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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차간산 관광기 <1>
07/06/201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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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주차간산(走車看山) 관광기 <1>


     들이대, 다람쥐!

 

                                          글: 장소현(극작가, 시인)

                                          사진: 김인경


 

장가계, 천문산 등 중국의 자연은 참으로 장엄하고 아름다웠다. 신령스러운 기운이 안개처럼 감돌았다

하늘을 찌르듯 치솟은 봉우리들은 거침없이 우렁찼고 골짜기는 서늘하게 깊었다

중국의 옛 산수화에서 보던 신비로운 풍경을 실제로 보는 감격도 진했다. 그저 상상 속의 이상향(理想鄕)으로만 여겼던 산과 물과 나무와 안개 들이 현실로 눈앞에 펼쳐지는 그 섬찟한 느낌

그에 비해 그 신성한 자연을 대하는 인간들은 참으로 초라하고 오만하고 탐욕스러웠다

그 너무나 극명한 대조가 서글펐다.


비록 주차간산(走車看山) 수박 겉핥기였지만, 중국 관광을 하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어디엘 가나, 자연은 한없이 아름답고 거룩했고, 사람은 바닥 모르게 추했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기 때문일까, 여행은 생각처럼 즐겁지 않았다. 많은 순간 서글펐다

내내 입을 다문 채 찡그린 얼굴로 일행의 뒤를 쫓아다니기에 바빴다. 밝고 기쁜 마음으로 여행을 즐기는 일행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으니 그저 입을 다물 수밖에

단체관광이 늘 그렇듯 일정이 빡빡하여 쫓기듯 다녀야 했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차근차근 볼 수 없었고, 오르락내리락 걸어야 하는 곳이 많아서 

다리가 부실한 내게는 매우 힘든 여행이었다.


하지만 육체적 어려움보다 한결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정신적 갈등이었다

세상을 삐딱하게 비판적으로 보는 먹물의 비극, 세상만사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골치 아픈 법!



우리 일행을 안내한 가이드는 날다람쥐를 연상시키는 자그마한 체구의 연변 아가씨였는데

우리를 제멋대로 '다람쥐'라고 불렀다

멀쩡한 사람들이 졸지에 다람쥐가 되어 장가계, 원가계 산들을 오르락내리락하는 판이었다


걸핏하면 다람쥐, 들이대세요, 들이대!”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정신이 한 개도 없었다

사람들이 넘쳐나서 줄을 길게 늘어선 곳에서는 어김없이 날다람쥐의 고함이 터져 나왔다.

다람쥐, 양보하지 마세요! 들이대요, 들이대! 새치기 당하면 안돼요

밀리지 마요, 들이대요, 들이대! 새치기 당하지 마요!”

그야말로 전쟁 같은 관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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