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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잃어버리고
12/18/2017 13:12
조회  2144   |  추천   24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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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온종일 오늘 오전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니까 돈을 잃어버린 게 어제 오전이다. 홈플러스에서 채소를 사들로 계산대에 서서

주머니를 들췄더니 돈이 없다. 분명 있어야 할 돈이 없는 것이다.

캐시어더러 집에 가서 돈 가져올 테니 이 물건을 발밑에 놔둬 달라고 부탁해 놓고

나왔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돈을 어디에다가 뒀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얼마인지조차 모르겠다. 아마도 20만 원은 넘지 싶다.

아침 일찍 들린 곳은 동네 식품점 박에는 없다.

그렇다면 거기서 돈을 뒷주머니에서 꺼냈다가 넣었는데

잘못 넣어 바닥에 떨긴 게 분명하다.

별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면서 집에 와서 있을 만한 곳은 모두 샅샅이 뒤져 봤다.

잠바 주머니도 다 들춰봤다.

나는 보통 돈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그런데 잃어버리려고 환장을 했는지

어제따라 엉뚱하게 앞주머니에 넣느라고 헛 질러 넣은 것 같다.

아무튼, 기분 나쁜 생각은 어제오늘 계속됐다.

나쁜 생각은 빨리 잊어버리는 게 상책이다. 잊기로 했다.

 

은행에 들러 새해 달력도 얻고 현찰을 인출했다.

은행 여직원이 이것저것 몇 가지 도와주면서 카드가 없으니 카드를 하나 만들라고 권한다.

공연히 돈 잃어버린 이야기를 했다.

여직원은 옳다구나 지금이 기회다 싶어서 카드로 쓰면 분실 염려도 없다면서

적극적으로 권한다.

카드로 쓸 만큼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돈 쓸데도 없다 고 하고 나왔다.

잊어버리려 해도 가끔 잃어버린 돈 생각이 나는 바람에 온종일 기분이 안 좋다.

 

저녁에 잠바를 옷걸이에 걸어 옷장에 넣어두려고 주머니마다 손을 넣고 있는 것은

다 꺼내야 했다.

윗주머니에서 종이가 잡힌다. “! 이거 혹시 돈 아니야?“

돈인가 하는 생각에 마음마저 두근거렸다. 꺼내보니 돈 맞다.

여기다가 넣어두고 잃어버린 줄만 알고 어제오늘 속 태웠나 하는 생각에 화가 난다.

어제 이 주머니도 만져보았다. 그때는 전혀 만져지지 않던 돈이 오늘은 만져지다니?

기분이 좋아 얼마나 되나 하고 세어보았다. 40만 원이 넘는다. 거저 생긴 기분이다.

돈이 거저 생겼으니 좀 써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느슨해진다.

10시가 넘어서 홈플러스에 갔다. 10시 이후에는 막 판세일이 있기 마련이다.

불고기 섹션에 가 보았다. 12천 원 받던 재놓은 돼지 불고기를 그 가격에 두 팩을

가져가란다.

이게 웬 떡이냐 하는 생각에 두 팩이나 들고 왔다.

 

다음 날 저녁 한 팩을 볶아 놓고 밥을 먹었다. 맛이 있어서 마구 집어먹게 된다.

그만 돼지 불고기 한 팩을 다 먹어치웠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얼굴이 부석부석하다,

욕심을 부리고 나면 어딘가에 부작용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내 돈 가지고 잃어버렸다 찾은 것뿐인데 거저 생긴 것 같아서 헤프게 쓰다 보니 몸만 축난다.

기분 좋아지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같은 돈 가지고 생각을 달리하니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천당도 싫고 지옥도 싫다. 늘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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