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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한창 물들어 가는 손녀
12/13/2017 12:42
조회  1067   |  추천   14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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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녀석은 비 오는 날 버섯 자라듯 눈 깜짝할 사이에 쑥쑥 커간다.

잠깐 안 봤다고 한 뺌은 자란 것 같다. 키만 자란 게 아니다. 살도 통통하게 쪘다.

말솜씨도 부쩍 늘었다. 그동안 뭐 하느라고 뜸했느냐고 했더니 학교에서 하루 종일

바빴단다. 이제 막 집에 왔는데 엄마가 일하러 가기 때문에 할머니 집으로 왔단다.

아빠는 집에서 뭐하고 너도 안 봐 준다 더냐? 했더니 아빠는 차고에서 일한단다.

자기처럼 어린아이가 집에 있을 때는 집 안에 어른이 있어야 하는데

아빠는 차고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빈 집에 나 혼자는 있을 수 없어서

할머니 집으로 왔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자와 나는 TV를 서로 보겠다고 싸웠다.

나는 뉴스를 보겠다고 하고 손자는 만화를 보겠다고 리모트컨트롤을 가지고 싸웠다.

할머니가 나서서 시간을 조정해 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손자가 말을 안 들었다.

오늘 나는 손자가 다 자란 모습을 보고 놀랐다. 철이 든 아이처럼 내가 밥상에 않았더니

TV보라고 리모트컨트롤을 내게 준다. 그리고 저는 할머니 테이블로 옮겨 앉는다.

참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TV보는 재미를 톡톡히 알아서 프로그람을 찾아다닌다. 시간도 맞춰가며 본다.

어느 면에서는 나보다 낫다.

 

세월이 지나 일곱 살이 되면서 나 같은 늙은이는 상대하려 들지 않는다.

몇 마디 하다가 재미가 없는지 저 할 일만 한다.

혼자 노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옆에 있어줘야 마음 편히 놀던 녀석이,

이제 조금 컸다고, 학교에 가더니 세상물정 좀 알았다고 늙은이는 필요 없다는 식이다.

내가 심심해서 말동무라도 했으면 하고 이것저것 물어보면 귀찮다는 듯이 피한다.

같이 놀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그럴 줄 알고 하나님은 새 손녀를 보내주셨다.

일곱 살 먹은 손주녀석이 나를 시큰둥하게 대하면서 떠나버리자 그 자리를

두 살짜리 손녀가 채워준다.

손녀와의 놀이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손녀는 내게 착 달라붙어서 하나하나 내가 하자는 대로 한다.

손녀는 아직 내가 재미없는 늙은이인줄 모른다.

한 동안은 손녀가 좋은 말벗이 될 것이다.

적어도 몇 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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