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ickr
니르바나(sosickr)
한국 블로거

Blog Open 03.05.2017

전체     7216
오늘방문     21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0 명
  최근 방문 블로거 더보기
  친구 새글
등록된 친구가 없습니다.
  달력
 
꿀과 칼, 백목련만 빈집을 지키고[Social Essay]
03/31/2017 01:08
조회  468   |  추천   3   |  스크랩   0
IP 211.xx.xx.97

 

 

 

[Social Essay]

 

 

꿀과 칼, 백목련만 빈집을 지키고

 

-기청(시인, 문예비평가)

 

 

 

주인이 떠난 삼성동 빈집에 백목련만 우두커니 빈집을

지키고 있겠다

삼월 마지막 날, 첫날은 종일 봄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마마” “벼락 맞아 죽을 놈들“ 울분을 토해내던 지지자들도

모두 돌아가고 적막이 감도는 빈집엔,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어 누군가의 눈길이라도 마주칠까 종일을 기다리겠다.

 

썰렁하고 낯선 독방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올림머리 두 자매도 이제 오지 않을 것이다 경호원도

운전기사도 더 이상 오지 않을 것이다

무덤에라도 뛰어들듯 충성을 노래하던 그들도 더는 오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한순간 멈추고 끝나버리는, 천길

벼랑 끝에 홀로 섰다.

 

공교롭게도, 세월호가 침몰 1080일 만에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목포 신항으로 돌아왔단다

무슨 기이한 운명의 연緣이라도 있는 걸까?

누구는 떠나고 상처투성이의 배는 돌아왔다

잘 각색된 사나리오처럼, 그러나 양쪽 모두 말이 없다

한쪽은 생生이지만, 영어囹圄의 분리된 공간에,

다른 쪽은 이미 사死의, 들리지 않는 영원의 저쪽에 있다.

 

독과 꿀이 묻은, 권력이 쥐고 있는 양면의 칼은 날카롭다

그것은 영원히 자신의 것으로 착각 한다 그것은 언제나

녹슬지 않을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 가지

못한다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이것이 엄중한 민주의 이치理致다.

 

칼에 묻은 꿀은 달지만 자칫 그의 입술을 베일지 모른다

심하면 몸을 베고, 목을 베고 그의 영혼까지 베어버린다

자신도 모르게,

권력으로부터 가급적 멀리 떨어져 있음을 다행으로 여겨라

황금으로 만든 금고로부터 가까이 있지 않음을 참으로

감사하게 여겨라.

 

봄비가 내려 새로운 생명을 피우겠다 작은 풀꽃 하나

그 위대한 생명의 팡파레가 울려 퍼지겠다

봄비는 낡은 것을 허물고 추한 것을 씻어 가 줄 것인가?

이 끝없고 부질없는 욕망의 땅에, 한 송이 시들지 않는

생명의 꽃, 영원의 꽃을 피워 즐 것인가?

(청사)

 

 

 

 

 

박근혜, 백목련,삼성동사저, 권력, 청사
이 블로그의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