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inlkim
자카란다(suinlkim)
California 블로거

Blog Open 01.17.2010

전체     383056
오늘방문     28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24 명
Blog News Citizen Reporter
2011 Koreadaily Best Blog

  최근 방문 블로거 더보기
  달력
 
봄눈처럼 녹아 버리는
03/14/2010 23:46
조회  788   |  추천   0   |  스크랩   2
IP 76.xx.xx.6


 
( 그림-한 희원   시-김 수영  )
 
 
 
 
 
책을 한 권 가지고 있었지요.
까만 표지에 손바닥만한 작은 책이지요.
첫장을 넘기면 눈이 내리곤 하지요.
 
바람도 잠든 숲속.
잠든 현사시나무들 투명한 물관만 깨어 있었지요.
 
가장 크고 우람한 현사시나무 밑에
당신은 멈추었지요.
당신이 나무둥치에 등을 기대자
비로소 눈이 내리기 시작했지요.
 
어디에든 닿기만 하면 녹아버리는 눈.
그깨쯤 해서 꽃눈이 깨어났겠지요.
 
때늦은 봄눈이었구요.
눈은 밤마다 빛나는 구슬이었지요.
 
 
나는 한때 사랑의 시들이 씌어진
책을 가지고 있었지요.
모서리가 나들나들 닳은 옛날 책이지요.
 
읽는 순간 봄눈처럼 녹아버리는.
아름다운 구절들로 가득 차 있는
아주 작은 책이었지요.
 
 
 
 
아름다운 연인이 금방 왔다가 금방 가버린 것같이.
그대 손등에 얼른 내렸다가 얼른 녹는.
그런 봄눈 같은 눈을 보셨는지요.
하얗게 산을 그리며 오는 봄눈을.
 
 
(김 용택이 사랑하는 시, 김수용의 책)
 
 
 
 

 


이 블로그의 인기글

봄눈처럼 녹아 버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