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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길 옆의 추억
09/30/201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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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am train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골드라인은 대체로 지상구간을 달린다.

 

패사디나에서 이스트 엘에이 까지의 구간인데 유니언 스태션에서 동쪽으로 가는 중간에 매리아치 플라자, 소토 두 역은 지하구간이다. 그러니 이 구간을 달릴때는 예외 없이 열차가 전 속력으로 달린다. 전 구간이 지하노선인 래드라인과 달라 지상구간에서 일반도로 구간에서의 자동차들과 섞여 교통신호를 받아 운행하는 골드라인 기관사는 이 지하구간에서 신호제어 없이 마음껏 달려보는 호사(?)를 누려보는 것이다.

 

말 그대로 굴 뀌는 동안에는 거칠것이 없이 달려보는 것인데 이 굴 뀌다는 말이 문득 생각나면서 어렸을때 추억이 불현듯 생각났다.

 

굴 뀌다라는 말은 요즘 잘 쓰지는 않지만 터널을 지나다라는 순수 한국말 표현이다.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은 알고 있겠지만 젊은 사람들은 그래도 쓰지는 않지만 무슨 뜻인지 알기는 할것 같다.

 

어렸을적 살던 시골집은 야트막한 산등성이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었고 , 집 뒷등성이를 가로질러 철길이 지나가고 그 철길은 약 2백미터를 더 가다가 기찻굴을 만나 그렇게 굴을 뀌어 가고 있엇다.

 

그 시절의 열차는 모두 증기기관차가 화물칸과 인칸, 객차를 한 여나문칸 끌고 달리는데 원래 기차굴이란 철길이 산을 오르다가 더는 증기기관차가 힘을 낼 수 없어 고개를 넘지 못할 높이에서 그 해결책으로 굴을 뚫기 때문에 말하자면 그 산등성이의 정점은 작은 분수령이 될 것이다.

 

시커먼 석탄연기를 힘차게 내 뿜으며 칙칙폭폭 기어오르는 열차가 나름대로 끄는 힘과 끌리는 힘, 그리고 기관차의 중량등, 역학적인 균형을 이뤄야 쇠바퀴가 철로위를 구르면서 오르막을 기어오르는데 그만 증기기관의 출력이 조금이라도 조화가 깨어지면 주동력을 지탱하는 큰바퀴가 미끄러져 헛돌면서 치치치치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기관차는 전진을 멈추고 마는 것이다.

 

이런 오르막 기차의 동력실패 현상은 꽤 자주 볼 수 있었다. 기관사의 기술적인 문제인지 또는 화력이나 증기의 압축 문제인지 그런것은 모르지만 그렇게 한번 동력의 균향을 잃으면 기차는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까진 후진하고 아니, 요즘 채조선수들이 뜀틀앞까지 힘을 비축하기 위해 도움닫기하는 여분의 거리가 필요하듯 기차도 오르막이 시작되는 한참 뒤까지 후진 했다가 흡사 단거리선수가 힘을 내듯 칙 칙 폭 폭 달려 오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고 나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두번 세번 힘 돋우기를 거듭하고서야 오르막 기어오르기를 성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기절의 교통수단은 그야말로 열악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잘 하면 하루 4,5번 오고 가는 차편이라 이용하는 사람들을 다 실어나르기 버거웠던 실정이라 객차가 만원이 되어 사람이 탈 수 없도록 콩나물 시루가 되면 사람들이 화물칸의 지붕위로 기어올라 가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 때는 그런 위험한 탑승도 용인 되었고 역무원들도 하등 제지하는경우가 없었다.

 

 

멀리서 보면 전선줄에 나란히 앉은 참새들처럼 길게 늘어앉은 사람들은 기차가 굴 뀔때가 걱정스럽다.

 

화룰칸의 지붕에는 역무원들이 업무상 걸어다닐 수 있게 긴 나무판자가 깔려 있기 때문에 그 위에 앉아 균형을 잡고 있던 사람들은 상체를 최대한 앞으로 숙이고 손수건 같은 것으로 코를 막고 숨을 죽이고 굴을 뀌어야 한다. 이윽고 굴에서 벗어나고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회심의 미소를 띄어야 한다. 코의 양 옆으로 기차화통에서 뿜어져나온 시커먼 연기가 드나들면서 팔자수염이 뚜렷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떄 어린 나도 화물칸 옆다구에 설치된 사닥다리를 낑낑 기어 올라 그런 모험을 해 본 경험이 몇번 있기 때문에 이것은 그야말로 생생한 경험담이 된다.

 

나의 아린시절은 기차길옆 오막살이는 아닐지라도 철길 옆에 살았기때문에 기차와 기차굴에 대한 추억이 유난히 많다. 기차에 관한 추억은 끝없이 이어지는 철길처럼 끝없이 끝없이 많은데 사실 그 시절의 철길은 지금 생각해 보면 한 가닥이 한 10미터즘 되는 철가닥을 죽 늘어놓고 이음세의 옆따구에 철판을 덧대고 볼트로 조여놓았기 때문에 기차를 타보면 덜거덕 덜거덕 하고 이으메 타고 넘는 소리가 하염없이 들려오기 마련인데 어찌된 것인지 요즘 열차를 타보면 덜거덕소리가 없고 매끈한 금속성의 단순한 소리만을 들을수 있을 뿐이다. 이음세 처리가 기가 막히다는 느낌이다.

 

덜거덕 덜거덕, 기차 하면 잊을 수 없는 철가닥의 이음매소리가 요즘 열차에서는 들을 수 없어 아쉽고 또 그리워진다. 덜거덕 덜거덕 잠을 재촉하던 그 소리...




4/  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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