엘료의 말에 따르면 태초에 잡초는 없었다고 한다.그건 사람들이 원치않는 풀에 붙인 이름일 뿐이라는것이다.

에세이,잡초 .정원가꾸기
이 블로그의 인기글

잡초를 뽑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