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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산의 삼근계
12/04/20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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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발력과 지구력, 은근과 끈기

다산의 삼근계(三勤戒)


                                    장 소 현 (극작가, 시인)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는 길목에서 순발력과 지구력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봅니다.

출발할 때는 순발력이 필요하고, 그 뒤에는 지구력이 필요하지요.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책에서 읽은 다산 정약용의 글 한 구절을 소개합니다. 다산 선생이 수제자 황상에 대해서 쓴 

<삼근계>라는 유명한 글인데, 새겨 읽어야 할 글이지요

이 글을 읽으면, 순발력과 지구력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다산의 글을 거듭 읽으며 근면함과 

성실성, 그리고 서두르지 않고 뭉근히 기다리는 자세의 중요성을 되새깁니다.



다산의 삼근계(三勤戒)

내가 산석(황상)에게 문사(文史)를 닦도록 권하니 그는 머뭇거리며 부끄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저에게는 세 가지 병통이 있습니다. 첫째 둔하고, 둘째 막혀있고, 셋째 미욱합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해주었다.

공부하는 자에게는 세 가지 큰 병통이 있는데 너에게는 하나도 없구나.

첫째는 기억력이 뛰어난 것으로 이는 공부를 소홀히 하는 폐단을 낳고,

둘째는 글 짓는 재주가 좋은 것으로 이는 부화(浮華)한 데 흐르는 폐단을 낳으며

셋째는 이해력이 빠른 것으로 이는 거친 데 이르는 폐단을 낳는다.

대저 둔하지만 집요하게 뚫어내는 사람은 그 구멍이 넓어질 것이고

막혔지만 잘 소통시키는 사람은 흐름이 거세질 것이며, 미욱하지만 잘 갈고 닦는 사람은 빛이 날 것이다.

뚫어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근면함이다.

뚫는 방법은 무엇인가. 근면함이다.

닦는 방법은 무엇인가. 근면함이다

근면함을 어떻게 유지하는가. 마음을 확고하게 다잡는 데 있다.”



다산 선생께서 거듭 강조하신 근면함이란 우리 겨레의 특성인 은근과 끈기와도 이어집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은근= 야단스럽지 아니하고 꾸준함

끈기= 쉽게 단념하지 아니하고 끈질기게 견디어 나아가는 기운이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그런 은근과 끈기가 없이는 연륜도 전통도 쌓일 수 없겠지요.


연륜이란 그저 단순히 시간이 겹쳐 쌓인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땀과 눈물이 배어 있고, 기쁨과 웃음이 스며 있습니다. 아픔, 서러움, 괴로움, 외로움, 답답함, 그리고 그리움, 사랑, 보람, 나눔 등이 진하게 얽섞여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오래 된 나무의 나이테가 아름답고, 가정이나 사회에 원로가 필요하고, 전통이 소중한 겁니다.

 

1만 시간의 법칙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루려면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법칙입니다. 가령 하루에 3시간씩 1년을 투자하면 1095시간이 되고, 10년이면 1950시간이 됩니다.

그러니까,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적어도 10년은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말입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면 10년은 매달려야 풍월을 읊을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예요. 물론 사전 경험과 지식이 많거나 재능과 소질이 있다면 훨씬 더 단축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10년은 파야


그러니 세월과 연륜이 그저 시간을 겹쳐놓은 것일 수가 없는 거죠.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100세 시대가 되었으니, 은퇴 후에도 마음만 먹으면 뭔가 관심 가는 일에 

10년을 투자할 수 있고, 인생이모작을 설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인생이 길어진 만큼 10년이란 세월이 결코 길지만은 않아진 것이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차근차근 생각해봅니다.


 

연륜이란 그저 세월을 보낸다고 해서 저절로 쌓이는 건 아니겠지요. 뭔가를 꾸준히 해야 합니다. 그러는 동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뭔가가 이루어져 있는 겁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요,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속담도 그래서 있는 거지요.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장편소설을 쓸 때, 매일 200자 원고지 20매씩만 쓴다고 합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4-5시간씩 책상머리에 앉아 20매를 쓰는 겁니다. 좀 더 쓰고 싶어도 20매 정도에서 딱 멈추고, 뭔가 좀 잘 안 된다 싶어도 어떻든 노력해서 20매는 쓴다… 

그렇게 하면, 한 달에 600, 반년이면 3,600매로 장편 한 편이 완성되는 겁니다.

그런 식이라면 공장이나 뭐가 다르냐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그런 작업 태도를 고수하는 이유는 

꾸준하게 쌓아가는 규칙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우리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예를 들어, 매일 영어 단어 하나씩만 외웠더라면 지금은 영어를 제법 잘 할 텐데

매일 1달러씩만 모았다면 지금쯤 상당한 돈이 모였을 텐데그런 식의 후회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늦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새해가 밝아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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