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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02/21/201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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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Das Parfum)...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5년 쯤 전에 아들이 한국에 갔을 때 이 책을 사왔다.

 

내가 이토록 오랜 동안 이 책을 읽지 않은 것은 순전히 선입견 때문이었다.

영화로도 나왔는데,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이 영화를 보지 않은 것도,

사실은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있기에

살인이라는, 무서운 것은 보기도 듣기도 싫어해서

아예 읽는 것도, 보는 것도 포기해 버렸는데

 

좀머씨 이야기독후감을 올리면서

파트리크 쥐스킨트란 작가에 관해 알게 되면서

나에게 그토록 무시당한 채, 책장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던

향수란 책이 바로 같은 작가, 쥐스킨트가 쓴 책이 아닌가.

나의 무지함에 어이가 없다.


 

요즘은 책을 아주 조금씩, 하루에 단 30 분 정도만을 할애해서 읽는다.

오래 읽으면 눈이 피로해져서이다.

그런데 이 향수라는 책, 거의 4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며칠 사이에 읽어버렸다.

책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에 책에 사로잡혀 버렸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향기에 관한 이야기, 향기와 사랑을 나누는 사람의 이야기다.


태어날 때부터 불우하게 태어났으나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생명력이 끈질긴 아이였던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

그 자신은 냄새가 없는데

냄새에 관한 특별한 능력을 가진, 특이한 소재의 책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을 때처럼

이 작가는 천재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책의 첫 장을 소개하면,

‘18세기 프랑스에 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

이 시대에는 혐오스러운 천재들이 적지 않았는데

그는 그 중에서도 가장 천재적이면서 가장 혐오스러운 인물 가운데 하나였다.

이 책은 바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생아로 태어나고, 그의 엄마는 아기를 방치한 죄로 사형당한 후

몇 몇 유모에게 전전하다

가죽을 손질하는 무두장이에게 맡겨진다.

살아남기 힘든 그곳에서도 살아남은 그르누이

 

어느 축제 날,

미세한 향기에 이끌려 간, 어느 집 정원에서

향기의 진원인 한 소녀를 찾아낸다.


그녀의 겨드랑이에서는 땀내가, 머리카락에서는 기름 냄새가, 그리고

국부에서는 생선 비린내가 퍼져 나왔다.

최고의 희열감이 찾아왔다.

그녀의 땀은 바다 바람처럼 상쾌했고, 머리카락의 기름기는 호두 기름 같았으며,

국부는 수련 꽃다발의 향기를,

그리고 피부는 살구꽃 향기를 품고 있었다.

 

그것은 아주 풍부하고 균형이 잡힌 신비로운 향기였기 때문에

그르누이는 지금까지 자신이 맡아 본 모든 향수와

그 자신이 상상 속에서 장난삼아 만들어 본 향기의 건축물들이

한순간에 아무 의미도 없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십만 가지의 향기를 갖다 댄다고 해도 이 향기 하나를 이길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녀의 향기는 다른 향기들이 모범으로 삼아 따르는

좀더 고차원적인 법칙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것은 순수한 아름다움이었다.

 

그르누이는 이 향기를 소유하지 못하면 자신의 인생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진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가장 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가장 부드러운 한 조각까지 그는 이 냄새를 속속들이 알아야만 했다.

그냥 단순하게 복합적인 상태로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그는 이 성스러운 향기를 뒤죽박죽 상태인 자신의 검은 영혼 속에 각인해 두고

아주 정밀하게 연구하고 싶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 주문의 내적인 구조에 따라 생각하고 살고 냄새 맡을 작정이었다.

그는 천천히 그녀에게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녀의 목을 졸라 죽인 후, 옷을 벗겼다.

향기가 물결이 되어 밀려와서는 그의 가슴 속을 가득 채우고 넘쳐흘렀다.

그는 그녀의 향기를 마지막 한 방울의 향기까지 다 들여 마셨다.

 

향기에 반해서, 그 향기를 소유하려고 그르누이가 살인한 첫 번째 소녀이야기다.

그는 살인을 하지만 전혀 죄의식도 없고

그에게 관심이 있는 것은 최고의 향기일 뿐.


 

 

   

 





그 후, 그르누이는 파리의 향수 제조업자 발디니 집에서 일하게 된다.

사양길로 접어 든 향수 제조업자 발디니는

그르누이로 해서 질 좋은 최고의 향수 제조로, 다시 부와 명성을 얻게 된다.

그르누이는 어떤 규칙이나 질서, 도구에 의존하지 않고

그의 코로 모든 향을 맡고 향수를 제조한다.


그는 자신의 인생 최대 목표가 세상 최고의 향수를 만드는 일임을 깨닫는다.

그러다가 일의 한계를 느낀다.

그는 악취로 가득한 도시 파리를 떠난다.

사람이 없는, 인간의 냄새가 나지 않는 곳.

외진 길로만 가다가, 어느 산속의 동굴에서 거하게 된다.

어느 날 그는, 자신에게서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7년 만에 그는 다시 인간이 사는 세상으로 나와

향수 제조 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도시 그라스로 간다.

그곳의 한 향수 제조 가게에서 작은 급료를 받고 일하며

인간의 냄새를 만들어, 자신에게 뿌린다.

 

그라스에서는 원인 모를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소녀를 막 벗어나 여인이 되려는 즈음의 풋풋하고 순결한

아름다운 소녀들이 목표가 되는 살인사건에

도시는 불안에 떤다

 

스물다섯 번째,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향기가 나는 소녀를 취하고 나서

그는 체포된다.

 

그르누이의 처형날.

그는 지금껏 죽였던 스물다섯 명의 소녀에게서 얻은 향기로 만든 향수를 바르고 나타난다.


그 향기는 에로틱하여

사람들을 매혹시켜며 사랑에 빠지게 하여

사형 집행은 무효가 되고

사람들은 욕정에 사로잡혀 현장에서 사랑을 나누고

마지막 죽임 당한 소녀의 아버지마저

그르누이의 손을 잡고 그의 아들이 되어 달라고 사정한다.

 

향수로 사람들을 매혹시켜 죽음은 면했지만,

순간 그는 절망에 빠진다.

자신이 만든 향수로 인해 살인자인 자신에게 사랑과 존경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증오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그 도시를 떠나 그가 살았던 파리로 간다.

파리 이노셍 묘지의 납골당에서

부랑자들 틈에 섞여 앉은 그는 자신이 평생을 바쳐 만든 향수를 온몸에 뿌린다.

향기에 이끌린 부랑자들은 그르누이에게 달려든다.

알 수 없는 사랑의 향기에 취해 그의 육신을 모두 먹어 버린다

 

 


 






 

천재적인 후각을 지닌 그르누이.

가장 정밀하면서 아름답고 순수한 향수를 만드는 사람.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순수하고 순결한 소녀의 체취에 반해

살인을 하고, 그 향기를 모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수를 만드는

특이하며 기묘한 소재의 소설이다.

 

향기와 나누는 사랑이 지나쳐

광적으로 집착하는 성도착 증세와도 흡사한 것이 아닌가!

 

한번 들면, 책을 덮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무섭다 기 보다는 특이한 주제의 흥미 있는 작품이어서

영화도 봐야 겠다는 생각이다.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 이후 가장 주목을 받는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

이제 그의 다른 책도 읽어야 겠다.

 

 

    




Mist – Andre Gagnon  



*그림은 남택수, 음악 youtube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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