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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옆집
09/09/2019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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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오른쪽 옆집은 이혼녀 혼자 사는 집이다.

나 보다 10년은 젊었는데 4년 전에 이혼하고 혼자 산다.

전남편이 부자가 돼서 이혼을 했다고는 해도 그녀도 부자다.

Mrs. Felson 전남편은 선대로부터 대물림해온 부동산 부자다.

뉴욕에서 트럼프가 부동산으로 부자인 것처럼 미국에는 도시마다 그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부동산 부자가 있기 마련이다.

Mr. Felson도 헤이워드 시에서 부동산 부자인 것이다.

이혼을 했을망정 돈은 많아서 큰집을 쓰고 살면서도 돈 펑펑 쓰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가드너가 일주일에 두 번 오는데 왔다 하면 몇 시간씩 일을 하다가 가곤 한다.

꼼꼼하게 하나하나 챙기는 것 같다.

일주일에 한 번은 꽃집에서 꽃배달차가 와서 집안의 꽃을 갈아주고, 미용사가

집에 와서 머리를 해 주고 간다.

청소하는 여자들이 와서 청소 해 주고 가는 것은 물론이다.

심지어 시에서 운용하는 쓰레기 치우는 트럭이 휄슨네 집만 따로 특별대우를 해 준다.

여느 집처럼 매주 목요일에 쓰레기통을 길에 내놓는 게 아니라, 쓰레기 트럭 운전사가

직접 휄슨네 집 뒷마당에 가서 쓰레기통을 집어다가 버려주고 다시 뒷마당에 갖다 놓고 간다.

돈을 더 내기로 하고 특별대우를 받는 모양이다.

옆집에 살아도 한 달에 한 번 얼굴 볼까 말까다.

앞으로 미세스 휄슨이 어떻게 살다가 죽을지 궁금하다.

 

그런가 하면 우리 집 왼쪽 옆집은 은퇴한 중국인 의사가 산다.

대만에서 왔다는데 남편은 의사이고 여자는 간호사다. 둘 다 은퇴해서 집에 머물러 있지만

얼굴 보기도 힘들다.

손 안 가는 정원을 만들어 놓고 가드너도 쓰지 않는다.

보려고 해서 보는 건 아니지만, 밤에 창문을 닫느라고 이 층에서 내려다보면 불을

밝혀놓은 옆집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노인 부부는 늘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나는 그들이 컴퓨터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알고 봤더니 노인의 장인 장모님이 아흔이 훨씬 넘었는데 마운틴뷰에서 살고 있단다.

가서 상주하면서 돌볼 수는 없어서 방마다 CCTV를 설치해 놓고 의사 부부는

집에서 장인 장모님을 컴퓨터로 감시하고 있다.

모니터로 자신의 노모가 무엇을 하는지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고 있다.

문제가 보이면 전화를 걸어서 어떻게 하라고 알려준다.

컴퓨터는 스마트폰으로도 연결이 돼서 외출을 해도 감시의 끈을 놓지 않는다.

 

동양인 특히 중국, 일본, 한국 노인들이 미국 노인요양시설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이유 중의

첫 번째는 제공되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다. 두 번째는 자식들은 잘 모신다고

노인 요양시설에 넣었지만 고령인 노모는 버림받았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일주일마다 자식들이 찾아오지만 자식들을 보면 언제 집에 데려다 줄 것이냐고 묻는다.

요양시설은 내 집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집에 있으면서 자식들이 찾아오지 않아도 오히려 그것이 낫다.

노인은 추억의 무계 때문에 허리가 굽어졌고, 굽어진 허리가 불편할 것 같아도

추억의 무계를 이고 살 때가 행복하다.

나는 매일 밤, 창 너머로 보이는 옆집 늙은 중국인 부부가 고령인 부모의 행복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한 것 같아 부럽다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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