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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차간산 관광기 <2> 장가계
07/10/201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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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주차간산(走車看山) 관광기 <2>

 

   신선들이 노닐던 절경


   장가계, 원가계, 천문산

 

                                              글: 장소현(극작가, 시인)

                                              사진: 김인경




 

         사람이 한 번 살면서

         장가계에 오지 않는다면

         나이 100세를 먹어도

         어떻게 어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중국 제1호 국가삼림공원으로 지정된(19829) 장가계(張家系)는 위의 시에서 노래한 대로 누구나 한 번은 꼭 가봐야 할 절경으로 이름난 곳이다. 하늘을 찌르는 3천여 개의 기기묘묘한 봉우리, 안개에 덮인 계곡의 원시림감탄이 절로 터져 나오는 절경이 줄줄이 이어진다.

글자 그대로 신선들이 머물며 노닐던 절경답게 신비로운 풍경이 인간을 감싸 안는다. 이런 곳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사노라면 저절로 신선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장가계, 원가계는 199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명부에 올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고, 2009년 개봉된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로 알려진 뒤로는 세계적인 명승지로 각광 받고 있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사람으로 넘쳐난다. 어이쿠, 이 사람들이 모두 신선이 되었다간 큰일 나겠는데!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

유명한 명승지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사람의 물결이 산과 바다를 이룬다. 최근에는 중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단체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중국인들이 가난해서, 교통이 불편한 내륙 깊은 곳까지 관광을 다닐 만큼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많이 찾지 못했지만, 최근 들어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교통도 편리해지면서 급격히 많이 찾게 되었다는 것.

그 중에서도 장가계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한번 보고 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그 절경을 높이 평가한 것이 큰 힘이 되지 않았나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란다.


현재 장가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연간 10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니 사람 구경하기에 바쁘다. 멋진 경치를 보려면 길게 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장가계는 특히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아, 한국인 관광객이 한 해 30만명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장가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70%는 한국인이다.”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는 작년 10월 장가계 관광 현장 기사를 내보내며, 한풍(韓風)이 뜨겁다고 전했다.

실제 장가계 관광국에 따르면, 2015년 장가계를 방문한 한국인은 27만명으로 해외 관광객 2위인 대만인(5만명) 보다 5배나 많았다고 한다. 상점은 물론 호텔 내 화장실 안내문까지 한국어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중국 상점에서 한국 돈이 당연하게 통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인 점원이 외치는 깎아줄께라는 한국어가 전혀 낮 설지 않은 곳이다.


요새는 사드 때문에 한국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는데도, 현지에서 한국말 듣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단일 관광지로 이처럼 한국인이 몰리는 장소는 많지 않다고 한다.

참고로 자료를 검색해보니, 중국을 찾은 한국인은 2010년부터 줄곧 외국인 방문객 1위를 차지해왔다고 한다.

아무튼, 이렇게 넘쳐나는 관광객을 위한 시설을 만들어야 하니, 장엄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구 깨부술 수밖에 없다. 인간의 초라함, 오만함, 염치없음!



모노레일,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케이블카, 리프트, 절벽 허리에 아슬아슬하게 만든 오솔길인 잔도, 계곡과 계곡을 이은 유리다리 등등그밖에도 돈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 다 할 기세다. 인간을 위해 자연에 상처를 주며, 마구 다루어도 되는가, 꼭 정상에 올라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 절로 든다.

자본()의 논리는 어디서나 잔혹하다.

광대한 대륙의 기운이 느껴지는 중국답게 거대한 시설들이 참으로 많다. 하나 같이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다. 거대한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시설들 덕분에 편안하게 구경했고, 그 덕에 이런 글이나마 쓰고 있으니 할 말은 없지만, 그리고 이런 현상이 중국에만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인간이 이렇게 자연을 마구잡이로 다루어도 되는 건지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백장협> 엘리베이터

원가계(猿家系) 벼랑을 오르내리는 <백장협>에는 수직으로 엘리베이터 3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백장(百丈) 335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높고 빠른 관광용 엘리베이터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단다. 어찌나 빠른지 끝까지 올라가는 데 2-3분밖에 안 걸린다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길게는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엄청 기다려야 한단다. 별 수 없이 줄을 서있는데, 우리 가이드의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다람쥐, 밀고 들어가세요! 양보하지 마세요! 들이대요, 들이대

새치기 당하면 안돼요! 밀리지 마요

들이대요, 들이대! 새치기 당하지 마요!”


그렇게 아수라판을 거쳐 겨우 얻어 타기는 했는데, 사람들 뜸에 끼어서 바깥 풍경을 제대로 볼 수도 없다. 사람들 뒤통수만 보인다. 우리의 목적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바깥 경치를 구경하는 것인데

그런데, 이 보다 더 거대한 엘리베이터를 더 건설할 계획이란다. 잘 생긴 절벽이 또 피를 흘려야하는 모양이다.




 

천문산 바위 속 에스컬레이터

하늘에 이르는 문이라는 천문산(天門山)에는 세계 최장을 자랑하는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다. 장가계 시가지에서 천문산까지 길이 7,455m로 약 40분간 타고 가야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공교롭게도 케이블카를 수리하는 중이라서 타지 못했다.)

중국 삼국시대에 지진이 발생하여 생겨났다는 천문동(天門洞)99구비의 구불구불한 통천대도(通天大道)를 통해 올라갈 수 있고, 거기서 다시 999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구멍까지 갈 수 있다. 중국 사람들이 9숫자를 좋아해서 오르는 도로도 99구비 계단숫자도 999개단이라고.



그리고 천문산 정상까지 가기 위해서는 산 속의 바위를 뚫어 설치한 에스컬레이터를 12번이나 타고 897m를 올라가야 한다. 말하자면, 바위산의 뱃속을 뚫어 만든 길을 통과하여 정상으로 올라가는 셈이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엄청난 규모다.

그렇게 올라간 다음에는 절벽 둘레를 따라 높이 450m에 설치된 유리잔도와 귀신이 다니는 길이라는 귀곡잔도를 아슬아슬하게 걸으며 경치를 구경하고,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게 만들었다. 참 대단하다!


 

모두가 인간을 위해 자연을 훼손한 현장들이다. 자연이야 어찌되었건 돈만 벌면 된다는 자본의 논리다. 위정자, 정치가, 관광산업 종사자자연을 뜯어먹고 사는 인간들이 모습이 그렇다. 물론 중국만 그런 건 아니고, 세계 어디나 이름난 관광지는 다 마찬가지라지만

 

아찔한 절벽에 건설한 잔도

중국의 산들은 장엄하지만 위압적이고 공격적이다.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한국의 산과는 달리 날카롭게 파고드는 느낌이다. 그래서 사람들도 자연을 정복하려는 공격적인 자세를 가지게 된 것인지도

산 정상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와 절벽에 구멍을 뚫고 파이프를 박아 콘크리트를 부어 건설했다는 잔도도 중국적인 발상이다.



절벽 허리에 길을 만드는 잔도공(棧道工)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유튜브에서 보고 울컥한 적이 있다. 위험천만한 환경에서 목숨을 걸고 작업하는 그들이 우리가 만든 잔도를 관광객들이 걸으며 고마워할 때 자부심을 느낀다고 웃으며 말하는 모습

참고로, 귀곡잔도는 공산혁명 이후에 죄수들을 끌어다가 건설했는데, 공사 중 300여명이 희생되었다고 하나 실제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암벽이 높은 곳은 330m로 건물의 100층 높이라고 하니

 

물론, 이런 현상이 중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곳곳의 유명 관광지마다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고, 한국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미국의 철저한 자연보호 정책은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시설들 덕분에 편안하게 구경했으니 할 말은 없지만, 자연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머리 숙여 인사는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오만한 인간들이 이렇게 마구잡이로 다루어도 끄떡없이 장엄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정말 경이롭기 그지없다.



 

황거누이강을 사람으로 대하라

그런 생각을 하며 황거누이강을 사람으로 대하라라는 기사를 다시 찾아서 읽었다. 뉴질랜드 의회가 지난 315일 원주민 마오리족이 신성시하는 북섬의 황거누이강에 살아 있는 인간과 동등한 법적 권리와 책임을 주는 법안을 통과시켜, 전통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세계 최초로 강에 인간의 지위를 부여했다는 기사.

앞으로 누군가가 이 강을 해치거나 더럽히면 사람에게 한 것과 똑같이 처벌을 받는다는 뜻으로, 이 법안은 황거누이강과 마오리족의 깊은 영적 유대를 반영한 것으로 강의 미래를 위한 강한 토대를 만들었다고.

마오리족이 이 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법적 보호를 확보하기 위해 싸운 것은 160년에 이른다. 마오리족은 삶의 터전인 황거누이강을 가리켜 나는 강, 강은 나라고 말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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