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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젊은 언니’ 4인방 알프스 몽블랑 산행기
09/24/20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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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몽블랑이 우리를 부른다!

 

             60젊은 언니’ 4인방

           꿈의 알프스 몽블랑 산행기

 

                                                                                 글, 사진: 김인경




60대 나이의 팔팔한 젊은 언니’ 4인방이 유명한 알프스 몽블랑(Mont Blanc)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4인방의 이름을 밝히면, 대장 유윤태, 권리사, 김영희, 김인경.

(잠깐! ‘몽블랑 산행이라고 했지만, 만년설 덮인 새하얀 몽블랑 꼭대기에 올라가는 산악등반이 아니라, 몽블랑 산허리를 감도는 트레킹 코스를 하이킹 하는 것이었으니, 오해 없으시기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60마일 산길을 6일에 걸쳐 타박타박 걷는 일정이었습니다. 60마일? 자동차로 달리면 한 시간도 채 안 걸릴 거리인데 그런 걸 가지고 무슨 호들갑이냐 하시겠지만, 환갑을 넘긴 젊은 언니들이 처음 가는 길을 가이드도 없이, 무거운 배낭 메고, 그것도 산길을 매일 오르락내리락 걷는다는 건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니지요. 한 사람의 낙오자가 생겨도 안 되고.

그래서 젊은 언니들은 걱정을 참 많이 했지요. 우리가 정말 해낼 수 있을까? 그런데 막상 닥치니까, 걷는 것에 매일매일 탄력이 붙어서 아침이면 자동적으로 걸음을 시작하게 되더군요. 가는 곳마다 낯선 길이지만, TMB(길 안내 표지판)이 가르키는 대로 한 걸음 한 갈음 걷다보면 정상에 다다르곤 했습니다. 물론, 길을 잃고 헤매느라 위험한 순간도 있었고, 항공사의 실수로 가방을 잃어버리는 불상사도 있었고, 좌충우돌 아슬아슬하기도 했지만아무튼 닥치니까 되더라구요. 첫 번째 도착지에서는 비행기 연착으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저녁도 못 얻어먹고 간단한 샌드위치로 때우기도 했습니다.




걷는 길이 그다지 험하지는 않았지만, 남가주 산들의 하이킹 코스처럼 걷는 이의 인체공학을 고려해서 세심하게 설계한 길이 아니고, 직진 또는 갈지자로 아무렇게나 나있는 길을 찾아서 걸어야 했습니다. 그런 길을 매일 계속해서 걷는다는 것이 제법 부담스러웠는데, 그것도 닥치니까 잘 극복하게 되더군요. 해보지도 않고 겁부터 먹은 것이 억울하고 우스웠지요.

네 사람 모두 <밸리산악회> 회원으로, 매주 정기적으로 산행을 다니며 체력을 기른 덕에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밸리산악회> 만세!



60마일의 길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국가별로 따지자면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3개국에 걸친 국제적(?) 산행이었습니다.

국경선을 없었지만,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즐거움이었지요. 특히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갈 때의 산세와 계곡의 풍경이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환상적이었어요.

알프스의 산세는, 미국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나 캐나다 록키 산맥의 산들처럼 우람차고 강하지 않고, 아기자기하고 정겨웠습니다. 유럽의 문화가 이런 자연에서 탄생된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오밀조밀하고 푸근하다는 점에서는 한국의 산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산의 높이나 규모는 훨씬 우람하고 씩씩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푸근한 것은 온 자연에 가득한 초록색이었습니다. 거의 매일 비가 내리는 날씨이니 풀과 나무도 싱싱할 수밖에요. 어디를 보나 온통 싱그러운 초록색, 들판 사이사이에 자리 잡은 그림 같은 시골마을, 군데군데 보이는 목장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소떼그런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습니다.

우리의 고향(?)인 캘리포니아의 바짝 메말라 싯누런 산과 들이 떠올라서, 잠시 가슴에 모래바람이 부네요. , 식물들은 얼마나 목이 마를까?

사는 곳의 자연환경에 따라 사람들의 심성도 달라질 거라 생각하니 새삼스럽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얼마나 메말라 있는 걸까?


 

밤에는 비가 내리고 낮에는 개이는 것이 몽블랑의 전형적인 날씨라는데, 그 바람에 몽블랑의 새하얗고 뾰죽한 봉우리를 제대로 볼 수 없어서 유감이었네요. 짙은 안개와 구름에 가려 봉우리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거예요. , 몽블랑에 와서 몽블랑을 제대로 보지 못하다니!

몽블랑이라는 단어는 프랑스어로 산이라는 뜻의 몽(Mont)과 하얀 색을 뜻하는 블랑(Blanc)이 합쳐진 것입니다. “하얀산이라는 뜻이죠. 만년설이 산의 윗부분을 덮고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몬테 비안코(Monte Bianco)라고 하며 의미는 같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을 따라 뻗어 있는 알프스 산맥의 최고봉이자 서유럽 최고봉으로, 높이는 4808.73미터입니다. 몽블랑의 최고봉을 포함해 산의 절반 이상이 프랑스 영토에 속해 있답니다.

몽블랑 산 기슭의 유명한 도시로는 프랑스의 샤모니(1924년 첫 동계 올림픽 개최지)와 이탈리아의 쿠르마유르라는데, 우리는 두 도시의 아담한 숙소에서 모두 묵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것 같은 풍경을 즐기면서 걷는 동안 알프스 소녀가 부르는 요들송은 듣지 못했지만, 한국에서 온 관광객은 더러 만났습니다. 단체로 온 사람들도 있었고, 텐트에 야영도구를 얹은 커다란 배낭을 멘 젊은 여자 두 팀도 만났습니다. 그렇게 여자들끼리 여행을 하며 어지간하면 야영을 하고 때때로 호텔에 묵으면서 다니고 있다고 하네요.

그렇게 한국에서 온 진짜 젊은 언니와 미국에서 간 60젊은 언니들은 우연히 반갑게 만났지만, 각자 일정이 빠듯해서 긴 이야기는 나누지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어무튼 한국 여자들은 정말 용감합니다. 한국에서 온 진짜 젊은 언니들이나 미국에서 간 60젊은 언니들이나그 시간에 남편들은 뭐 하고 있나 하는 공연한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ㅎㅎㅎ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매우 친절했어요. 평화로운 자연환경에서 살다보니 사람들도 착해진 걸까요? 대체로 영어로도 큰 불편 없이 소통이 잘 되었습니다. 가끔 불어만 하는 지역 주민의 도움을 받을 때는, 우리는 영어를 하고 상대는 불어를 하는 바람에 말이 안 통했지만,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애를 씁니다. 영어와 불어는 어원이 같아서 비슷한 발음이 많은 덕에 대충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사람들이 몸에 밴 친절로 도와주려고 애를 쓰는 진심이 느껴집니다. 손짓발짓도 안 통하면, 우리가 찾는 곳까지 몸소 데려다 주는 고마운 아주머니도 여럿 만났어요. 얼마나 고맙던지요.

올 봄 서울에 갔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서울에서는 길을 물면 거의 전부가 모른다며 고개를 돌리거나 전화기에 코를 박는 거예요. 왜 이렇게도 인심이 야박해졌나 한탄하며 불쾌해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서울 사람들은 실제로 자기가 다니는 길밖에는 모른다는 거예요. 자기밖엔 모르는 거죠.

 

아무튼 몽블랑 산행은 환상적이었고, 우리 ‘60대 젊은 언니들은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벌써 내년에는 어디로 갈까를 열심히 연구중입니다. 우리의 구호는 산행은 정신의 양식! 다리 떨리기 전에 먼 곳부터 서둘러 다녀오자!”입니다.


 

우리의 이번 산행 일정은 유윤태 대장이 주도하여, MAC Adventure라는 회사에 부탁해서 짰습니다. 신청자들의 희망과 형편에 맞게 일정, 교통편, 숙소 등의 일정을 짜줍니다. 가방도 숙소에서 다음 숙소로 옮겨주기 때문에 가벼운 배낭만 메고 산행을 즐기면 됩니다. 아주 편리하지요. (, 이 서비스는 옵션이므로, 미리 신청해야 합니다.)

우리 ‘60대 젊은 언니들은 이번 몽블랑 산행의 호텔, 음식, 일정 등에 모두 만족했습니다. MAC Adventure 말고도 이렇게 여행 일정을 짜주는 회사가 많으니 각자가 마음에 드는 회사를 택하면 되겠지요.



혹시 몽블랑 산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을 위해, 우리 ‘60대 젊은 언니’ 4인방이 다녀온 산행의 일정과 자세한 산행 이야기는 따로 정리해서 곧 올릴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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