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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 파는 할머니, 붕어빵 파는 할머니
12/29/2017 10:28
조회  1778   |  추천   14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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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목욕탕에 가기로 했다.

평일 오후에 사람들이 다 일 갔지 목욕탕을 기웃 거릴 이 누가 있겠나 생각했다.

웬 걸 손님이 꽤 있다. 이 사람들은 대낮에 일 안하고 목욕만 하러 다니나?

나야 은퇴했으니 그렇다손 치더라도 젊은 사람들은 일해야 먹고 살 것 아닌가?

한국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목욕탕에 드나드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목욕하면서 지껄이는 소리를 들어봤더니 일하다가 말고 목욕탕에 온 모양이다.

미국 같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겠지만, 한국에서는 가능하니 이래서 한국이 좋은 모양이다.

 

목욕하고 오다가 롯데아울렛 길 건너 포장마차가 모처럼 영업을 재개했다.

여름 내내 닫았더니 어쩐 일로 열었나?

반가워서 들렸다. 뚱뚱한 할머니 붕어빵을 팔고 있다. 붕어빵치고는 덩치가 크다.

이름 하여 잉어빵이란다.

잉어빵 구면서 옆으로 삐져나온 자투리가 납작한 센베 조각 같다.

엄지 손가락만한 자투리 센베 조각은 양재기에 담아놓고 거저 맛보란다.

붕어인지 잉어인지 천 원 주고 세 마리를 받아들었다.

할머니 여름 내내 문 닫았었는데 어디 갔었어요?”

더워서 바캉스 다녀왔다고 할 줄 알았다.

엉뚱하게도 병원에 입원했다가 또 입원하느라고 두 번씩이나 입 퇴원 하느라고 장사를

못 했단다.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단다.

무슨 병이냐고 했더니 병은 말 안 하고 포장마차를 말끔히 수리하고 넓혔다는 자랑만

늘어놓는다.

 

인사동 길을 걷다 보면 파리 다녀온 붕어빵이란 간판이 있다. 간판만 붕어빵이지

붕어빵을 파는 집은 아니다. 경양식을 팔면서 간판을 그렇게 써 놨다.

간판을 볼 때 마다 붕어빵이 파리를 다녀오면 맛이 달라질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파리가 어딘지도 모르는 뚱뚱한 할머니표 잉어빵을 한입 물었다.

겉에 바싹 구운 잉어 모양의 껍질이 바삭바삭하다.

안에 단팥이 많이 들어 있는데 델 것처럼 뜨겁다. 호호 불며 먹었다.

붕어빵은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이다. 그것도 길을 걸으며 먹어야............

 

하나를 거의 다 먹을 만큼의 거리에 오뎅 파는 포장마차가 있다.

오뎅 할머니 오랜만이라고 반가워한다.

붕어빵 하나 먹어보라고 건네주었다.

오뎅 두 개 먹으면서 붕어빵 할머니 이야기를 해 주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포장마차를 하고들 있기에 적어도 서로 아는 줄 알았다.

뚱뚱하지요?“ 흉보는 것 같기도 하고 깔보는 것 같은 비아냥이 입가에 묻어 있다.

알고 보니 모르고 지내는 사이다. 할머니 내게 자랑한다.

뚱뚱한 사람은 병이 많다며 자기처럼 말라야 한단다.

그렇기도 하다고 맞장구를 쳐주었다.

아무리 늙었어도 여자의 질투심은 여전하다.

오뎅 두 개 먹고 천 원을 냈다.

붕어빵을 얻어먹고 돈까지 받으면 되겠느냐고 손사래를 친다.

그러면 안 되지, 오뎅 팔아 몇 푼 남는다고 돈 천원을 안 받겠다는 건가.

건네주고 나왔다.

할머니가 오랜만이라 반가워서 오뎅값 안 받아도 괜찮다고 그러는 걸 다 안다.

얼굴에 기뻐하는 표정이 고대로 쓰여 있다.

아무리 늙었어도 여자는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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