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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소설, 새의 선물
12/20/2010 08:21
조회  8234   |  추천   6   |  스크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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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선물을 읽고...... 

 

 

 

 
 
 
 

 

 

네브라스카 오마하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택사스 오스틴의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유학생,

이 유학생은, 나의 여고 20년 후배인데,

그 후배가 짐이 된다며 가져다 준 십 여 권의 책 속에

‘새의 선물’이란 책이 있었다.

십 여 년 전에 이 책을 읽었다.

그때까지 나는 은희경이라는 작가를 전혀 알지 못했다.


한국 문단에 이런 작가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학생 시절에 싸르트르의 ‘지도자의 유년 시대’나 ‘말’을 읽고 났을 때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싸르트르의 소설은 내용도 주인공도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1960년대 후반, 12살, 진희 라는 아이의 눈을 통해 사람 사는 일상이 전개 된다.


도청 소재지가 가까운 작은 읍이 있는 마을에

외할머니 집의 우물가를 중심으로

이모. 최선생. 장군이 엄마. 광진 테라. 양장점...등의 세든 사람들을 통해,

인간의 세상이 전개된다.

선량한 사람. 그악한 사람. 교활한 사람. 착한 사람....

얽혀서 살아가는 인간 군상....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표현이,

그 시대의 풍경이 너무나 리얼하며, 특히 심리 묘사가 뛰어난다.

주로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 많은 세상. 때론 기쁨도 있지만.

1960년대의 한국이 고스란히 전개되어,

잊어버리고 있던 것들이 많이 생각나기도 한다.



진희의 엄마는 진희가 여섯 살 때, 미쳐서 죽었다.

그 후 외할머니 집에서 살면서

삶이란 것이 자신에게 호의적이 아니어서, 더 큰 상처를 받기 전에

자기의 삶을 거리 밖에 두고

‘나 자신을 바라보는 나’와 ‘보여 지는 나’로 살아간다.


보여 지는 나는, 지극히 어린 아이 답다.

예의 바르고 야무지며

학교에서도 백일장이나, 연극 무대에서 언제나 주인공을 할 정도로 모범생이다.


나 자신을 바라보는 나는,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탓일까

삶의 이면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조숙한 애 어른이다.

그래서 열두 살 이후에 성장 할 필요가 없었다는, 12살의 진희.


철이 덜 들었으면서도 순수한 이모가

겪어가는 사랑과 실연을 통한 이모의 성숙 과정을 지켜본다.

그러나 사람의 본성은 변화되지 않으므로

조금 지나면 이모는 철이 덜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 올 것까지 예상하고 있다.

염소와 하모니카 부는 키 큰 남자의 실루엣으로

대학생인 허석을 사랑하고(물론 짝 사랑이다) 실연과 체념까지 경험한다.

웃어버리기에는 심각하고, 이해가 가는 얘기들이

책에서 손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열세 살이 될 때, 처음으로 보는 아버지라는 사람이 나타나고

진희는 할머니 집을 떠나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새로운 삶인 것만은 틀림없다.

새로 만난 삶이 또 새로운 방법으로 나를 조롱 할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어차피 그곳에서도 . 삶을 멀찌감치 두고 보려고 애쓸 것이다. 그 뿐이다.‘


이 대목에서 눈물이 난다.


삶에의 기대감도 설렘도 사라진 그 아이의 정신세계.

그러나 보여 지는 나는 여전히, 반듯하고 착한  딸로,

열심히 공부하는 모범생으로 살아가겠지.


십 여 년 만에 다시 꺼내 들어, 며칠 동안 다시 읽은 책은,

여전히 잘 쓴 소설이라는 생각, 작가의 역량이 뛰어난다는 점이다.

 

 

 



......은 희경 장편 소설

제 1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



 

 

 Mozart Sonata No.11 in A major K 331 I Allegro moderato

Piano-Barenboim

 

 

 

 
 
 
 
새의 선물. 은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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