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hang
로도락(sochang)
California 블로거

Blog Open 07.08.2016

전체     18917
오늘방문     2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0 명
  친구 새글
등록된 친구가 없습니다.
  달력
 
<칼럼> 다르다와 틀리다
06/15/2017 16:05
조회  473   |  추천   6   |  스크랩   0
IP 23.xx.xx.244


<장소현 칼럼>


다르다와 틀리다


                             장 소 현 (극작가, 시인)



                                         뱅크시의 작품 <연인>


 

바다 건너 남의 땅에 살면서도, 우리 문화를 생각하며 그리워합니다. 우리 얼과 넋의 뿌리를 다시 더듬어 되새기곤 합니다.

이를테면, 개천절을 맞을 때마다 단군왕검께 송구스럽고, 한글날이 되면 세종대왕께 황공무지라는 생각에 고개를 숙이게 되지요

요새 젊은 세대들에 의해 망가져가는 우리말과 글을 대하는 것도 울화가 치미는 일이지만,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제 한글 실력에 가슴이 아리고 부끄럽습니다.


우리말과 글 참으로 어렵지요. 어쩐 일인지 깊이 파고들면 들수록 어렵기만 합니다.

그래서 잘못 쓰는 수가 참 많습니다. 요새 젊은이들의 말은 접어두고, 한글을 잘 아는 사람들도 그런 실수를 합니다. 아주 쉬운 말인데도 바르게 쓰지 못하는 때가 많아요.


다르다틀리다도 그런 예 중의 하나입니다. 

다르다와 틀리다는 전혀 다른 말입니다. 저도 예전에 라디오 방송을 할 때, 이 말을 잘못 써서 청취자로부터 꾸지람을 단단히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실수를 했는데, 이미 방송이 나간 다음이니 어쩔 수가


문제는 이 말을 잘못 쓰다보면 우리의 생각도 그런 식으로 굳어질 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다라고 생각하게 되면 정말 곤란한 일이죠.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다! 얼마나 독선적입니까?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는 마음가짐은 말을 바르게 쓰는 데서 시작됩니다. 다르다와 틀리다는 전혀 다른 말입니다.


대동소이(大同小異)라는 낱말도 비슷합니다

사람살이라는 것이 알고 보면 대부분은 같고(大同), 조금 다르다(小異)는 뜻이죠. 진리의 말씀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많은 부분 같은 것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조금 다른 것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는 바람에 다툼이 생기고 전쟁이 일어나고 그런다는 겁니다.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다, 그러므로 무찔러 없애야 한다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는 거예요. 정치, 경제, 문화, 이념, 종교모든 곳에서 다 그래요

나와 다른 사람과는 더불어 어울려 살 수 없다는 독선이지요. 거의 같은 인간인데 말입니다.


통일이나 남북관계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의 생각은 같은데, 꼭대기의 극히 일부 집권세력만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닐까요? 상대방의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곧 행복을 찾는 길이기도 합니다. 

배철현 교수(서울대 종교학과)의 말을 다시 읽어봅니다. <중앙일보>의 특집기획 <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라는 기사에 실린 글입니다.


서양 전통에선 다름을 신()이라고 했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의 이웃은 사실 적()을 의미했다. 나와 전혀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을 사랑하는 거라 했다.”


사람들은 착각한다. 내가 출세하기 위해 지식을 쌓는 것을 공부라고 생각한다. 틀렸다. 공부는 그런 게 아니다. 공부는 다른 입장에서 나를 보는 연습이다. 식물의 입장에서 나를 보는 것, 그게 식물학이다.

내가 왜 셰익스피어를 공부하나. 그를 통해 나를 보기 위해서다. 그렇게 볼 때 자아의 박스가 깨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행복이 있다.”

이 블로그의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