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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이야기 2
02/02/2020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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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이야기 2>--------------------

 

아리랑, 이 땅의 소리, 민족의 힘

겨레의 마음 하나로 묶어줄 노래

 

: 장소현 (시인, 극작가)

사진자료: 구글 이미지 사진


               ▲올림픽 남북 단일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아리랑만큼 우리 겨레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줄 노래는 달리 없습니다

아리랑은 북쪽 함경도에서부터 남쪽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전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고

오늘날에 전해지는 다양한 가사만도 6천여 수에 이릅니다.


남과 북이 마음 놓고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도 아리랑밖에 없습니다. 오래 전에 남한과 북한이 

올림픽 단일팀 출전을 협의할 때 임시 국가(國歌)로 아리랑을 선정한 것도 그런 까닭이었지요

그 후로 남과 북이 함께 꾸미는 축제에서도 아리랑은 빠지지 않습니다. 조용필이 20058월 

평양 공연에서 <홀로 아리랑>을 열창하는 장면도 참 뭉클했지요.


                                         ▲밀양 아리랑 축제


남한과 북한의 아리랑이 나란히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것도 그런 까닭일 겁니다

유네스코는 등재 이유를 아리랑은 세대를 거쳐 지속적으로 재창조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한국민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결속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도 높이 샀다.”고 

설명했습니다. 매우 정확하고 합리적인 분석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아리랑이 이처럼 우리 겨레 누구나 즐겨 부르는 대표적 민요인데, 정작 

아리랑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스무 가지가 넘는 학설이 

발표되었지만, 아직 정설이 없는 실정이니 정말 신기합니다. 그만큼 의미가 깊고 넓고 신비롭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영화 <아리랑>의 감독주연 나운규


아리랑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많은 사람들이 아리랑을 

()의 노래라고만 생각하는 점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본조아리랑> 혹은 

<서울아리랑>의 가사 때문일 겁니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라는 노랫말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서울아리랑>은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1926년 작) 덕에 가장 널리 퍼진 

노래일 뿐, 우리 아리랑의 전형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요


                         ▲천재 영화인 나운규 감독


아리랑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밀양아리랑>의 곡조나 가사는 얼마나 적극적이고 

경쾌한가요.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정선아리랑>이나 <뗏목 아리랑>의 가사에는 흥겹고 익살스러운 것이 정말 많지요

삶의 기쁨과 아픔이 진하게 녹아 있어요

그런가 하면 <광복군 아리랑>이나 <독립군 아리랑>의 가사는 씩씩하고 비장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처럼 전체를 살펴보면 아리랑은 결코 한의 노래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다는 해원상생(解寃相生)의 노래라고 하는 편이 타당합니다.


아리랑은 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는 우리의 노래입니다. 일제 강점기의 참혹한 현실을 

묘사한 아리랑 가사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정말 빼어난 풍자문학입니다.

 

벼깨나 나는 논은 신작로가 되고요,

말깨나 하는 놈은 가막소로 가고요,

일깨나하는 놈은 공동산에 가고요,

애깨나 나을 년은 유곽으로 가고요


                                         ▲정선 아리랑 문화제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한 때 외국인들이 뽑은 한국의 이미지 베스트 5’1. 아리랑, 2. 김치

3. 인삼, 4. 태권도, 5. 태극무늬였다고 합니다. 그만큼 아리랑은 우리겨레의 정서와 한과 기쁨을 

진하게 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리랑에 미쳐, 평생을 아리랑 연구에 바친 김연갑(金練甲) 선생은 자신있게 이렇게 말합니다.

 

아리랑은 통곡이다. 피다, 분노다. 아리랑은 깃발이다, 이정표다. 아리 랑은 슬픈 화냥질이며 

한없는 그리움이다. 이상하게도 아리랑은 이 땅에 있는 것 중 거의 유일하게 국산이다

아리랑은 한복이다, 아리랑은 이 땅 의 소리다, 아리랑은 참말이다

아리랑은 바로 이 민족의 힘이다.

 

김연갑 씨가 열심히 모은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각지에는 오십여 종 육천여 수의 아리랑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땅뿐 아니라 소련이나 일본, 만주 등 우리 겨레가 사는 곳에는 

어디에나 아리랑이 있다고 하지요


아리랑은 죽은 것이 아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히 태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역사의 구비마다 

고개마다 아리랑은 있어왔고, 아무리 슬픈 순간에도 아리랑 노래는 있어 왔습니다. 아리랑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겁니다.


                                  ▲정선 아우라지 동상


                        ▲정선 아우라지 아리랑 노래비


일본군 위안부의 증언자였던 노수복(1921-2011) 할머니는 나는 왜 놈들 틈에서 눈을 감고 

아리랑을 불렀지아리랑이 이 목숨을 쇠심줄 같이 만들었어지금도 아리랑이 있어야 살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다 무슨 말을 덧붙이겠습니까?

전쟁이 끝난 뒤 태국에서 살다가 세상을 떠난 노수복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사느라 한국말은 알아듣기도 힘들어 했고, 더군다나 한국말은 전혀 하지 못했지만, 자신이 살았던 

곳이 안동시 삼동면 안심리라고 우리말로 말했고, 고향을 그리는 듯, 지난 아픈 역사의 상처를 

호소하는 듯 아리랑 노래를 토해냈다고 합니다

다른 것은 다 잊어버려도 고향만큼은, 아리랑 노래만큼은 잊어버릴 수 없었던 겁니다

아리랑은 그런 노래입니다.


 ▲작품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과 저자 님 웨일즈


삼일운동 때 그 당시 인구로 보아 엄청난 숫자인 만사천명의 민중이 만세를 불러댔는데, 일본군이 

단 하나뿐인 마을 입구를 막고 무차별 사격으로 양민 백오십 명 이상을 학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총격 앞에 얼싸안은 농사꾼 총각들의 절규는 아이고 아이고가 아닌 <밀양아리랑>이었다고 

합니다. 아리랑은 그런 노래입니다.


             ▲연변 아리랑 공연


유네스코의 지적대로 아리랑은 세대를 거쳐 지속적으로 재창조됐다는 점이 높이 평가 받아 

마땅합니다. <만주아리랑>이나 <치르치크 아리랑>처럼 세계 방방곡곡 한국인이 있는 곳에는 

아리랑이 있었고, 지금도 꾸준히 재창조되고 있는 우리의 노래가 바로 아리랑입니다


오늘날에도 조용필, 장사익, 윤도현, 나윤선 등 많은 가수들이 자기 나름의 아리랑을 부르고 있지요

세계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방탄소년단도 아리랑을 불렀더군요. 물론 앞으로도 수많은 

아리랑이 나올 겁니다.


가수 조용필의 <꿈의 아리랑>


아리랑을 부르는 나윤선


아리랑은 우리 겨레가 있는 곳 어디에나 민들레처럼, 또는 진달래 빛으로 피어납니다. 우리나라 

각 지방에서는 물론, 세계 방방곡곡의 한국 사람들이 사는 곳 어디에서나 그 지방의 특색을 살린 

아리랑이 만들어져, 모임 때마다 신명나게 부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성 아리랑> <아메리카 아리랑> <뉴욕 아리랑> <파리 아리랑> <동경 아리랑> 같은 것이 

있음직하지 않은가, 그런 생각에서 몇 년 전에 나는 <사탕수수 아리랑>이라는 제목의 장시를 

써서 책으로 펴낸 일이 있습니다.


                                    ▲밀양 아리랑 대축제


그러나, 아리랑이란 한두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의 마음이 어우러져 태어난 

모두의 노래’ ‘우리의 노래여야 합니다. 우리의 애환과 꿈과 희망을 담은 우리의 아리랑을 기다리는 

마음 간절한 요즈음입니다

우리는 예로부터 노래와 춤과 더불어 살아온 겨레였습니다. 그것을 지금 잠시 잊고 있을 뿐인데

그 신바람, 그 뚝심을 하루빨리 되살려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통일된 뒤에 한민족 전체가 함께 

부를 아리랑도 미리 만들어 놓고요



<삼팔선 아리랑> 가사는 참 절묘합니다. 대단한 통일 노래죠. 가사는 이렇습니다.

 

사발그릇 깨지면 여러 쪽 나지만

삼팔선 깨지면 하나 된다네



아리랑을 들으며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아리랑 같은 그림은 없는가, 지금 그런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없는가? 김정(金正)이라는 화가께서 아리랑연작을 열심히 그린 것은 압니다만… 

박수근(朴壽根)의 그림이나 김환기(金煥基)의 점() 그림을 보노라면 아리랑 가락이 아련히 

들리기도 합니다.

문득, 오늘날의 젊은 화가가 그린 아리랑이 듣고 싶어지는군요.


김정 화백의 작품 <정선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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