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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 전상도 경라도
06/29/201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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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도 사람, 경라도 사람

 

                                             장소현 (극작가, 시인)



                                                                                                                                사진: 김인경

 

   <1>

 

 엄마, 참 어려워! 곤란해! 

 어려워? 어렵기는 머가 어렵다카노? 

 난 대체 어느 편을 응원해야 되는 거지? 엄마 고향은 경상도구 아빠는 전라도 사람이잖아? 참 난처하단 말이야! 차라리 난 구경 안 했으면 좋겠어… 

 고민할 꺼 엄따. 니 하고픈 대로 하모 그만 아이가. , 얼라 손바닥 보담도 작은 나라에서 경상도 전라도 따질게 뭐 있노? 

 아이참, 엄마두! 당장 눈앞에 고민이 있는데 없다구 그럼 어떻게 해요? 

 그 뭐꼬, 지방색이니 지역감정이니 뭐니 하는 것들은 말짱 속빈 인간들이 꾸미냉기라. 그라이 우리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따 아이가그라이 니 마음 내키는 대로 맘껏 응원하면 되는기라… 

딸네미의 고민에 대해서 양여사는 대수롭지 않게 건성 대답했다. 허기사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므로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수잔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인 모양이었다. 잔뜩 찌푸린 딸아이의 옆얼굴을 보는 순간, 아 얘가 벌써 이렇게 컸는가, 좀 더 성실하게 대답할걸 그랬구나하는 후회가 스쳐지나갔다.

허지만, 뭘 어떻게 설명한다는 말인가? 설명하려 애쓸수록 실타래 엉키듯 더 꼬여들어갈 텐데도대체 뭘 어떻게 설명한다는 말인가? 한심한 놈의 세상!


   싸우긴 왜 싸워

   재 넘고 물 건너면

   바로 이웃사촌인 것을



                                                                                                            사진: 김인경

 

   <2>

 

여기는 바야흐로 <남가주지역 영호남 친선축구대회>가 벌어지고 있는 아드모어공원임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우많은 관중들이 양팀을 응원하고 이씀다.

양팀 선수들 또한 자기 고향의 명예를 걸고 멋찐 경기를 보여주고 이씀다. 열전에 열전을 거듭한 가운데,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아났씀다. 현재 스코어는 32로 호남팀이 리드하고 이씀다.


영남팀의 마지막 공격임다, , 불을 뿜는 맹렬한 공격임다, 시간 얼마 남지 않았씀다. 말씀디리는 숭간 영남팀의 주장 맹여란씨 황소처럼 파고들어가고 이씀한 사람 제쳤씀, 두 사람 제쳤씀관중들 맹여란씨를 뜨겁게 응원하고 있씀다. 호남팀 응원단에서도 함성이 터져나오고 있씀다.

아아, 그러나 안타깝게도 호남팀의 문전 밀집방어를 뚫지 못하는 맹여란선수. 참 아깝습니다. 수비를 끝내 뜷지 못하고 마능군뇨자기 편 선수에게 기일게 패쓰해씀.

다시 한번 시도되는 영남팀의 마지막 공격임다. 한 사람 제치고, 두 사람이제 시간이 1분밖에 남지 아나씀. 주심 시계를 보고 이씀. 현재 스코어는 32로 호남팀이 한점 리드하고 이씀


, 이때 호남팀에서 한 선수 번개처럼 튀어나와 뽈을 빼아사씀! 호남팀의 주장 양철통 선수임다. 비호같은 속도로 뽈을 몰고나옴니, 한 사람 제치고 두 사람……, 시간이 거의 안 나마씀. 주심 휘슬을 입에 무러씀……

그 숭간 양철통 선수 벙개가치 모믈 돌려 슈우우웃해씀다. 꼬린임다, 꼬링! 깨끄타게 네트를 가르는 꼬링임다 꼬오리잉!

공이 네트에 꼬치는 숭간 주심이 휘슬을 불어 께임이 끈나씀다. 스코어는 33 동쩜으로 끈나씀다.

네에, 참 보기 좋은 경기여씀다. 이렇게 해서 <남가주지역 영호남 친선 축구경기>33 동쩌무로 사이 조케 끈나씀다.

 

      <3>

 

  아이고, 우리 문디이 참말로 잘 해씸더! 내사마 속이 다 씨언합니더 

  , 내가 워찌 문딩이여? 나야말로 순종 전라도 깡쇠란 말여! 

  , 당신이야 전라도 문디이 아잉교! , 고기 좀 드시소, 마이 드시소 

  그러나 저러나 내가 오늘 친선 한번 잘 했제? 

  하모, 하모! 자자, 고기 좀 마이 드시라이카이 

  , 임자나 많이 먹어. 난 술 좀 먹고 천천히 씹을팅게… 


  에이, 아빤 순 엉터리야. 자기 편 꼴에다 차넣고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것도 주장이… 

  고것은 수잔 니가 잘 모르고 허는 소리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여.

알긋냐? 그랑게 우리 집안이야말로 민족대화합, 지방색 타파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집안이라 이 말씀이여. 그 머시냐 지역감정 타파라는 것이 말로만 되는 것이 아녀! 행동으로 실천해야지

그랑게 좀 뭣헌 소리다만, 거 정치허는 높은 양반덜 모두 집이 가서 발 딲구 애나 보라구 그려! 

  아이고, 우리 주인 문디이 말또 참 잘 하네


    수잔아, 그래 니는 어느 편 응원 했노. 고민이라카더니? 

  양쪽 편 다 응원했지, . 미국 와서 까지 지역감정 따지는 것도 웃기는 일이구 말에요. 허긴뭐 난 어느 지역 출신인지도 애매하지만… 

  맞다, 맞다. 과연 우리 장한 딸이다 

  아문! 우리 수잔이야말로 민족화합의 상징이요, 지역감정 타파의 씸볼이다 그 말씀이여 내 말씀이너도 쪼개 더 크면 우리 편 꼴에다 뽈 차넣은 내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껴그랑게 누가 널더러 고향이 워디냐고 묻거들랑 전상도라고 대답허란 말여. 아님 경라도라고 허든지알긋냐? 

  전상도? 경라도? 그거 참 재밌네요. 허지만 난 그냥 한국이라고 대답할래요. 내 고향은 한국이예요. 그렇게 대답할래요. 

  아이고, 내 새끼 우짜 이리 장하노! 고기 좀 묵으래이. 말랑말랑 잘 익었다. 

  음매, 기분 존거! 개천에서 용 났구만, 개천에서 용 났어! , 수잔아 말난 김에 니가 대통령 허면 어떻것냐? 내가 적극적으로 밀어줄 팅게. 

  싫어요. 그런 골치 아픈 거 난 안할래요! 

  우화화화, 음매 기분 존 거. 이런 존날 어찌 안 마시겠냐! 임자 술 좀 따르시게… 

  고기도 좀 묵어가메 마시소. 속 배리모 우짤라꼬… 

  먹어야지. , 먹어야지. 많이 먹어야지음마, 기분 존 거. 우화화하하… 

 

   싸우긴 뭘 싸워

   재 넘고 물 건너면

   우리 모두 다정한

   이웃인 것을, 이웃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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