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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70주년과 예술의 힘
06/22/202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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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70주년과 예술의 힘

 

글: 장소현 (시인, 극작가

사진: 구글 이미지



▲변월룡 작 <판문점에서의 북한 포로 송환> 캔버스에 유화

 

올해는 6.25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다.


임시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임시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새벽 북한 공산군은 38선 전역에 걸쳐 전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안심하십시요. 우리 국군이 건재합니다

거듭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625일 일요일 아침, 한국전쟁 발발을 알리는 첫 방송이 전파를 탔다

이 역사적 공산군 남침 제1보를 방송한 사람은 우리와도 친숙한 위진록 아나운서였다.


 

▲한국전쟁 발발 제1보를 방송한 위진록 아나운서 (사진: 이상모)


70년이 뭐 대수로운 것이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평소보다는 

각별하게 깊고 진지하게 한국전쟁에 대해 되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최근 북한의 태도가 갑자기 변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요사이의 코로나 사태나 남북관계 등 여러 가지 형편으로 보면 특별한 기념행사나 

평화를 기원하는 다채로운 문화행사들도 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몰라도,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관계자들은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행사들이 거의 무산되었다고 안타까워한다.


지금 우리가 70년 전 625일을 되새겨야 하는 까닭은 아주 간단하고 분명하다

다시는 그런 비극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문화는 벽이 아닌 다리를 만들어준다

첼리스트 요요마의 인터뷰 기사를 읽다가, 한 구절에 멈춰서 생각이 깊어졌다

6.25 한국전쟁 70주년에 즈음한 때이고, 남북관계가 매우 수상하게 급변하고 있어서 한층 각별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 전쟁을 알아야 한다. 한국의 특정 세대는 

모두가 끔찍한 전쟁을 겪었다. 그들의 정신적 상처와 극복 과정을 알 때 나 자신과 세계의 관계에 

대해 알게 된다.”-<중앙일보> 김호정 음악전문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요요마의 예술관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또한, 예술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내면을 이해하고 성찰하는 노력을 통해 자신과 세계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살피고 정립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음악이 그저 연주 잘하고 아름다우면 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건강하게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인 것이다. 물론 음악적으로 충분히 성숙한 다음에 가능한 이야기다.



서울 <별마당 도서관>에서 열린 요요마 특별공연. 2019년 97


요요마가 음악 세계를 넓히기 위해, 하버드대학에서 인류학을 공부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그가 의욕적으로 펼쳐온 실크로드 프로젝트바흐 프로젝트도 인류학이나 인문학의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단순히 사회 참여나 행동하는 예술가의 차원을 넘어서는 세계다.

음악인 요요마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바흐를 연주하는 등, ‘행동의 날(Day of Action)’을 통해 

미국, 그리스 등 여러 곳에서 이민정책, 지역 사회의 문화, 노숙자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요요마 실크로드 앙상블


그런 활동의 하나로 지난 201999, 파주 DMZ 안에 있는 도라산역에서 열린 

‘DMZ 평화음악회에 참가하여 연주하기도 했다

요요마 바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린 이 음악회에서 그는 대표곡인 바흐 무반주 첼로곡을 

연주하고, 국악인 김덕수, 안숙선 명창과 아리랑을 협연하여 진한 감동을 주었다

(이 공연 영상은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DMZ 평화음악회>. 2019


요요마와 김덕수의 협연


음악을 통해 단절된 시간과 공간, 역사를 치유하고 문화로 이으려는 이 공연은 

음악으로 국경을 허물 수 있다” 

문화는 벽이 아닌 다리를 만들어준다는 요요마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말하자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감격을 베토벤의 교향곡 9번 연주로 전 세계에 전한 것과 

같은 생각인 것이다.


요요마의 말대로 음악으로 국경을 허물 수 있다그래서 그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많은 음악회나 문화축제가 휴전선 근방에서 열렸다

뉴욕필의 평양 연주회에서 로린 마젤의 지휘로 아리랑을 연주한 장면도 감동적이었다

이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다.


뉴욕필 평양 음악회에서 아리랑을 지휘하는 로린 마젤

 

통일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생각

한국전쟁 70주년에 즈음하여, 우리 역사의 비극, 겨레의 아픔을 되새기는 일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그래서는 안 될 것이다.

70년이란 세월은 전쟁의 비극을 몸소 겪은 세대가 이제는 많지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하면

통일이니 반공이니 하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통념들이 바뀐다는 뜻이다.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는 

전쟁을 책이나 머리로만 이해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은 크게 달라졌고, 계속 달라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그렇다.

지난 20194월 한국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통일연구원(KINU)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KINU 통일의식조사 2019> 결과에서연구원은 통일은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이제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성취해야 하는 절대적 목표가 아니다라고 밝히고, 국민 개개인에게 

통일이 왜 중요한지를 설득할 수 있는 새로운 담론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여론조사에서 한국 국민은 남북관계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70.5%가 통일보다는 

경제 문제가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남북대화나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국민들은 

통일문제보다는 한국경제에 대한 중요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그래서 통일문제와 경제문제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경제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자가 70.5%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에, 경제보다 통일에 무게를 둔 응답자는 8.3%에 불과했다.




한편,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주관으로 201910월 발표된 <2019년 통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염원이 5년만에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통일의 필요성은 200763.8%, 이후 계속 하락해 201551%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201653.4%, 201753.8%, 201859.7%4년째 상승세를 보였지만, 2019년에는 53%로 감소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남한과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원점으로 되돌아갔고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것의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판문점에서 연주하는 미국의 첼리스트 린 해럴.
 (린 해럴은 2020년 427일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지금 우리가 70년 전 625일을 되새겨야 하는 까닭은 아주 간단하고 분명하다

다시는 그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창한 이론이나 정책을 떠벌이거나, 좌우로 갈라져서 다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주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일이라도 소신을 가지고 하나씩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우리는 한국전쟁이니 분단이니 통일 등을 이야기할 때, 주변 강대국의 

역학관계니 비핵화니 경제적 파급효과니 인권문제니뭐 그런 거창한 것들만 떠올렸는데

막상 그런 거대담론들은 우리 같은 백성들의 힘으로 어쩔 수 있는 것이 전혀 아니다.


더욱 답답한 것은 주위를 둘러봐도 막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정말 답답하다.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우리 주위에 생존해 계신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일이나 가능할까

각자 나름대로 마음과 정성을 다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 되겠지! 그밖에 또 할 수 있는 일은?

그나저나 6.25한국전쟁 7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를 맞으며, 겨우 이런 소리나 해야 하는 

현실이 참 서글프고 부끄럽다. 답답하다.

그래도 우리가 머리 숙여 드리는 감사와 평화의 기도가 결국은 전해질 것으로 믿는다.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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