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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한인작가-현혜명
08/29/201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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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가주 한인작가 소개>


      동양과 서양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현혜명의 작품세계


                                                 장소현 (극작가, 시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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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명의 작은 회고전


화가 현혜명씨의 회고전이 91일부터 28일까지 <LA 아트코어>에서 열린다.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회고전에서 현혜명씨는 자연을 찬미하는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은 회고전입니다. 그동안 전시 안 했던 작품, 그리고 변해온 그림들 함께 전시합니다. 나 자신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죠.”

자연을 모티브로 작업하며 조용하고 섬세하게, 끊임없이 진화하는 작업을 선보여온 현혜명씨는 평생 추구해온 회화의 두 기둥인 추상과 구상,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줄다리기 속에서 긴장감을 놓지 않는 작품으로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항상 새롭게 찾아오는 자연은 매번 그에게 신비와 경이감을 선사하고 그 기쁨과 놀라움은 그대로 화폭에 투영된다. 일상의 영감은 창조주에 대한 신앙고백이요, 그것은 또 그를 둘러싼 자연과 일상에 흡수된다.

현혜명씨는 서울대 미대 회화과와 펜실베니아 아카데미 오브 파인 아츠를 졸업하고 하트포드 대학에서 미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50년이 넘는 작가생활에서 개인전만 40여회를 가졌으며 수많은 단체전 참여와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갤러리 개장 시간은 수요일-일요일 낮 12-오후 5.

<L.A. 아트코어>의 위치는 120 Judge John Aiso St, L.A., 전화 (213) 617-3274,  

www.laartcor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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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명의 작품세계


 

화가 현혜명이 그림을 통해 기리려는 것은 그가 믿는 하나님의 세계다. 찬송가에서 노래한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바로 그 하나님의 세계’, 곧 자연이다.

하나님의 세계는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작품세계로 나타난다. 작품에 나타나는 것은 겉모습만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파악한 근원적인 자연이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삶의 간증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그림에 동양정신의 그림자가 짙어져감에 따라, 그가 생각하는 하나님의 개념도 한결 넓은 쪽으로 바람직하게 열려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화가 현혜명의 작품세계에 주목하는 까닭은 그의 그림이 근본에 든든한 뿌리를 내리고, 건강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방향에 거는 믿음 또한 만만치 않다. 동양 정신과 서양 문명을 이어주는 작지만 야무진 징검다리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기대도 크다.

현혜명이 올곧게 지키려 애쓰는 근본이란 신의 섭리에 대한 존경, 자연과 인간의 슬기로운 관계,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적인 믿음, 어머니의 사랑노래, 평화로운 삶에 대한 꿈... 같은 소중한 덕목들이다. 오늘날의 미술이 잊고 있거나, 일부러 무시해버리는 요소들이다.



 

그림다운 그림

현혜명의 작품은 매우 그림답다’. 흔히 사용하는 작품이라는 단어보다는 그림이라는 낱말이 훨씬 잘 어울린다. 그래서 편안하다. 그의 그림에는 요란스럽고 떠들썩한 새로운 미술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뭔가 따스하고 포근함이 서려 있다. 그 편안함의 정체는 바로 그림다운 그림에 대한 열망, 하나님의 세계를 그리워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기도의 마음이다.

그가 꿈꾸는 본질이란 그림다운 그림이다. , 미술의 본디 모습과 구실을 되찾으려는 노력이다. 그의 그림들은 그림 본래의 구실을 소중하게 보듬어 안고 있다. 세상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본디의 가치를 지켜간다는 것은 매우 힘들고 외로운 일이지만, 그만큼 귀한 일이다.



 

생명을 살리는 여성다움

현혜명 그림의 바탕을 이루는 또 하나의 덕목은 바람직한 의미에서의 여성다움이다. 현혜명의 그림이 마치 어머니의 자장가나 옛날이야기처럼 푸근하게 스며드는 것은 그 바탕에 살림의 미학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있어서 자연은 단순한 묘사의 대상이나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섬겨 모시고’ ‘기리는생명현상인 것이다. 우리네 어머니들의 마음바탕도 바로 그런 것이었다.

내 삶과 주변을 한 조각 한 조각 이어서 그림을 그리면서, 옛날 조각이불을 만들어나가던 여인을 생각해본다.” (작가노트 중에서)

가장 높은 의미의 여성다움이란 곧 어머니의 마음이다. 그것은 생명을 잉태하고, 소중하게 보듬어 안으며 살림하는 모습이다. ‘살림이란 생명을 살려내는 일이고, 그 근본은 사랑이다.

우리 옛 어른들은 그림을 그린다고 하지 않고 환을 친다고 했다. 이 때 친다는 말은 새끼를 친다’, 가지를 친다와 마찬가지로 생명현상을 뜻한다. 이 거칠고 삭막한 죽임의 세상에서 꿈과 사랑의 회복은 매우 소중한 생명회복의 지름길이다. 그 길을 닦는 것은 논리적인 설명보다는 마음으로 스며드는 음악과 시와 그림일 것이다.

그런 까닭에 현혜명에게 있어서 여성다움은 소중하게 간직하고 다듬어야할 매우 바람직한 덕목이다.



 

그림 밑바닥을 흐르는 음악

현혜명의 그림은 매우 음악적이다. 그의 그림에는 매우 많은 소리들이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그의 음악성은 단순히 조형성에만 머무는 갓이 아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모든 예술은 음악의 상태를 동경한다는 쇼펜하우어의 지적과 이어진다.

설명이 필요 없는이라는 표현은 현혜명의 미술관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현혜명의 그림은 머리를 거치지 않고 음악처럼 바로 가슴으로 스며드는 아늑하면서도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매우 소중한 덕목이다. 가파른 세상살이에 지쳐 꾸겨지고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어루만져 주는 기능 또한 미술의 중요한 몫이기 때문이다.

음악성은 유희성과 곧바로 이어진다. 음악, 노래는 이미 놀이와 같은 맥락이다. 현혜명은 자신의 작품을 비어있는 마음의 유희라고 표현하며, 이렇게 말한다.

되도록 자유롭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려요. 그려 나가는 동안에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것도 무척 재미 있구요.”

허버트 리드의 예술이란 즐겁게 하는 형식을 만들고자 하는 하나의 시도라는 정의가 생각나는 말이다.

이와 같은 놀이(유희)정신이 그의 그림을 상쾌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바탕이다. 또한 생명현상의 열린 마당이기도 하다. , 형태, 색채 등이 스스로 생명력을 가지고 즐겁게 자기 세계를 꾸며 나간다. 작가는 그저 지휘자 노릇을 할 따름이다.

유희하는 기분으로 텅빈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자발성으로부터 시작한다. 선과 색채들, 형태와 패턴, 그리고 텍스춰들을 가지고 유희한다. 이러노라면 형태가 찾아지고 발전되고 변모되며 또 다른 형태를 만들어내기까지 한다. 형태들이 이처럼 발전됨에 따라 이것들에 내가 반응하되, 이것들을 느끼고 분석하고 검토하며 생각하다가 마침내는 생각을 떠나게 된다. 여기서 유희가 작품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작가노트 중에서)

생각을 넘어서야 비로소 생명현상이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건강하고 바람직한 변화

현혜명의 그림은 그동안 건강하고 바람직한 변화를 꾸준히 거듭해왔다. 한 화가의 작품세계가 변화하는 과정이 반드시 논리적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변화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면 매우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현혜명의 변화는 야단스럽고 획기적인 것이 아니라, 마치 계절이 변하고 꽃이 피고 과일이 익어가듯 착실하고 자연스럽다. 그 자연스러움은 본질에서 우러나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초기의 화사한 수채화에서 표현적인 자연 묘사로, 쪼각보 그림으로, 모듬화면으로, 이어서 섬 시리즈를 거쳐 문인화 같은 풍경화로 변화하면서 열린 세계로 나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펼쳐질 세계가 기대된다.

현혜명 그림의 변화는 다양한 음악적 변주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때로는 단아하고 화사한 독주나 실내악 소품에 애정을 쏟기도 하지만, 때로는 교향악을 열망하기도 한다. 요사이 그가 관심을 갖는 것은 동양의 소리, 한국의 소리인 것 같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변화는 작가가 자연을 보는 시각이다. 현혜명의 작품에 나타나는 시각은 바라보기에서 마주보기, 내려다보기를 거치며 변화해왔는데, 지금은 마음으로 보기의 시각에서 작품을 하고 있다. 심안(心眼) 그것은 바로 동양미술의 본질적인 시각이기도 하다.



 

색채의 절제와 정신적 깊이

화사하고 경쾌한 색채는 현혜명 그림의 핵심적 요소였다. 그는 색채를 매우 능란하고 효과적으로 다룰 줄 아는 화가이다. 그런데, 어느 시기부터 그 화사한 색채가 과감하게 없어지고, 마치 수묵화 같은 단색조의 그림이 등장한다. 이 때부터 그의 작품세계는 동양적 정서를 진하게 바탕에 깔기 시작한다. 소리의 색깔과 깊이에 무게를 두는 동양적 미학이 적극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늘 짙은 진양조가락이 얼핏 얼핏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서양과 동양을 바람직하게 이어주는 든든한 연결고리를 찾은 것 같은 느낌이다.

단색조 그림의 첫 시도는 시리즈로 나타났다. 이 시리즈는 섬이 갖는 상징적 의미나 동서양을 대비시킨 기법상의 매력 등에서 주목 받을만한 작품들이었다.

섬은 말하자면 신비스러운 이상향이자 또 다른 신의 세계. 섬을 감싸고 지배하는 것은 물이다. 축축하게 젖은 물의 세계는 동양적이다. 당연한 귀결처럼 현혜명의 섬은 수묵산수화 기법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종이, , 먹을 쓰는 것은 아니다. 수묵산수화 기법으로 그린 그린 물 위에 아스라이 떠있는 섬의 모습이 화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확산과 응집, 이 두 가지 조형이 빚어내는 선명한 대비는 곧 동양과 서양의 갈등과 조화를 상징한다. 아울러 이 두가지를 어떻게 지혜롭게 아우를 수 있을까에 대한 작가의 고민도 숨김없이 드러낸다.

미국으로 이주한지 30년이 될 무렵 현혜명의 그림은 <> 시리즈에서 문인화 같은 마음 풍경화오 옮겨간다. <자연> ,> <폭포> <여정> <귀향> 같은 제목의 작품들이다. 소나무나 매화나무가 중심을 이루기도 하고, , , 토끼, 다람쥐, 나비, 오리 등이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단색도의 화면이다. 이 화면에 기하학적이고 장식적인 색면들이 부분적으로 배치되어 단색조의 다양한 형체들과 대를 이루며 묘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 역시 동양과 서양의 긴장관계로 해석된다.

주제면에서 보자면 이전의 쪼각보 그림과 가의 같은 맥락이지만, 표현기법에서는 매우 한국적으로 옮겨진 모습니다. 어떤 그림에서는 민화적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화려한 색채가 사라진 만큼 소리가 굵어졌고, 울림이 크고 우렁차졌다.



 

한국과 미국의 징검다리

현혜명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여류화가다. 한국에서 미술교육을 받았고, 미국에 와서도 미술대학에서 공부했다. 이런 조건들을 얼핏 보기에 하나하나가 모두 불리한 장벽이요,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그러나 현혜명은 이러한 장벽들을 고집스러운 뚝심으로 넘어선다. 불리한 여건을 밑거름을 삼는다. 그의 그림에는 한국과 서양을 이어주는 요소들이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다. 큰 미덕이다.

현혜명의 작품세계에 대해 평론가 엘리노어 허트니는 <상이한 두 문화의 풍부한 혼합>이라는 글에 다음과 같이 썼다.

“.... 여러 가지 역할과 다양한 문화적 경험은 그녀의 작품에 반영돼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녀의 삶의 혼성적인 상태는 점점 활기찬 방식으로 표현되기 시작하였다.

(중략)

따라서 현혜명의 작품은 문화들이 서로 만났을 때에 가능한, 풍부한 혼합의 증거다. 그녀는 우리를 자기 작품의 다채로운 풍경으로 초대함으로써 매우 다른 두 세계에 다리를 놓는다.”

이와 같은 평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화가에게 있어서는 매우 고무적이고 바람직한 평가이다. 이 지적대로 현혜명 그림의 이미지들은 서양적이기도 하고 한국적이기도 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강점일 수도 있고, 딜레마일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문화를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는 일, 그것이 바로 재미 한인작가들에게 주어진 숙제이자, 특권이기도 할 것이다. 징검다리는 철제나 시멘트로 만들어진 투박하고 일방적인 다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물과 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다리이다. 그 징검다리가 문화와 정신을 이어준다.

화가 현혜명은 모국인 한국에서 산 날보다 더 긴 세월을 미국에서 살았고, 앞으로도 미국에서 살 것이다. 한 작가에게 있어서 모국에서 산 날보다 타향살이의 세월이 더 길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현혜명의 그림에 있어서는 세월이 흐를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동양적 표현, 한국적 정서에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 매우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변화라고 여겨진다.

그렇다고 해서 현혜명이 한국적인 것에만 얽매일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변화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작가이므로, 언제 어떤 식으로 변할지는 자신도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무튼, 현혜명의 그림은 또 다른 세계로 여행을 떠날 차비를 하고 있다. 그곳이 어디일까 자못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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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현혜명

현혜명씨는 서울대 미대 회화과와 펜실베니아 아카데미 오브 파인 아츠를 졸업하고 하트포드 대학에서 미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50년이 넘는 작가생활에서 개인전만 40여회를 가졌으며 수많은 단체전 참여와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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