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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테 콜비츠 특별전
12/29/201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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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안내>-----------------------


판화에 새긴 어머니의 간절한 사랑 

<케테 콜비츠 특별전>

Prints, Process, Politics

 

글: 장소현 (미술평론가, 시인)

사진촬영: 김인경



독일 민중예술의 어머니이자 20세기 최고의 판화가로 존경받는 케테 콜비츠(1867~1945)의 

작품세계를 깊숙하게 감상하며 공감할 수 있는 전시회 <Prints, Process, Politics>가 로스앤젤레스

게티 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케테 콜비츠의 반전(反戰)과 평화를 주제로 한 대표적 판화작품들 소개한다. 이와 함께 

판화 창작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스케치, 드로잉, 테스트 프린트 등을 함께 전시해, 그이가 얼마나 

엄격하고 철저하게 작품에 임했으며, 사회 정치의 문제를 얼마나 깊이 있게 다뤘는지를 감동적으로 

실감할 수 있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귀한 전시회다.


      ▲케테 콜비츠의 <자화상>. 

        케테 콜비츠는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위해 평생 50여 점의 자화상을 그렸다. 



 

케테 콜비츠는 이렇게 말했다.

미술이 아름다움만을 고집하는 것은 삶에 대한 위선이다,”

나는 혁명가가 아니다. 나는 예술가로서 느끼고 표현할 뿐이다


이같은 신념을 고집스럽게 지키며 케테 콜비츠는 직조공, 광산의 탄광부, 농민 같은 핍박받는 

민중들의 아픔을 함께하며 그 실상을 그림으로 고발하는 일, 전쟁을 반대하는 운동에 앞장섰다

진정한 민중미술가의 본보기가 되는 작가다.


                       ▲케테 콜비츠의 대표작 <죽은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



그이가 판화를 선택한 것도 부드럽고 감미로운 유화 등의 그림으로는 참혹한 현실을 표현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판화야 말로 민중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미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칼과 끌로 거친 나무를 사용하는 목판화에서 빼어난 솜씨를 발휘했다.


이러한 콜비츠의 작품세계는 80년대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민중미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정확하게 말하면, 일찍이 케테 콜비츠의 예술성에 감명 받은 노신(魯迅)이 펼친 중국의 판화운동이 

한국 미술계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케테 콜비츠 <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된다.>


하지만, 케테 콜비츠의 작품세계는 우리 민중미술과는 질과 결이 많이 다르다. 그이 자신은 억압받는 

민중은 아니었다. 오히려 안정된 가정에서 자라나 제대로 미술교육을 받았고, 의사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산 사람이다.


그러나 역사와 환경은 그이가 민중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남편 칼 콜비츠가 일한 병원은 

가난한 동네에 있는 자선병원 같은 것이었고, 케테는 거기서 가난한 이웃들이 겪는 고통을 목격하면서

그 아픔을 자기 것으로 체화(體化)했고, 그것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남의 아픔을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여 함께 아파하는 일


케테 콜비츠 <림크네히트의 죽음>의 여러 작품들. 이 작품들을 보면 케테 콜비츠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정성을 다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케테 콜비츠의 작품에서는 민중의 실상을 잘 모르는 지식인이 피상적으로 그린 작품이라는 

식의 거리감이나 위화감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물론 거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빼어난 조형성이다

하려는 이야기도 물론 절실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림으로서 완벽하기 때문에, 그것이 곧 감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이의 작품들은 별로 크지 않은 흑백의 판화들인데, 대작 못지않은 장엄한 위엄을 

갖추고 있고, 머리로 이해하기 전에 가슴을 때린다.


그이의 작품이 감동을 주는 것은 안에서 참고 참다 예술의 이름으로 토해내는 

진정한 울부짖음이기 때문이다.


케테 콜비츠 <밭을 가는 농부들>. 이 작품들을 보면 케테 콜비츠가 하나의 작품을 위해 얼마나 

정성을 다했는지를 알 수 있다.




케테 콜비츠의 또 다른 위대한 점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대상을 품어 안는 자세다. 

학자들은 그것을 인류애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죽은 아이를 안은 어머니> 같은 작품이 

주는 먹먹한 울림은 어머니의 사랑이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숭고한 경지다.


물론 그것은 자신이 경험한 슬픔과 분노에서 비롯된 것이다. 1867년에 태어난 케테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고스란히 겪으면서, 1차 대전에서 아들을 잃고, 2차 대전에서 손자를 잃는 엄청난 비극을 

경험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분노에 머물지 않고, 그림 자체로도 완벽하기 때문에 감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케테 콜비츠 <비통한 부모>. 전쟁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의 비통한 마음을 조각으로 표현했다.

  (구글 이미지 사진)

 

사랑하는 아들을 전쟁터에서 잃고, 이어서 손자까지 잃은 어머니의 저린 마음을 달리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그 아픔을 그림에 담아 풀어낸다. 꼭 껴안고 안으로 안으로 통곡하는 모습으로그러니

그이의 전쟁 반대 목소리는 가슴을 울리는 감동적 절규일 수밖에 없다. 머리로만 하는 피상적인 

구호가 아니다.


우리 민중미술의 판화가들이 도저히 따를 수 없는 지점이 바로 이 어머니의 사랑이다

어머니가 가지는 인간에 대한 가없는 연민과 사랑


   ▲케테 콜비츠 <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된다.>

     (구글 이미지 사진)


케테 콜비츠의 판화 중에 <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된다>는 작품이 있는데, 겁에 질려 떨고 있는 

어린아이들을 강인한 두 팔로 품에 꼭 껴안은 어머니의 눈빛에 분노와 애절함이 교차하는 작품이다.

케테 콜비츠의 작품에는 그림은 아름답고 고와야 한다는 통념을 단숨에 깨부수는 감동이 있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진실이라는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케테 콜비츠 <어머니의 이름으로>

 

케테 콜비츠는 말년에는 나치 정권의 박해로 작품 활동을 할 수 없었고, 그토록 반대한 전쟁이 끝나기 

몇 달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독일의 조각가 에른스트 바를라흐가 만든 <떠 있는 천사>라는 작품이 있다. 1차 세계대전 희생자를 

위해 성당에 설치한 조각인데, 완성된 작품을 보면 천사의 얼굴이 케테 콜비츠를 많이 닮았다

그래서 작품은 아들을 잃은 케테 콜비츠의 얼굴에서 착안해 만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다고 한다

어쩌면 케테 콜비츠를 천사로 생각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에른스트 바를라흐의 조각 <떠 있는 천사(구글 이미지 사진)

 

케테 콜비츠 전시회는 새해 329일까지 열린다. 마네의 작품전도 112일까지 열리고 있으니

그 이전에 가면 두 전시회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많은 관람을 권한다.



케테 콜비츠의 조각 <전쟁은 이제 그만>  (구글 이미지 사진)

 

케테 콜비츠의 조각 <피에타> (구글 이미지 사진)



케테 콜비츠 <죽음에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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