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k8
산지기(suk8)
California 블로거

Blog Open 04.23.2016

전체     91840
오늘방문     1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2 명
  최근 방문 블로거 더보기
  달력
 
見物生心
03/18/2018 15:23
조회  844   |  추천   7   |  스크랩   0
IP 108.xx.xx.6


메트로 열차를 타보면 중간 중간에 녹음 된 안내 방송이 나온다. 


댕큐 포 고잉 메트로... 로 시작하여 열차 안에서는 반드시 승차권을 가져야 하고 무임 승차로 적발 되면 벌금을 물게 되며 소지 품의 도난과 분실에 주의 하시고 잡상인에게 친절을 베풀지 말고 좌석에 발을 올리지 말며... 등등 안내인지 훈계인지 한참을 주절대고 나서 유 시 솜딩, 쌔이 솜딩(YOU SEE SOMETHING, SAY SOMETHING.)이라고 끝을 맺는다.


그런데 YOU SEE SOMETHING, SAY SOMETHING. 이라는 말이 듣고 나면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다. 구어체 영어에서 흔히 듣는 '롱 타임 노 씨'라든 가 '노 뉴스 이즈 굿 뉴스' 같은 영어 말이 처음 들을 때 한국에 살 때 장난 삼아 만들어 쓰곤 하던 엉터리 영어 같이 들렸던 것처럼 그렇게 어설퍼 보이기도 하였지만 가만 보면 그처럼 간단 명료 하면서 함축성 있는 말이 많지 않을 듯 싶다.


5,6십년대 한국에 살때 수상하면 신고 하라고 강요하듯 옭조이던 간첩 신고 구호처럼 들리기도 한 이 영어 버전이 조금은 거북 스럽기는 하지만 사실 인즉 미국식의 공서 양속 으로 는 이만한 구호가 없을듯 싶다. 한국식으로 옭조이듯 강요하는 간첩신고 구호에 비하면 부드럽고 완곡한 표현이면서 아주 광범위한 안전 의식을 고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것 중에 수상 한것, 사람과 물건 어떤 것이든 이상하면 모두 아무에게나, 특히 치안 당국에 말 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길을 가다가 떨어져 있는 지갑을 보았다고 하자. 요즘 텍서스 지역에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배달 소포의 폭발 사건이 생각 나기도 해서 혹시 지갑을 줏었다가 폭발이라도 일으킨다면 ? 그런 걱정 보다는 지갑에는 돈이 들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우선 들기 때문에 나를 비롯하여 누구라도 그것을 주어서 일단 그 내용을 확인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받게 될 것이다.


아니 , 잊어버린 주인의 심정을 고려하여 그가 다시 찾으러 올 때까지 그가 발견하기 쉽도록 그 자리에 두고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인가, 그것이 가장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 될 것 같은데 그러다가 뒤에 발견한 다른 불량한 어떤 악의의 발견자는 지갑을 자기 것인 양 착복  하고 말 우려가 있지 않겠는가.


눈에 보이면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이런 현상을 견물 생심 이라고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데 위에 말한 길 위에 떨어져 있는 지갑을 보고 누구라도 느끼게 되는 인간의 기초 심리 현상이다. 기초 심리라 함은 도덕적 정의감으로 수정되지 않은 동물적인 순수 감정을 말함인데 인간의 기초 심리는 요컨데 악의를 반드시 동반한다는 것이다. 동물적인 생존은 필연적으로 타의 희생이 수반되어야만 한다. 즉 내가 살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가 죽어야만 한다. 이렇게 표현하면 너무도 적라라한 생존의 원리만 부각되어 살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내가 먹어야만 신체의 기능을 유지하는 음식은 대부분 다른 생물체이기 때문이다. 다른 생물체가 희생되므로 나의 생존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길에 떨어진 지갑은 줏어 갖어도 안되고 그냥 그 자리에 두어도 안될 듯 싶다. 줏어 가지면 점유 이탈물 횡령이 되고 그 자리에 두면 부작위에 의한 작위, 즉 신고 의무 불 이행의 준 범죄가 될 것 아닌가. 신고 의무 불 이행은 또 다른 범죄를 유발하는 연쇄 범죄의 선행 요건이 성립한다. 법이란 이렇게 인간의 행동을 속박 한다. 인간의 사회는 이렇게 법이라는 그물로 뒤집어 씌어진 인간의 가두리 양식장 같다고 할까. 끔찍한 일이다.


요즘에도 흔히 쓰이는 용어에 텔레파시라는 말이  있다. 


Telepathy 는 1880년대에 만들어진 심리과학 이론인데 특정 인간과 특정 인간의 심령 교류가 동시에 교감할 수 있다고 하는 가설인데 오늘날 까지 그 실증을 밝히지 못한 가설로 남아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지금도 어떤 COINCIDENCE, 즉 시공을 초월하는 사물의 우연에 의한 일치 현상을 그냥 한  마디로 텔레파시가 통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이르는 적절한 말에 이심전심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다.


인간의 사랑, 그중에서도 남녀간의 연애 감정이란 일종의 以心傳心 현상이 아닐까. 요즘 말로 사랑의 감정은 캐미컬의 동화 현상이다. 그러기에 첫눈에 반했다 던가 뿅 갔다고 하는 표현이 생긴 것은 아닐까, 그러기에 '사랑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것 아닌가 말이다. 요즘 말썽이 되고 잇는 "미 투" 광풍도 이런 이심전심의 사랑 이론의 반증 현상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랑의 이심 전심에 실패한 사랑의 일방 통행이 돌이킬수 없는 교통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일종의 견뮬 생심이 빚은 비극이다.


석가 세존께서 영취산에서 설파 하실제 꽃 한 송이를 가만히 쥐어 군중에게 보이자 모두들 어리둥절 하였는데 그중에 제자 가섭 만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가섭은 석가의 설파를 귀로 듣지 않고서도 그 뜻을 모두 알게 되더라는 그런 일련의 현상을 염화 시중 (拈華 示衆)의 미소에 이심전심의 설파 라고  전해지고 있다.


3/  18/  2018







"기본폴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블로그의 인기글

見物生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