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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들
02/03/201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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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들이라는 나무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아스피린의 원료가 되는 그 버드나무의 가지가 실처럼 길게 드리워져 있는 모양을 나타내어 운치있게 느낄수 있도록 수식된 낱말이다. 능수버들 이라고도 하며 수양버들도 같은 모양세의 한문적 표현이다.

 

그렇다면 이 얼마나 멋들어진 시적 표현인가. 그래서 예로부터 시어로 자주 또 즐겨 쓰이고 또 동시에는 더욱 자주 쓰이고 있다.

 

나는 요 근래에 야 인순이라는 가수가 부른 실버들이라는 제목의 가요가 있음을 알았다. 요즘에야 티비에 도배되는 가요의 대부분이 뽕짝조의 가요 아니면 젊은 아이돌그룹의 케이팝이 전부라서 실버들이라는 옛날가요를 보고 듣을 기회가 없기도 하지만 알고 보니 그 노래가 80년도 초기에 한국에서 대단한 인기몰이를 하였다고 한다.

 

얼핏 들으면 전반적으로 약간 촌스러운(?) 멜로디와 노랬말로 되어 있어 썩 달갑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그 멜로디가 쉽게 들려오고 따라하고 싶은 것하며 네번 비슷한 멜로디가 단순하게 반복되면서 끝나고 또 노래 전부를 꾸미고 있는 노랫말이 귀에 콕 박혀 오면서 한국적인 서정의 찐한 여운을 남겨 주고 있다.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 놓고도 /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 말인가/ 이내 몸이 아무리 아쉽다기로/ 돌아서는 님이야 어이 잡으랴/ 한갖되이 실버들 바람에 늙고/ 이내 몸은 시름에 혼자 여위네/ 가을 바람에 풀벌레 슬피 울때면/ 외로운 마음에 그대도 잠 못 이루리/

 

곱 씹어 볼수록 멋지고 감칠맛 나는 노랫말이다.





 

그래서 알아보았더니 이게 소월의 시다. 사실 소월시는 내 취향은 이니다. 지금도 같지만 처음 소월시를 대했을때는 그 7,5조의 운율시가 촌스럽게 느껴졌을 뿐만 아니라 거의 모두가 애정시의 형식을 띄고 있기때문에 쉽게 식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니다. 아니라는 생각에 미치게 된것은 근래의 일인데 그의 시들이 자주 가요의 노랫말로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자주 접하게 될 기회가 많아지고 그러므로서 귀에 익숙해져 어느새 나의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게 되고 그래서 스며들듯 자연스럽게 내것이 되어 있는 것이다.

 

실버들을 비롯해서 찾아보면 내가 아는 것만해도 진달래꽃, 팔베개, 개여울, 초혼, 엄마야 누나야, 등 소월시로 된 가요가 많다. 그만큼 폭 넓은 호감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월시인의 본명은 김정식이다. 그는 1902년생의 북한의 평북 구성출신이며 도쿄상대를 중퇴하고 32세로 요절할때까지 단 2,3년 사이에 150여편의 시를 남겼다. 그의 생애는 매우 불행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의 시는 늘 저변에 깊은 애조가 깔려 있다. 알려진바에 의하면 그는 예민하고 여린 성격의 소유지 인데다가 사업의 실패를 거듭하고 실의에 찬 나머지 끝내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다고 한다.

 

나는 7살때 우연히 선친의 직장에서 발간되는 기관지를 뒤지다가 그곳에 실린 발자취라는 소월시를 처음 보게 되었다.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로 시작되는 짧다란 시인데 그때 어린 마음에도 잘은 모르지만 시가 좀 이상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던 기억을 지금도 갖고 있다. 그때 느낌으로는 시가 보통 시하고는 좀 느낌이 다르게 씨알이 먹히지 않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인지 역설 적이게도 그 시를 반복해 읽다가 그만 그대로 암기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 전문을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실버들이라는 가요가 나오고 그 당시 가요대상을 따는 동안 나는 미국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알지 못했었다.

 

늦게라도 이 가요가 나의 눈에 띄게되어 정말 내게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근래 도깨비춤같고 어지접기까지 한 케이팝이 판치는 시대에 이런 알짜배기 가요를 발견한 것은 나에게는 밤길 걷다가 큰 보석이라도 줏은 것 같은 기쁨이라 해야겠다.


1/  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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