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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07/17/2017 08:32
조회  552   |  추천   5   |  스크랩   0
IP 24.xx.xx.153

일주일 간격으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 두 분이 미주 중앙일보 지면에 나란히 글을 올렸다.

두 분의 글은 언제 읽어도 잘 익은 김치처럼 감칠맛이 넘친다.

맛만 있는 게 아니라 공감도 불러일으킨다. 소설가 K 선생님의 글은 더욱 가슴에 다가왔다.

나는 왜 글을 쓸까에서

 

<출판시장이 완전히 죽었고 유명세가 있는 작가들의 글만 팔리는 세상이다.

그러고 보니 나도 내게 묻고 싶어졌다. 왜 돈도 안 되는 소설을 쓰고 있니? 그냥 좋다.

달리 이유는 없다. 글을 쓰는 일은 내게 내적 희열을 안겨준다.>

 

맞는 말이다. 나도 같은 질문을 받았다.

어느 날 친구와 같이 점심을 먹었다. 글 쓰는 이야기가 오고갔다.

친구는 간단하게 정리해 버렸다. 궁극적으로는 유명해 지고 싶어서 쓰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나는 똑똑하지 못해서 옳은 답을 산출해 내는 데 더디다.

두고두고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답은 예스가 아니다.

 

나의 형님은 골프에 미쳐서 아예 골프장으로 이사까지 해 놓고 매일 골프를 친다.

어떤 약속도 골프 치는 시간을 앞설 수는 없다. 그렇다고 프로가 되어보겠다는 각오가

있어서도 아니다. 그냥 좋으면 그럴 수도 있다.

나는 글 쓰는 재미가 쏠쏠해서 쓰고 있다. 글쓰기에 빠져서 헤매다 보니 공모전에

응모도 하고 책도 내게 된다.

뚜렷한 목적이 있어서도 아니다. 쓰고 싶어서 쓰다 보니 팔리지도 않는 책도 낸다.

그냥 좋으면 그럴 수도 있다.

행복이 별것이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수필가 L 선생님의 글은 혼자 읽기 아까워서 친구에게 추천까지 하며 즐겨 읽는 작가분이다.

문학의 길을 가는 도반들께라는 글을 읽으면서 공감 반, 반감 반이 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학에 처음 입문했을 때의 그 떨림으로 기본에 성실히 임하다 보면,

나만의 울림 있는 글을 쓰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매일 글 연습을 하며 문학의 신이 임하기를 함께 기다리자.>

옳으신 말씀이다. 그렇게 기다리며 글을 쓰는 자세가 올곧기는 하지만, 그 경지까지는

멀고도 험하다.

 

나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등단제도를 실행하는 한국문단 자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더군다나 못마땅한 제도를 고대로 교포사회에 옮겨놓은 매개체며 단체들이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제도가 존재하고 사람들은 제도를 따르고 있는 한 어쩔 수 없다.

제도권 안에 들려면 틀에 박힌 글을 써야 한다. 신춘문예 감 글이란 말도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그런 문단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개 문인들이 글 청탁을 받으면 원고 말미에 약력을 3줄 내외로 써 줄 것을 부탁받는다.

첫 줄엔 등단 년도와 등단지, 둘째 줄엔 출판한 저서의 제목들, 셋째 줄엔 수상 이력을 쓰게 마련이다.

더러 세 줄을 훨씬 넘겨 장황하게 쓰면 왕따로 분류되기 십상이다.

작가에겐 작품이 중요하지 약력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위에 사이버 대학 학력까지 나열하거나 글과 상관없는 온갖 감투에 듣도 보도

못한 상을 받은 이력까지 쓰는 이가 있다. 약력이라기 보단 소설에 가깝다.>

 

알려지지 않은 도반(道伴)에게 원고 청탁이 들어 올 리는 없고, 책을 출판하는 예는 더러 있다.

책을 사려면 작가가 어떤 분인지 알고 싶은데 유명세를 띤 작가라면 몰라도,

도반으로서 출판한 책도 없고 이름 있는 상을 수상한 경력도 없으므로 달랑 등단 이력만 적는다면

과연 시장 경쟁에서 먹혀들어 갈까?

 

고 박완서 선생님의 책에는 서울대학 입학했다 그만둔 학력을 빠짐없이 기재한다.

언젠가 선생님의 책을 샀다가 약력 난이 한 페이지에 달하는 것을 보고 놀랐던 일이 있다.

저서와 수상 경력이 많아서 그렇다.

서울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주겠다고 하는 것을 그동안 서울대학이라는 이름을

우려먹을 만큼 우려먹었기 때문에 박사학위만큼은 사양하겠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서

혹시나 해서 훑어봤더니 결국 명예박사학위도 받고 말았다.

 

어떤 작가의 책 약력 난에는 달랑 서강 대학원 석사라는 문구만 적혀 있어서 작가를

가늠해 볼 수 없었던 일도 있다.

 

나는 지금 사이버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이버 대학에서의 공부가 정규 대학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운다고 느끼고 있다.

교포 중에도 사이버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대학에 입학했다가 그만둔 학력도 평생 우려먹는데 학위에 사이버 대학 학력까지

나열하거나라는 문구를 읽고 사이버 대학 학력은 학위에도 못 든다는 것 같이 들린다.

 

작가 난에 좀 더 자세한 경력을 기재하는 것이 본인을 나타내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독자들을 위한 배려라는 생각도 든다.

영국 속담에 “One Man's trash is another Man's treasure" 라는 말이 있다.

우리말로 하면 사람은 누구나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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