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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걸린 손주와 거리 두기
03/18/202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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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반전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시민의 절반인 오백만 명이 시를 빠져나가 각처로 도망갔다는 뉴스에 어안이 벙벙했다.

한 달 전부터는 한국에 우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상륙했다면서 잘 잡아간다고 하더니

신천진가 구천진가가 나타나 대구를 중심으로 경상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국은 안전한 줄 알았다.

아무려면 코로나바이러스가 먼 태평양을 온전히 건널 수 있겠나?

태평양만 믿고 태평했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사람이고 사람이 바이러스가 아니더냐.

드디어 코로나바이러스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엄습했다.

318일 오전 8시 현재 미국에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5830 명인데 그 중에

샌프란시스코 지역 30 마일(48km) 이내325명, 사망 5명이다.

이건 이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병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주정부는 170시를 기해서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가택 격리를 선포했다.

모든 시민은 집에 머물러 있어야 하며 불필요한 외출을 금한다는 명령이다.

당연히 꼭 필요한 식품점, 약국, 병원, 주유소 정도만 열고 다른 가게는 문 닫는 게 원칙이다.

인적교류를 차단하는 것이 전염병 예방의 기본 처방이다.

93세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도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을 피해서 런던을 떠난다고 하지 않더냐.

6.25 때도 염병(장질부사)이 돌았는데 피난을 시골로 갔다. 당시로서는 전염병 예방을 위한

최첨단 차단 처방이었다. 전염병처럼 무서운 것도 없다.

바이러스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사람이 무섭다.

사람이 사람 만나는 걸 무서워한다면 이거야말로 말세인 것이다.

 

열 살 먹은 손주녀석이 집에 왔다. 떡하니 마스크를 하고 온 것이다.

왼 일이냐 마스크를 다 하고?“

자기가 감기에 걸렸는데 할아버지가 고령이어서 할아버지에게 전염될까봐 마스크를 했단다.

엄마는 젊어서 자기 집에서는 마스크 할 필요 없단다.

듣고 보니 고맙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다.

저런 과학지식을 어디서 배웠을까? 지 에미가 가르쳐 주었을 것이다.

나는 슬며시 이층 내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아무리 손주녀석이 마스크를 썼다 해도 감기를 내게 옮긴다는 건 싫다.

더군다나 코로나바이러스가 휑휑 하는 시기가 아니더냐.

방문을 닫고 혼자 있으면서 생각해 본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뭐 길래 손주를 무서워해야 하나?

 

코로나바이러스는 어디서 왜 왔을까?

예전에는 없던,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바이러스다.

어디서 왔는지 왜 왔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우선 당하고 보는 거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당하면서 배우고 알게 될 것이다.

스페인 독감, 홍콩 독감, 사스 등 모든 유행병이 그랬다.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며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하지만 그 전까지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희생자도 따라야 한다.

누가 희생자가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두 내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하다못해 살만큼 산 사람도 내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은 스무 살 먹은 젊은이와 다를 바

없다. 나 아니면 너인 중에서 내가 아니기를 바란다는 것이 죄인가?

하나님도 야속하지, 시험에 들지 말라고 해 놓고서는 괴로운 시험문제를 내 놓으면 어쩌란

말인가?

 

벌써 두 달째 뉴스는 온통 코로나바이러스 뿐이다.

손을 비누칠해서 20초 동안 잘 씻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한다.

그리고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말아야 한단다. 이것도 어려운 시험이다.

나도 모르게 손이 얼굴로 가서 흘러내리는 안경을 치켜 올리고 여기저기 만지고 만다.

앗 차, 이러면 안 되지때는 이미 늦었다.

바이러스라고 하는 놈은 귀신보다도 더 빠르고 감쪽같이 이리저리 묻어 다닌다.

귀신도 못 이기는데 어찌 바이러스와 싸워 이기란 말인가?

 

손주녀석을 보내고 뉴스가 궁금해서 TV를 켜려고 리모컨을 잡으려다가 멈칫했다.

손주가 만지던 리모컨을 그냥 집어 든다면?

리모컨을 내프킨으로 싸서 들었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나도 어렸을 때 감기에 시달리면서도 외할머니와 같이 살았는데…….

오늘 나는 왜 이리 들 떨어지게 놀지?

알량한 과학 지식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시는 시민을 자가 격리 시키고, 나는 스스로 손주와 거리를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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