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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 내리는 서울 거리
12/20/2017 13:06
조회  2142   |  추천   19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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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없이 평온한 날 눈이 펑펑 내린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내린다. 금세 5cm 높이로 싸여간다.

눈 오는 날 눈을 밟아보는 것도 별미다.

흰 밀가루보다 더 보드라운 새 눈을 밟기가 아깝다.

밟는 쪽쪽 솜털처럼 가벼운 눈이 신발 딛는 바람에 날아올라 퍼져나간다.

눈이 신발 소리에 놀라 나자빠지는 것 같다.

새 눈은 아기 같아서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란다.

 

갑자기 내린 눈이 세상을 신천지로 만들어 놓았다.

얼마나 신비스러운 사건인가.

어느 과학이, AI가 이처럼 세상을 단순 간에 바꿔 놓을 수 있단 말인가.

흰 눈 내리는 광경을 보고 기쁘지 않은 사람 누가 있더냐?

어떻게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행복하게 만들 수 있겠는가?

하늘은 참으로 신비롭고 경이롭다.

 

일찌감치 기상청 일기 예보에 오늘 오후에 눈이 내릴 거라고 했다.

잘 맞춘 예보다. 그러나 누구 하나 기상청을 칭찬해 주는 사람은 없다.

예보가 열 번 맞다가 한번 틀리면 혼쭐나게 떠들어 대면서 잘 맞추면 입 쓱 씻고 그만이다.

나는 TV 뉴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TV는 시청률을 올리려고 호들갑을 떤다.

호들갑을 떨어놓고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딴청을 부린다.

못돼먹은 게 TV라고 생각한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말만 들려준다.

 

눈 내리는 밤에는 왕찐빵이 최고다. 아니 왕만두가 최고다

만두집 양은솥에서 김이 푹푹 난다. 오늘따라 하얀 김이 반갑다.

대형 양은솥 세 개에서 김이 쏟아져 나와 앞이 안 보인다.

솥 하나는 왕고기만두, 하나는 왕찐빵, 하나는 왕김치만두.

괜히 왕만두가 아니다. 만두가 하두 커서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른다.

천 원짜리 만둣가게에 사람들 줄이 서 있다.

 

함박눈이 내린다. 세상을 온통 하얗게 덮었다.

하늘이 침침해 가까운 곳만 보이고 먼 곳은 안 보인다.

세상이 닫히는 것도 같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도 같다.

아무리 좋은 눈도 매일 내리면 그것도 걱정이다.

그래도 옛날 같지 않아, 지금은 옷도 좋고, 실내에 들어서면 어디든 따뜻하고,

추위에 얼어 죽는 사람 없으니 좋은 세상이다.

 

내일은 추워진다는데 내린 눈 얼어버리면 출근길 난리 나게 생겼다.

아무리 그래도 소용없다. 올해에는 눈이 와야 한다.

올림픽이 낼 모랜데 손님 불러다 놓고 눈이 안 오면 어쩌려는가?

쪼매 싫더라도 참아야겠소, 그길 밖에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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