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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사는 재미
04/18/20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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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사는 재미가 한 두가지 이겠는가 마는 우선 당장 겪고 있는 한 가지만 생각해 보자.


오늘 아침 신문에 이런 것이 있었다. 어떤 한국 사람이 오랜지 카운티 쪽에 임대용 주택을 갖고 있는데 잠시 비어있는 동안 집을 고치고 나서 임차인이 아직 없어  비워두고 있는 중에 있었다. 그러는 중에도 가끔 집을 둘러보곤 했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었는데 다만 우편함 속에 있어야 할 것이 없기도 하고 없어야 할 모르는 이름 의 우편물이 있기도 하기는 했지만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말았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그 집 뒷마당의 잔디를 깎고 있는 모르는 여자를 보고 다가가자 여자가 놀라 깎던 잔디 기계도 팽개치고 도망쳐 주인은 거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멕시칸으로 보이는 남자가 자고 있다가 누구냐고 묻더란다. 나는 집주인이라고 하자 그 남자는 허겁지겁 짐을 챙겨 도망치듯 가버렸다고 한다. 알고 보니 남자 하나에 여자 둘이 들어와 산지 꽤 되었고 그들은 새로 이사 온 사람이라고 이웃집에 인사까지 했다고 한다. 주인 명의로 배달된 백화점 카드를 사용하고 월부금을 지불하고 있기까지 하였다고 한다.


살아 가는데 있어 가장 으뜸이 되는 요건이 의 식 주 3가지 일터인데 그중 주거 문제는 중요 하기는 하지만 없다고 해도 당장 죽지는 않기 때문에 그중 그 순위로는 마지막을 점하고 있는데 그래서 행정적으로도 복지 정책에서 그중 후 순위에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주거 정책은 선진국일수록 잘 되어 있기 마련이지만 세계의 복지 선진국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의 주거 정책도 아주 만족 할만한 수준에는 못 미쳐 있고 그런 만큼 노숙자가 넘쳐 난다.


나는 노숙자의 수준만 겨우 면한 준 노숙자다. 노숙자는 간신히 면했으니 준 노숙자인데 이런 것도 미국에 사는 재미라고 자위하고 살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노인 아파트인데 국고 보조의 혜택을 받고 있어 우선 임대료가 싸다. 따라서 그만큼 주거 수준이 낮고 거주에 불편하고 만족도가 낮다. 최소한의 조건은 갖춰져 있기 때문에 그래서 완전 노숙자의 신세는 면한다 하겠는데 그런 것은 늙어 노동력이 없는 무소득의 노인이니 어쩔 수 없다 하겠고 그래도 한국의 노약자 생활에 비하면 그런대로 살만하고 이것도 미국에 사는 재미라면 재미라 할 수 있을듯 싶다.


이 아파트에 산지 13년 째인데 10년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LITTLE TOKYO TOWERS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밤에 자다가 물난리를 만났다. 화장실 쪽에서 물이 솟아 나오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온 집안이 물 바다가 되어 버렸다. 14층 건물인 아파트의 7층에서 배관이 터지면서 물 바다가 되었는데 내가 사는 4층은 꼼짝없이 물 벼락을 뒤집어 써야 했다. 아닌 밤중에 자다가 느닷없는 물 벼락이라니, 모든 가재 도구와 방바닥과 접촉해 있던 온갖 살림 도구가 넝마가 되고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가련한 늙은이들의 꼴이 가관이었을 것이다. 맨몸으로 팔자에 없는 호텔 생활을 2주정도 했지만 늙은이들의 생활은 호화로운 호텔보다 그래도 거지꼴의 아파트가 보금자리 라는걸 알게 해준 계기가 되었었다.


한국의 티비뉴스에 보면 보기에는 뻔지르르한 고급 아파트라도 층 간 소음 때문에 다툼이 잦고 그런 층 간 소음으로 인한 분쟁 만을 전담 처리하는 공공 기관의 부서도 있다고 들었는데 이곳 미국에는 아무리 저급한 아파트라도 일부 오래된 목조 아파트 말고는 우리 같은 고층 아파트에 층간 소음으로 인한 불편은 아직 없다. 


이 아파트는 1973년생 건축물이다. 그렇게 낡은  건물인데 그래서 렌트 컨트롤이 적용되기 때문에 매년 연중행사로 턱없이 인상되는 렌트 폭탄은 면하고 있다. 그런데 구형 건물이라 고장이 잦고 수리가 어렵고 더디다. 화장실 바닥에 물이 스며 나온지 오래 되었지만 잦은 고장 신고가 귀찮아 그냥 참고 지내던 중 점점 심해져서 찬찬히 살펴보니 세면대 아래 더운 물 여닫는 잠금 장치가 세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귀찮아도 신고를 했고 바로 수선공이 와서 잠깐 만지고 됐다 하고 갔는데 가만 보니 여전 물이 세고 있다. 그런데 용케도 그 날이 이스터 데이 주말 전날 이었는데 연휴라서 3일 동안은 속수무책 흐르는 물속에서 견뎌야만 했다. 에멀전시 신고가 있기는 하지만 나 불편하다고 잘 쉬고 있는 스탭들 까지 괴롭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불편한 이스터 주말을 보내고 먼데이 아침 일찍 신고를 했다.


10년 넘게 근무 하고 있는 수선공이 지난번 와서 잠깐 만지고 됐다 하고 갔던 그 자가 다시 와서 잠깐 만지더니 또 됐다 하고 아내만 있는데 돌아 가더란다. 이 자가 오래 되어 일은 하기 싫고 꾀만  남아 고치는 척만 하고 만만한 여자들이라고 적당히 일을 하다니, 전화로 매니져를 찾아 항의했더니 이놈도 가제는 게 편이라고 뭐라고 변명 일색인데 그래도 수선공이 바로 오기는 왔다. 그런데 이 놈이 그렇게 꾀를 부리고 일을 미룬 이유를 알았다. 그 잡이 보통 복잡하고 어려운 잡 일수가 없는 것이다. 온수와 세면대를 연결 하는 잠금 장치는 그 윗쪽의 잠금 장치가 따로 없어 14층의 모든 라인의 온수 배관을 닫고 우리 부분의 배관을 바꿔야 하므로 그러려면 하루 전에 단수 예고를 해야 하므로 빨라야 다음날 아침 에야 작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화장실 바닥을 전부  비우고, 화장실 뒤쪽에 위치한 배관실의 출입구를 열기 위해 그 앞 물치장을 비워야 하기 때문에 온 집안이 난장판인데 안 그래도 좁은 집구석이 불편이 극에 달해 있고 세면대는 물은 안나와, 받쳐 놓은 바켓에 물은 서너 시간마다 한 번씩 비워줘야 한다.


다음날 아침이 되었는데 엎침친데 덮친다고 엘리베타 2대가  모두 고장이다. 수선공은 엘리베타를 못쓰니 공구 꾸러미를 한 짐 지고 아침 일찍 와서 일을 시작한다. 한 놈은 상층 기계실에 있고 우리 유닛의 수선공과 두 놈이 워키토키로 한참을 시끄럽게 떠들더니 이 라인의 단수장치가 말을 듣지 않아 일을 할 수 없단다. 그래서 전체 동의 메인 단수를 내일 다시 예고 한 뒤에 다음날 다시 단수하고 일을 해야 한다는것 아닌가. 맙소사.


어쩌겠는가. 내 손으로 직접 할 수 도 없고 낡고 오래된 거지 같은 아파트에 살아야 하는 업보 인것을 말이다. 닳아 빠져 잘 아귀가 맞지 않는 문짝들, 때가 껴 퀴퀴한 냄새로 찌든 천정과 벽과 낡고 퇴색한 카펫, 연중 무휴로 전쟁 상태로 긴장 해야 하는 빈대와의 싸움, 귀찮고 불편한 것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그래도 이 곳을 떠날 생각을 못하고, 또 떠날 생각도 안하고 있으니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이것도 미국에 사는 재미다. 노숙자도 거지도 다 나름대로의 재미로 사는가 보다.



4/  1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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